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01

칼럼 | 회사 잘리면 뭐하지?

정철환 | CIO KR
이제 직장 경력이 25년이 넘으니 비슷한 연배의 동료들끼리 모이면 자주 화제의 중심이 되는 것이 ‘직장생활이 끝나면 뭘 해야 할까?’이다. 이제 슬슬 조직생활 이후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회사 내의 다양한 부서의 동료들은 비록 현재 같은 직장에 다니고는 있으나 그동안 해왔던 일이나 전공 등이 상이하기에 같은 주제로 이야기한다고 해도 각자가 생각하는 미래는 서로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IT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고참들은 어떤 ‘제2의 인생’을 그려볼 수 있을까?

대세가 치킨집이라지만 그건 너무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이니 관두도록 하자. 그보단 IT 세계에서 반평생을 보낸 것에 걸맞은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기술사나 감리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개인 자격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아는 선배들 중에 이렇게 기술사 취득 후 조직을 떠나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이 있다. 문제점은 기술사가 따기 만만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다음으로 많은 분이 컨설턴트의 길을 걷는다. 프리랜서 또는 개인사업자로 컨설팅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강의를 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IT의 경험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향이나 업무가 쉽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나이에 제한이 있어 오래 하기는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능력이 있다면 나이를 초월할 수 있으리라.

다음으로는 IT 관련 기술서적을 저술하는 것도 있다. 경험을 바탕으로 IT 분야에서 필요한 지식을 정리하여 책으로 펴내고 이를 기반으로 강의를 함께하는 것도 조직 생활을 떠난 후 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쓸 만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글 쓰는 습관을 꾸준히 길러 놓는 것이 좋다. 그리고 경험이 쌓이면 IT 분야 이외의 영역으로 글쓰기를 넓혀 갈 수도 있고 심지어는 소설을 쓸 수도 있다. 얼마 전 영화로까지 나왔던 ‘마션(The Martian)’의 작가인 앤디 위어는 AOL, Palm 그리고 블리자드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IT 엔지니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IT 엔지니어 출신의 멋진 소설가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는 길이 있다. 필자의 페이스북 친구 중에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도 자바 관련한 전문 프로그램과 강좌를 활발히 여시는 분도 있다. 향후 이런 분들이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필자도 회사 생활을 하면서는 직급이 올라 더는 코딩을 하지 않게 된 지 오래됐지만 조직을 떠난다면 다시 코딩을 시작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프로그래머로 나이와 관계없이 활동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기 때문이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프로그래머를 미국에서 만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많은 IT 고참들이 이런 대열에 합류해 주면 좋겠다. 그런데 일감은 어떻게 구하냐고?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픈소스와 인터넷과 소셜, 앱스토어가 있는 세상에서 실력과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조직에 몸담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어느 순간에는 조직을 떠나야 하는 날이 온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사람이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면서도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듯 조직생활을 하면서 그 이후의 생활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퇴직 후의 길을 미리 정확히 설계하고 준비하긴 어렵다. 하지만 늘 꾸준히 노력하고 준비하다 보면 위에서 이야기한 여러 가지 가능성 중 어느 하나가 길이 될 수도 있고 또 전혀 다른 길이 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과 그 이후에 필요로 하는 능력은 크게 다를 수 있기에 자신의 능력을 다양하게 확장하려는 노력은 필수라고 생각된다. 회사에서 임원까지 지내던 능력 있는 분들이 회사를 떠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무척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한편으로는 왜 그러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따라서 작은 것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제2의 인생’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에 몇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봤다.

우선 첫째로 자격증 취득에 대해 관심을 가지자. 직장에서의 경력이 퇴직 후 유용할 수도 있지만 자격증이야말로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늘 자신의 능력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조직에서 경력이 쌓여 직급이 오르면 대부분 지시와 의사결정만을 담당하게 되는데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역량과 재능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로 책을 손에서 놓지 말자. IT 분야는 쉼 없이 변하는 분야이다. 잠시라도 학습을 게을리하면 금세 뒤처지게 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물론 오랜 경력에서 오는 직관은 보너스로 쳐두자. 넷째는 많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시도하자. 조직 내에서는 자신에게 일이 주지만 조직을 떠나면 일이 스스로 찾아오지 않는다. 따라서 스스로가 일을 찾아다닐 수 있어야 하는데, 이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다양한 인간관계다. 마지막으로 기억 상실자가 되어 조직 내에서의 기억을 잊어버릴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조직 내 위치가 주는 권위와 능력은 조직을 떠나는 순간 모두 사라진다. 갓 대학을 졸업했을 때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계급장 떼고 나라는 순수한 자신을 대면할 수 있어야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이 빠르다.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했다는 유명한 말로 끝을 맺고자 한다. ‘Dream as if you'll live forever. Live as if you'll die today.’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2016.08.01

칼럼 | 회사 잘리면 뭐하지?

정철환 | CIO KR
이제 직장 경력이 25년이 넘으니 비슷한 연배의 동료들끼리 모이면 자주 화제의 중심이 되는 것이 ‘직장생활이 끝나면 뭘 해야 할까?’이다. 이제 슬슬 조직생활 이후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회사 내의 다양한 부서의 동료들은 비록 현재 같은 직장에 다니고는 있으나 그동안 해왔던 일이나 전공 등이 상이하기에 같은 주제로 이야기한다고 해도 각자가 생각하는 미래는 서로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IT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고참들은 어떤 ‘제2의 인생’을 그려볼 수 있을까?

대세가 치킨집이라지만 그건 너무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이니 관두도록 하자. 그보단 IT 세계에서 반평생을 보낸 것에 걸맞은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기술사나 감리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개인 자격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아는 선배들 중에 이렇게 기술사 취득 후 조직을 떠나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이 있다. 문제점은 기술사가 따기 만만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다음으로 많은 분이 컨설턴트의 길을 걷는다. 프리랜서 또는 개인사업자로 컨설팅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강의를 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IT의 경험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향이나 업무가 쉽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나이에 제한이 있어 오래 하기는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능력이 있다면 나이를 초월할 수 있으리라.

다음으로는 IT 관련 기술서적을 저술하는 것도 있다. 경험을 바탕으로 IT 분야에서 필요한 지식을 정리하여 책으로 펴내고 이를 기반으로 강의를 함께하는 것도 조직 생활을 떠난 후 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쓸 만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글 쓰는 습관을 꾸준히 길러 놓는 것이 좋다. 그리고 경험이 쌓이면 IT 분야 이외의 영역으로 글쓰기를 넓혀 갈 수도 있고 심지어는 소설을 쓸 수도 있다. 얼마 전 영화로까지 나왔던 ‘마션(The Martian)’의 작가인 앤디 위어는 AOL, Palm 그리고 블리자드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IT 엔지니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IT 엔지니어 출신의 멋진 소설가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는 길이 있다. 필자의 페이스북 친구 중에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도 자바 관련한 전문 프로그램과 강좌를 활발히 여시는 분도 있다. 향후 이런 분들이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필자도 회사 생활을 하면서는 직급이 올라 더는 코딩을 하지 않게 된 지 오래됐지만 조직을 떠난다면 다시 코딩을 시작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프로그래머로 나이와 관계없이 활동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기 때문이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프로그래머를 미국에서 만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많은 IT 고참들이 이런 대열에 합류해 주면 좋겠다. 그런데 일감은 어떻게 구하냐고?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픈소스와 인터넷과 소셜, 앱스토어가 있는 세상에서 실력과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조직에 몸담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어느 순간에는 조직을 떠나야 하는 날이 온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사람이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면서도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듯 조직생활을 하면서 그 이후의 생활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퇴직 후의 길을 미리 정확히 설계하고 준비하긴 어렵다. 하지만 늘 꾸준히 노력하고 준비하다 보면 위에서 이야기한 여러 가지 가능성 중 어느 하나가 길이 될 수도 있고 또 전혀 다른 길이 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과 그 이후에 필요로 하는 능력은 크게 다를 수 있기에 자신의 능력을 다양하게 확장하려는 노력은 필수라고 생각된다. 회사에서 임원까지 지내던 능력 있는 분들이 회사를 떠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무척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한편으로는 왜 그러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따라서 작은 것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제2의 인생’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에 몇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봤다.

우선 첫째로 자격증 취득에 대해 관심을 가지자. 직장에서의 경력이 퇴직 후 유용할 수도 있지만 자격증이야말로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늘 자신의 능력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조직에서 경력이 쌓여 직급이 오르면 대부분 지시와 의사결정만을 담당하게 되는데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역량과 재능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로 책을 손에서 놓지 말자. IT 분야는 쉼 없이 변하는 분야이다. 잠시라도 학습을 게을리하면 금세 뒤처지게 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물론 오랜 경력에서 오는 직관은 보너스로 쳐두자. 넷째는 많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시도하자. 조직 내에서는 자신에게 일이 주지만 조직을 떠나면 일이 스스로 찾아오지 않는다. 따라서 스스로가 일을 찾아다닐 수 있어야 하는데, 이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다양한 인간관계다. 마지막으로 기억 상실자가 되어 조직 내에서의 기억을 잊어버릴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조직 내 위치가 주는 권위와 능력은 조직을 떠나는 순간 모두 사라진다. 갓 대학을 졸업했을 때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계급장 떼고 나라는 순수한 자신을 대면할 수 있어야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이 빠르다.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했다는 유명한 말로 끝을 맺고자 한다. ‘Dream as if you'll live forever. Live as if you'll die today.’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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