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美 정부의 민간인 감시 방법 10가지’

모바일 엑스레이 밴 비행기 승객들을 대상으로 전신 엑스레이 스캔을 해야 한다고 미 교통안전청에서 처음 주장했을 때도 인권 침해 논란이 일었다. 전신 엑스레이가 개인 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공항에서 쓰이던 것과 똑같은 후방 산란 엑스레이(backscatter X-ray) 기술이 밀수 조직이나 숨겨진 폭발물을 탐색하는 탐색용 차량에도 설치될 것이라고 한다. 아메리칸 사이언스 앤 엔지니어링(AS&E)이라는 한 업체는 미 육군 및 법 집행 기관 등에 후방 산란 엑스레이가 장착된 Z 백스캐터 밴(Z backscatter Vans)을 여러 대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판매된 엑스레이 차량의 대부분은 해외의 군사 주요 거점에서 쓰이지만, AS&E의 CEO는 지난 해 “법 집행 기관 관계자들이 엑스레이 탑재 차량의 장점을 재빨리 깨닫고 그 사용 범위를 확장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보안을 위한 신체 정보 수집 FBI가 10억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야심 차게 계획 중인 차세대 신원 파악(NGI, Next Generation Identification) 프로그램으로 인해 FBI가 보유한 지문이나 문신, DNA 등 기존의 개인 정보에 안면 인식도 하나 더 추가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단순히 웃는 얼굴 만으로도 당신의 개인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 전자 프런티어 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에 따르면, 이미 몇몇 주에서는 NGI 프로그램에 사용할 정면 사진 1,200만 장을 업로딩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FBI는 NGI를 사용하는 목적이 “신체 정보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신원 파악과 발달된 테크놀로지의 도입과 연구를 통해 범죄 기록 정보의 확장으로 테러 및 범죄 활동을 규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생화학 무기 테러 예방을 위한 소셜 미디어 감시 프리즘(PRISM) 감시 프로그램은 연방 정부 감시 체제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생화학 무기를 통한 테러 공격을 막기 위해 미 국토안보부(DHS)는 지난 2012년 버지니아 주 액센츄어 연방 서비스(Accenture Federal Services)와 협력해 소셜 미디어 감시망을 만들어냈다. 액센츄어는 “전염병이나 생화학 무기 공격 등의 사건 발생시 국민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블로그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 분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무인 항공기가 듣는다! 미 세관에서 2005년부터 멕시코와의 국경에 프레데터 드론(Predator drones, 분쟁지역 감시를 위해 도입된 무인항공기-역주)을 배치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6월까지만 해도 FBI가 민간인 감시를 목적으로 소형 드론을 사용해 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FBI의 로버트 뮐러 국장은 청문회 자리에서 미 상원 위원회에 구체적인 감시 목적이 있을 때에만 무인 비행기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원고 참조). 한편 같은 날 전직 CIA 직원 마이크 베이커는 지역 단위의 치안 당국에서도 무인기를 사용해 왔다고 증언했다.

GPS를 통한 빅 브라더의 위치추적 요즘은 스마트폰에 GPS가 장착되어 나오기 때문에, 예전처럼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은 잘 없다. 하지만 GPS 덕분에 치안 당국에서 개인의 위치를 파악하는 게 더욱 쉬워진 것도 사실이다. 미 시민 자유 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은 “미국 내 250개 지역 단위 치안 당국에서 제대로 된 헌법의 권리 보장이나 사법부의 판단, 책임 없이 GPS를 통해 시민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휴대폰을 추적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치안 당국에서 통신사를 통해 휴대폰 통화 기록을 얻는다. 하지만 애리조나 주 길버트 시 경찰서 같은 경우 서 자체에서 휴대폰 추적 기기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도로에도 눈이 달렸다 고정식, 이동식 자동차 번호판 인식기는 순간적으로 차량 번호판 사진을 찍고 차량 위치를 기록한다. 지방 자치단체에서는 ‘신호등’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신호위반 차량을 적발하며, 경찰차에 부착된 이동 인식기는 번호판을 인식해 무면허 운전자나 주차 위반 벌금을 밀린 운전자, 세금 체납자 등을 찾아낸다. 점점 더 많은 기관에서 번호판을 통해 얻은 정보를 수집해 “정보 통합 센터(intelligence fusion centers)”로 보내고 있다. 탐사보도센터(Center for Investigative Reporting)에 따르면, 이런 정보 통합 센터는 수십 여 개의 기관에서 보내온 자료를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경찰이 차량 번호를 조회하면 정보 통합 센터에서는 이를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1억 여 개의 다른 기록과 상호 참조해 관련 정보를 알려준다.

감시카메라를 향해 “치~즈" 감시 카메라를 통해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을 검거했을 때도, 이에 대해 불평한 사람이 몇몇 있었다. 하지만 공공 장소에 어느 정도의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이 적당한가는 아주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다.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스턴 시내에만 147개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있다. 또 CNN에 따르면 뉴욕 시의 경우, 경찰이 24시간 4,000여 개의 감시 카메라를 관찰하고 있다. 따라서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이 가장 먼저 찾는 것도 감시 카메라 테이프다.

톨게이트 감시 자동 톨게이트 시스템의 도입으로 톨게이트 통과가 간편해지긴 했지만, 사생활 보호에 민감한 이들은 이런 편리함에도 대가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톨게이트에서 사용하는 E-ZPass나 FasTrak같은 무선 인식 트랜스폰더(극소형 칩에 상품정보를 저장하고 안테나를 달아 무선으로 데이터를 송신하는 장치-역주)는 톨게이트 비용을 차감해 갈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현재 위치도 기록하기 때문이다. 사생활 보호주의자들은 운전자 위치를 기록하는 것이 사생활 침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실제로 법정에서 이런 정보를 활용해 간통죄를 증명한 선례가 있음을 예로 든다. 펜실베니아 주의 한 이혼 전문 변호사가 E-ZPass의 데이터를 이용해 의뢰인의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음을 밝혀냈던 사건이 뉴욕 데일리 뉴스에 실리기도 했다. 이 사건에서 의뢰인의 남편은 자신이 업무차 펜실베니아에 들렀다고 말했지만, E-ZPass의 기록에 따르면 그는 펜실베니아가 아닌 뉴저지에 간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 기록 감시 조지 부시 대통령이 2007년 미국 보호법(Protect America Act) 하에 승인한 ‘프리즘' 1급 비밀 스파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가 안보국에서는 전화 통화 당사자 정보와 위치 정보, 통화 시간, 고유 식별자, 그리고 전체 통화의 시간 및 지속 시간 등의 정보를 수집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통화 내용에 한해서만 이런 정보를 이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보국은 또 프리즘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50여 명의 잠재적 테러 활동을 예방했으며 이들 중 10건은 미국 영토 내에서 일어날 뻔 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감시 구글과 페이스북 모두 프리즘 감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가 없다고 분명히 못박았다. 이후 구글은 계속해서 법무 장관을 상대로 과거 국가 안보 자료 요청의 범위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역시 정보 공개 투명성과 관련해 비슷한 요청을 해오고 있다. 제시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내용에 따르면 안보국에서는 프리즘 프로그램으로 이메일, 채팅 기록(음성 및 화상 채팅 포함), 사진, 파일 전송 등 각종 개인 정보를 수집해 왔다. 정부는 이런 정보 수집이 잠재적 위협을 밝혀내는 데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부 관계자들은 상호 관계가 있는 데이터를 통해 안보 위협이 있다고 판단될 때만 조사를 진행하므로 이런 데이터 수집이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일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