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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조직관리

인터뷰 | ‘소통과 조율의 리더십’ 교보증권 최유화 상무

2012.09.15 천신응  |  CIO KR
2009년 본격 시행된 자본시장 통합법을 비롯해 금융권 지형도가 급변하는 가운데,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증권차세대시스템 구축은 증권사로서는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이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노후화된 인프라와 변화한 금융환경, 소비자 눈높이, 현업 부서간 니즈를 모두 맞춰내야만 하는 방대한 프로젝트라는 사실이다.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는 것도 물론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월 설날을 전후해 교보증권은 18개월 간의 일정을 마치고 차세대 시스템 ‘Dream2.0’을 성공적으로 개통했다. 특히 돋보였던 사실은 당초 일정대로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은 물론, 개통 일정까지 맞췄다는 것. 최근 수 년간 증권 업계의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 중에서 일정대로 오픈한 사례가 사실상 전무했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례적 성공케이스였다. 
 
한 업계 임원은 교보증권의 차세대시스템 사례에 대해 “근래 보기 드문 성공적인 증권사 차세대 프로젝트”라고 평하며, “경영진, 현업, IT부서, 아웃소싱 업체들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조화롭게 협업하도록 이끌어낸 최유화 CIO의 역량이 돋보였다”라고 말했다. 
 
 
“임원이 세부적인 사항들만 따지게 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CIO가 책임은 지되, 권한을 최대한 이양하고 재량을 주려고 했습니다.”
 
기록적인 프로젝트 성공에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최유화 상무는 ‘소통’을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 그가 교보증권에 합류한 시점은 지난 2009년이었다. 최상무는 경영자가 바뀌면서 IT 인력에 이미 여러 번 태풍이 불었던 상황이었으며 이에 따라 복지부동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이스 브레이킹, 마음을 열도록 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중소형 증권사의 제한된 IT 인력을 몇 명 더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눈치 보는 대신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할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했습니다. 먼저 마음을 열고 모든 의사 결정을 오픈 했습니다. 소통과 참여가 성공요인이었다고 봅니다.”
 
최상무는 차세대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과정을 예로 들었다. 제안설명회 이후 우선협상 대상자를 교체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이 결정을 실무자들과의 회의와 투표를 통해 내렸다는 것. 
 
“고민이 있었지만 실무진들의 판단을 믿고 수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실무진들이 스스로 업체를 선정했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에서 신뢰를 보내줬던 것도 큰 힘이 됐습니다. 책임은 상사가 지는 것이지만 앞으로 계속 그 일을 할 젊은 실무진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시를 내리는 것과 의사를 물어보고 같이 결정을 내리는 것과는 그 차이가 큽니다.”
 
결국 실무자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임원의 역할이라고 최상무는 요약했다. 또 전체적인 큰 정책을 세우고 회사 방향을 조율하는 것은 임원이지만 일상 업무나 신기술 접목과 같은 업무는 젊은 층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현업의 참여도 성공요인이었습니다. CIO 입장에서는 현업의 참여를 유도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전국 지점에서 파견 받아 요구사항을 개발하고 테스트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지금은 현업으로 돌아가 변화관리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이 있어서 우리가 목이 덜 쉽니다.”
 
최상무는 또 주사업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SI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그는, 이와 관련해 발주기업의 ‘주인의식’을 언급했다.
 
“주인이 열심히 일하지 않는데, 계약의 의해 일하는 외주사업자들이 더 열심히 일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개발해놓은 산출물 테스트를 일부러 떠맡아 했습니다. 몇 배나 되는 인력이 개발한 것을 테스트하고 품질 보증까지 하는 게 정말이지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갈등 가능성도 컸다. 내부 인력은 외주사업자 업무를 해준다고 불만이 있을 수 있고 주사업자는 갑 때문에 지연된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더구나 프로젝트만 관리하는 것이 아닌 현업도 고스란히 진행하면서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베테랑 인력은 개발에, 운영은 신입사원 위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물론 운영과 관련해 후계자가 쉽게 양성되지 않았죠. 그러다보니 내부 인력이 개발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밤 늦게 다시 운영에도 손 보는 상황이 몇 달간 이어졌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정신력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CIO 직책은 처음 맡았었다는 그는, 사실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함에 있어 자신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회사 차원에서도 10년 만의 프로젝트이다 보니 부담스러운 부분투성이였다.
 
“아무리 고민해도 끝판왕이 되려면 체력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젝트 시작 전부터 체력 관리를 시작했습니다. 헬스장에 등록하고 골프를 끊었습니다. 언제든지 올 수 있도록 회사 근처로 이사도 했습니다. 주말에는 산행을 다녔습니다.”
 
최 상무는 프로젝트에 대해 ‘목숨 걸고 하는 쿠데타도 아닌데’라는 표현을 언급했다. 그래서 자신감과 주인 의식을 심어주려고 했다는 말을 하려는 의도에서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터뷰어 귀에는 그 정도로 비장했다는 말로 들렸다. 그만큼 노력하고 준비한 이들에게 풍겨 나오는 아우라 때문이었을 것이다. 
 
Q 향후 비전을 말한다면?
생존의 문제가 다가올 것이라고 본다. 은행이나 보험 분야는 산업 차원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됐지만, 증권업은 아니다. 증권사 50여 개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구조조정과 M&A를 각오하고 유연한 시스템과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기업과 직원 개개인의 경쟁력 강화가 일차 목표다. 그 후에는 구내 톱 10 금융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직원 개개인의 자신감이 확산되고 이를 준비해간다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Q IT가 이와 같은 회사의 비전에 기여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브로커리지에 의존하는 마인드가 증권업 전반에 걸쳐 강하다. IT에 대해 소모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남아있다. 증권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IT를 어떻게 무기삼을 것인가는 숙제다. 지금은 증권업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이다보니 유연한 시스템과 조직 관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Q 독서 스타일은 어떤가?
우리 회사는 독서가 의무사항이다. 증권업은 로컬 비즈니스지만 글로벌 경제와 정치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는다. 세계적으로 어떤 흐름이 있는지, 특히 미국은 무엇을 키워드로 삼지는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든지 변화하고 혁신할 수 있으려면 유연한 사고와통찰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글로벌 전문 경제지나 제러미 러프킨의 서적과 같이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책을 주로 읽는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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