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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애플 ‘아이북스’, 이번엔 진부했다

2012.01.26 Glenn Fleishman  |  Macworld

지난주 목요일 아침, 애플의 아이북스 2(iBooks 2)와 아이북스 오서(iBooks Author), 그리고 새로운 멀티미디어 교과서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지켜보며 필자는 내 컴퓨터가, 투박한 글씨로 도배된 구식 흑백 텔레비전이 된 것은 아닌지, 필자가 110보(baud) 짜리 모뎀이 딸린 6502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눈을 의심했다. 전부 오래 전에 한 번쯤 들어 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1981년, 필자가 아직 오하이오 사이언티픽 C1P(Ohio Scientific C1P)를 쓰는 건방진 어린애였던 그 때, 교육용 소프트웨어 판매자들은 이미 애플 II나 코모도르 PET, TRS-80등에서 교과서를 대신할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도 이들의 목표는 여전히 종이로 된 교과서를 대체하고 종이 책보다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한다. 이제는 반백의 노인이 된, 냉소적인 기술 전문가로서, 필자는 묻고 싶다. 대체 지난 30년간 뭐가 달라진 것인가? 물론 이런 질문에도 매번 똑같은 대답만 하면서 그 대답들이 참신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멀티미디어’의 개념이 처음 자리잡기 시작했을 때부터, 교육 시장을 겨냥해 온 기업들은 (다양한 매체들이 활용 가능해짐에 따라) 교육물에 영상이나 오디오 또는 비디오 매체들을 삽입하는 것이 학생들로 교육에 참여하게 하고 학습 능률 역시 증진시킬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해왔다. 소리도, 동영상도 보여주지 않는 종이 책이 지루하다고? 그런 점 역시 종이 책의 장점 중 하나다.

지난 목요일 애플의 기자 회견 자리에서, 애플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필 쉴러 역시 철 지난 이야기만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었다. “지금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교육 참여를 이끌어 내고 학습 의욕을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아이들이 교과서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데, 아이패드는 재미있는 데다 아이들의 참여도 이끌어 낸다는 설명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전해져 내려오던 주장과 전혀 다를 게 없다. 독자들 중 누구라도 좋으니 멀티미디어 매체를 통해 교육받은 학생들이 실험 대조군에 비해 지속적으로 학습 능력을 증진시켰다는 연구 결과 같은 게 있으면 좀 알려 줬으면 좋겠다.

2003년 미국국립과학재단이 후원하고 SRI 인터네셔널이 진행한 ‘교육 공학이 초등 및 중등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메타 연구는 1970년대부터 90년대 사이에 진행된 동일한 주제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검토했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컴퓨터를 활용하는 프로그램들이 미국 학교 교육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지난 30년 간 수많은 연구원들이 교육 공학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통제된 평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아직까지 미미한 성과밖에 거두지 못했다.”

그나마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분야는 주로 수학이나 과학 과목, 또는 향상된 읽기 점수 등에서였다. 그 중에 돋보이는 성과를 냈던 것은 과학 교육용 시뮬레이션(interactive science simulation)분야였는데, 모형과 실험을 통해 현상을 이해하고 다양한 변수들을 실험해 실제 상황과 이론적인 상황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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