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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 전략'부터 철새형 이직까지··· CIO가 직장을 떠나는 7가지 이유

2018.02.12 Clint Boulton  |  CIO
미국 암 학회 CIO로서 디지털 변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제이 페로는 2016년 ISP 어스링크(ISP EarthLink)의 CIO이자 최고 제품 책임자(chief product officer)로 자리를 옮겼다. 어스링크의 IT 및 제품 전략을 감독하는 자리다. 그는 당시 CEO였던 조 이저와 함께 전환 전략을 세우고 이행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기업 상품 구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같은 해 말 어스링크가 윈드스트림(Windstream)에 합병되면서 페로 역시 새로운 합병된 회사로 이직을 제안 받았다. 새로운 직무는 상품 관리 업무를 포함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이직 제안을 거부했고, 현재는 트랜스퍼펙트(TransPerfect)에서 CIO로 재직 중이다. 페로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일치하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CIO는 4년에 한 번씩 이직을 한다. 페로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이러한 이직은 대개 기업이 추구하는 전략적 방향이나 CIO에게 기대되는 역할의 변화 때문이다. 물론 때로는 CIO 개인이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이직하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어 기업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디지털 변혁 과정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지 못하는 CIO의 교체시기도 빨라질 수 밖에 없게 됐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를 뒷받침할 경험적인 증거가 적다. 아직 대부분 기업이 디지털 전략을 구상하는 단계이고, 지금은 CIO가 딱히 기여할 만한, 혹은 기여에 실패할 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디지털 시대에 접어든 이상 CIO의 역할이 중요해 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에곤젠더(EgonZehnder)의 글로벌 CIO 업무 전문가 크리스 패트릭은 "분명히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예전보다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 힘들다. CIO의 책무를 다 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예전보다 더 복잡해졌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 역량 외에도 비즈니스적 감각, 리더십 역량까지 요구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즉, 이제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CIO로서 임무를 다 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동시에 CIO 직무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매력적인 것이 됐다는 의미다. 이제, CIO가 직장을 그만 두는, 또는 직장에서 잘리게 되는 7가지 이유를 알아 보자.

두 마리 토끼 잡기의 어려움
기업 중에는 최고 디지털 책임자(chief digital officer)를 임명해 디지털과 IT를 분리, 구분하려는 곳이 있다. 물론 CIO에게 디지털 변혁과 기업 IT 관리를 모두 맡기는 곳도 있다. 이렇게 두 역할을 한 사람이 맡는 것은 리스크도 크고 리턴도 크다. 맡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그 책임을 고스란히 져야 하지만, 성공적으로 해낸다면 공도 모조리 내 것이 된다.

또한 패트릭에 따르면, 점차 CIO가 기업 내부의 IT 관리뿐 아니라 디지털 제품 및 서비스 혁신까지도 이끌어 주리라 기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CIO에게 위기이자 기회이다. 그는 "CIO 중 상당수가 전통적인 기업 IT 관리에만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제품 및 프로그램 운영을 맡게 돼 난감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대치
가속화 된 타임라인에 직면해 마치 자신의 약점이 노출된 것과 같이 느끼는 CIO도 있다. 문제의 원인은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에 너무 익숙해진 CEO가 CIO 역시 기존의 6~12개월이 아닌 6~8주 안에 결과를 내놓기를 기대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현실적인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 당하는 CIO가 적지 않다. 패트릭은 "불공평한 일이지만, 결국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그 책임을 지는 것은 기술 로드맵과 전략의 최고 책임자다"라고 말했다.

변화에 저항하는 관료주의 문화
변화에 대한 저항을 극복해 내지 못하는 것도 CIO가 이직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헤드릭 & 스트러글스(Heidrick & Struggles)의 파트너 맷 아이엘로에 따르면, 한 CIO는 디지털 변혁 과정을 진두 지휘 하기 위해 CIO로 고용됐지만 지나치게 관료주의적인 문화로 인해 원하는 속도의 빠른 변화를 추진할 수 없어 일을 그만 뒀다. 그는 "말로는 테슬라 모델 S급 속도를 원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스케이트 보드 속도로 달리는 기업이 있다. 애자일이 대세인 시대에 바위 같은 무게감을 버리지 못하는 기업이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변혁에 대한 관점의 차이
한편, 디지털 변혁의 의미에 대해 회사와 의견이 달라 그만 두는 CIO도 있다. 디지털 변혁에 대해 고객과 소통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과정이라 보는 이들도 있지만,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전자의 관점을 가진 CIO가 후자의 관점을 가진 회사에 들어가면 결국 자신의 관점에 동의하는 회사를 찾아 떠나게 된다.

아이엘로는 "이 때문에 CIO 직무 면접 시에는 물론이고 업무 시작 후 처음 한두 달은 상대방의 가치관이나 지향점이 어떤가를 잘 살펴 보아야 한다. 그래야 서로 잘 맞는 조합이 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CIO와 전체 기업의 로드맵 간 의견 차이는 디지털 변혁 이니셔티브 실패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미끼 전략과 상처뿐인 성과
때때로 CIO에게 디지털 변혁을 주도할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나중에 가서 말을 바꾸는 기업도 있다. 이른바 '미끼 전략(bait and switch)'에 걸려드는 것이다.

콘 페리(Korn Ferry)의 한 클라이언트는 한 서비스 업체 CIO로 고용됐다가 다 쓰러져 가는 IT 시스템 정비를 떠맡게 됐다. 콘 페리의 리크루터 정보 매니징 디렉터 개리 맥나마라에 따르면, 채용 당시만 해도 그는 자신이 디지털 변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믿었다. 이 때문에 채용 후 COO의 직속 부하 직원으로 열심히 IT 시스템 안정화 작업에 몰두했다. 그러나 그가 IT 시스템의 기반을 닦아 놓자 정작 CEO는 바로 아래 CDO를 따로 고용해 디지털 관련 업무를 맡겨 버렸다.

결국 문제의 클라이언트는 회사를 그만 두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예산, 자신이 확보해 놓은 인력과 인프라를 가지고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진행해 나가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체
반대로, 한 회사에 지나치게 오래 머무는 것이 독이 될 때도 있다. 패트릭은 "클라이언트들 중에는 지금 있는 CIO가 10년 이상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솔직히, 그게 정말 이로운 일인지는 모르겠다. 리더가 오랜 세월 바뀌지 않으면 그 IT 조직은 고인 물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 리더가 후임자를 양성해 두지 않으면 더 그렇다. 고인 물이 된 CIO는 팀의 퍼포먼스 관리도 잘 할 수 없다. 커리어 개발의 길이 막히거나 정체됐다고 느껴 다른 회사로 이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철새형 CIO
반대로 12~24개월 주기로 자주 직장을 옮기는 CIO 역시 현명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한 직장에 진득하게 머무르지 못하는 책임감 없는 사람, 또는 인간 관계가 서투른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4년에서 5년 정도의 이직 주기가 CIO에게는 가장 적합하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히 자신이 원하는 변화를 추구하고, 이를 안정화 및 성장 시킬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팀이 지나치게 정체되기 전에 다른 기관으로 옮겨갈 수 있는 타이밍이기도 하다. 패트릭은 "최적의 이직 주기는 4~5년 가량이며 CIO 직무를 맡을 때 이 정도 기간을 염두에 두고 목표 및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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