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모바일 / 애플리케이션

칼럼 | '안드로이드 태블릿 앱'이라는 개념적 오류

2015.02.05 JR Raphael  |  Computerworld
안드로이드 앱을 만들 때 스마트폰과 태블릿 앱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침을 읽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칭 업계 전문가라 하는 사람들 또한 안드로이드 태블릿 앱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의 경쟁 업체들은 이른바 '안드로이드 태블릿 앱'의 규모를 놓고 열변을 토한다. 결국, 이런 '실없는 소리'를 귀담아들은 기업이 안드로이드 앱 개발 방식에 이를 반영해 최악의 상황을 만들고 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라는 생각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만 들여다봐도 문제점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초 몇 차례에 걸쳐 새로운 안드로이드용 오피스 앱을 출시했다. 지난 1월 중순에는 프리뷰를 발표했으며, 몇 주 전에는 공식 버전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드러났다. 하나의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뿌리부터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 결과 일관되지 못한 사용자 경험으로 인해 혼돈을 초래하고 있다.

문제는 하나로 귀결된다. 이른바 '안드로이드 태블릿 앱'이라는 잘못된 개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3년 일부 기능을 간추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오피스 앱을 선보였다. 이후에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만 작동하는 앱을 기획, 개발했다. 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구식 '모바일용 오피스(Office for Mobile) 앱'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능을 완전히 구현한 태블릿용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는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없다.

무엇이 문제일까? 최초 개발한 모바일용 오피스 앱을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하고, 새로 개발한 오피스 앱을 굳이 태블릿에만 한정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임의로 장치에 따라 앱을 구분하기보다는, 모든 크기의 안드로이드 장치를 대상으로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구현해야 했다.

안드로이드는 하나의 플랫폼으로써 다양한 크기의 폼팩터를 지원하게끔 설계돼 있다. 한 번 생각해보자. 안드로이드는 '형태'로 구분된다기보다는, 연속성(Continuum)에 가까운 개념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앱은 7인치 태블릿에서는 실행되지만, 6인치 스마트폰에서는 실행되지 않는다. 6인치 스마트폰과 7인치 태블릿에서 알 수 있듯, '폼(form)'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를 구분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해 누구에게라도 도움되지는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에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오랜 기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배포해왔으며, 최근 들어서야 태블릿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불필요하게 스마트폰과 태블릿 앱을 분리했다. 그리고 이런 어리석은 구분은 현재 일반화된 규칙과는 상충한다. 대다수 안드로이드 앱은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에도 동일하게 설치할 수 있다. 우수한 앱이라면 사용 장치의 화면 크기에 맞게 한층 지능적으로 최적화될 것이다.

스마트폰(왼쪽), 7인치 태블릿(중앙), 9인치 태블릿(오른쪽)에서 구동한 구글 플레이 뉴스스탠드

구글 플레이 뉴스스탠드(Google Play Newsstand)가 좋은 예다. 5.2인치 스마트폰, 7인치 태블릿, 9인치 태블릿 모두 앱이 같다. 앱을 실행시키면 각 장치 크기에 맞게 최적화된 기본 인터페이스를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왼쪽), 7인치 태블릿(중앙), 9인치 태블릿(오른쪽)의 지메일

지메일의 경우 최소한 세로 보기 모드에서는 장치에 따른 차이가 미미하다. 디스플레이가 큰 기기의 받은 편지함에는 추가 옵션 창이 화면에 표시된다. 반면 스마트폰에서는 밀어서 집어넣거나 꺼낼 수 있는 창으로 숨겨져 있을 뿐이다.

스마트폰(위)과 7인치 태블릿(아래)의 지메일

하지만 가로 보기 모드로 앱을 확인하면, 화면 크기에 따라 숨겨졌던 부분들이 나타난다.

스마트폰(왼쪽), 7인치 태블릿(중앙), 9인치 태블릿(오른쪽)의 포켓

포켓(Pocket) 같이 화면 크기에 따른 레이아웃 최적화가 상대적으로 간단한 앱이 있다.

스마트폰(왼쪽)과 9인치 태블릿(오른쪽)의 오피스수잇

반면 화면 크기에 따른 레이아웃 차이가 큰 오피스수잇(OfficeSuite) 같은 앱도 있다.

스마트폰(왼쪽), 7인치 태블릿(중앙), 9인치 태블릿(오른쪽)의 넷플릭스

화면 크기에 따른 최적화 개발 작업을 하지 않은 앱의 경우에도 장치 종류에 따라 크기가 조정된다. 물론 이로 인해 이상적인 상태에는 못 미치는 경험이 초래될 수 있지만, 최소한 서비스는 가능하다.

따라서 개발자가 여러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도록 최적화 작업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안드로이드 기기 크기에 따라 앱 설치를 제한해서는 안된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앱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앱을 별개로 취급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잘못된 인식을 가진 개발자와 무지한 전문가들에게만 '안드로이드 태블릿 앱'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실제로는 그냥 '안드로이드 앱'만 존재할 뿐이다.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 화면이 큰 태블릿 모두에서 앱을 구현할 수 있다. 설계와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면, 화면 크기에 따라 더욱 지능적으로 최적화가 될 것이다. 최적화를 하지 않아도 크기가 조정되며, 기능은 완벽하게 작동한다.

개발자가 안드로이드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불필요하게 장치에 따라 앱을 구분하게 된다. 이런 개발자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기업도 포함됐다는 게 놀라운 일이다. editor@itworld.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Sponsored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