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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리케이션

특허 경쟁 속에 증발하고 있는 IT 일자리

2011.08.22 Bill Snyder   |  InfoWorld
구글이 60억 달러로 뭘 할 수 있는지 상상해 보기 바란다. 신제품과 첨단 기술 개발로 이어지는 연구에, 기술 분야에서의 일자리 창출에 쓰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돈은 이런 일들 대신 특허 구입에 흘러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만 멀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허를 놓고 벌어지는 군비 경쟁이 가열되고, 더 많은 기업들이 특허 포트폴리오를 늘려가면서 기존 일자리 또한 사라질 전망이다. 기존 직원들에 대한 폐기처분이다.
 
비용 측면에서 핵 무장 수준인 특허 전쟁

구글이 60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너그러운 표현이다. 실제로는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에만 125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인수에 나선 주된 이유가 애플이나 다른 회사들의 특허 관련 법적 공방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방어하려는데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모토로라가 보유한 거대 특허 포트폴리오는 기업 가치의 절반에 해당할 정도이다. 계산해 보기 바란다. 각 특허 가격이 40~50만 달러에 달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놀랍지도 않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컨소시엄이 노벨의 특허에 지불한 금액과 비슷하다. 지난 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도 하에 일군의 업체들이 노벨이 보유한 882개 특허에 4억 5,000만 달러를 지불했다. 평균을 내면 특허 하나 당 51만 204달러이다. 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에 여러 IT 업체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구성해 노벨 네트워크로부터 45억 달러에 6,000여 건의 특허를 사들였다. 앞서 보다 더 비싼 특허 하나 당 75만 달러에 해당한다.
 
기업들에게 투자를 통해 지적 재산을 보호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특허 체계라는 게 존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허 하나 당 75만 달러라? 너무 과하다. 하지만 맥락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특허 체계는 망가졌다. 어떤 멍청이라도 돈만 가지고 있다면 특허를 사들여 그냥 놀리기만 할 수 있다. 그리고는 실제 특허를 이용해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을 고소한다.
 
물론 구글이 싸우고 있는 상대가 소규모 특허 괴물(Patent Trol : 특허권을 선점해 로열티를 받아내는 회사들)은 아니다. 삼성이나 HTC와 싸우고 있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같은 기업들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지금 엉망이 된 특허 체계는 전쟁을 촉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들의 일자리가 “부수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특허 인수, 더욱 증가할 전망
누구나가 알고 있는 군비 경쟁이다. 즉 누군가가 새 무기를 만들면, 다른 상대방도 새 무기를 개발하거나 사들여 맞서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누군가는 더 강력한 무기를 개발한다. 또 상대방도 이에 대적하기 위해 새 무기를 개발한다. 소련이 결국 어떻게 됐는지 떠올려보기 바란다.
 
지금 IT 산업에서 이런 군비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특허가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허 라이선스 관련 전문 회사인 제너럴 페이턴트(General Patent)의 알렉산더 I. 폴토락은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특허가 새로운 통화 수단이 되고 있다. 실제 금융 애널리스트들과 은행가들로부터 전화 몇 통을 받기도 했다. 특허 가치와 의미가 뭔지를 알고 싶어 한 전화였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가 실린 뉴욕 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알카텔 루슨트, 코닥, RIM, 노키아와 같이 많은 특허를 보유한 다른 기업들도 다음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전 중인 RIM의 주가가 이번 주 10% 가량 반등했다는 점을 눈여겨보면 더욱 일리가 있다. 투자자들이 인수 대상 기업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이쿼티 리서치(Global Equities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트립 초우드리는 차세대 특허 전쟁이 벌어질 전장은 4G가 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이들 분야에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퀄컴과 같은 업체들이 대상이다.
 
밝은 측면이 있다. 그러나 기업 사냥꾼인 칼 아이칸이나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대주주 같은 사람일 경우에만 그렇다. 이들은 더 부자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시가의 63%를 프리미엄으로 제공했다. 물론 거래를 성사시킨 투자은행들도 더 많은 돈을 긁어 모을 것이다.
 
하지만 혁신이 아닌 특허로 돈이 흘러 들어가면서 기술 일자리가 더 많이 사라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허에 정신 없이 돈을 쏟아 부어 실패한 사례가 있다. HP가 컴팩을 인수하며 수십억 달러를 지출한 사례이다. 이 이기적인 모험으로 두 기업을 합해 2만여 일자리가 날아갔다. 대부분 기술 및 이를 지원하는 일자리였다. 그러나 대형 주주들과 투자 은행가들에게는 가까스로 이익을 돌려줬다.
 
인수합병이 있을 때마다 일자리가 없어진다. 공평하게 말하자면 불가피한 경우가 있기는 하다. 만약 기업이 파산에 이른 경우라면, 이런 인수합병이 일부 일자리를 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도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모르겠다.
 
현재 구글은 새로 인수한 회사를 별개 비즈니스 부문으로 경영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만들고 있는 HTC와 같은 업체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다. 구글이 경험을 갖고 있지 않는 분야이다. 한마디로 어려운 포지셔닝이다. 개인적으로는 특허 없이 몇 년 내에 매각되면서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처지에 놓일 것이라는데 판돈을 걸겠다.
 
초우드리는 "특허가 없다면 누구도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거들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기는 순수한 상품 비즈니스로 구글에게 필요 없는 부분이다. 기록을 위해 덧붙이자면, 초우드리는 인수가 완료된 이후의 전화기 및 태블릿 매출 규모는 예측하지 않았다. 또 이번 인수가 긍정적이라고 믿고 있었다. 초우드리가 맞는다면, 전화기와 태블릿 비즈니스는 나중에 생각할 무엇이다. 그러면 구글은 생각보다 더 많은 돈을 특허별로 쏟아 부을 수 있다.
 
참조할만한 또 다른 산업이 있다. 핵심 서비스에 대한 초점을 잃으면서 법적 공방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는 의료산업의 의료 과실이다. 의사들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소송을 피하기 위해 불필요한 처치를 하고 있다. 스탠포드 경영 대학원의 다니엘 케슬러 교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500억 달러에 달한다. 특허 전쟁에 대한 두려움 또한 기술 기업들을 이런 방향으로 몰아넣고 있다.
 
무너진 특허 체계는 의료 산업에서 민사 소송을 야기하는 체계와 마찬가지로 가치를 파괴하고, 혁신을 공포에 바탕을 둔 인수로 대체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아이칸 같은 기업 사냥꾼들은 더 부자가 되겠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잃는 처지가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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