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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모바일 하드웨어, ‘퇴색해가는 존재감’

2013.03.21 Tom Kaneshige   |  CIO

안경 착용자라면 안경을 끼고선 안경을 찾아 헤매본 적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안경이 아닌 컴퓨터에 대해서 이런 경험을 할지 모른다. 구글의 착용형 컴퓨팅 프로젝트,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를 통해서다.

스타트랙(Star Trek)에는 엔터프라이즈 호의 선원들이 큰 소리로 질문을 던지면 어딘가에서 답변이 돌아오는 모습이 나온다. 이러한 풍경이 애플의 시리(Siri)를 비롯한 음성형 인공 지능 엔진을 통해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의 톰 크루즈는 허공에 손을 흔들어 투사되는 이미지를 조작한다. 그리고 이번 주 삼성은 갤럭시 S4(Samsung Galaxy S4)의 새로운 적외선 동작 인식 센서를 통해 영화 속의 장면을 현실로 구현해냈다.

이 시나리오들은 모든 곳에 컴퓨터가 존재하지만, 우리에게 보이지는 않는, 새로운 미래를 시사한다. 이 새로운 미래를, 우리는 그리 멀지 않은 시간 안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애플 아이패드(iPad) 사용자인가? 아니면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무엇이던 상관 없다. 지금까지의 업체들이 집중해왔던 하드웨어 전쟁은, 이제 막을 내릴 것이다.

모든 것이 변하고 있는 오늘날 변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감각뿐이다. 우리의 눈과 귀, 손은 가상 현실과 충돌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칩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스크린은 얼마나 큰지, 해상도는 어떻고 배터리 수명은 얼마나 되는지 등의 하드웨어였다. 모두 중요한 내용들이다. 하지만 갤럭시 S4를 떠올려보자. 이미 하드웨어 혁신은 극단에 도달했고, 이제 제조사들이 내놓는 이런저런 하드웨어 관련 수치들은 별 의미 없는 눈속임이 되어버렸다.

애버딘 그룹(Aberdeen Group)의 연구 디렉터 앤드류 보그는 “스마트폰 하드웨어에 더 발전할 거리가 있는가?”라며, 이제는 하드웨어에 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혁신은 테크놀로지가 아닌 사용자 경험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모바일 시장의 3거인 애플과 구글, 삼성은 이미 이전부터 하드웨어를 후면으로 숨기기 위해 노력해왔다.

보그는 지난 주의 갤럭시 S4 발표 현장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모습으로 자동차 안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상황을 꼽았다. 갤럭시 S4는 차량용 크레들에 연결되면 스크린의 폰트와 밝기가 운전자에게 적합한 수준으로 자동적으로 조정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문자-음성 변환 기능은 운전자들이 메시지를 읽는 대신 들을 수 있게 해줬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동작 인식 센서에 있었다. 이를 통해 운전자들은 전방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모션만으로 음악을 전환하거나 앱을 실행하고,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마치 마술 지팡이를 휘두르는 마법사가 연상 되는 장면이었다. 이 모습을 보며 하드웨어에 주목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보그는 “모빌리티는 기기나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혹은 네트워크 접근 등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다. 모빌리티의 핵심은 사용자들과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에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이제 기기는 궁극적으로 가상적인, 혹은 투명한 존재로 인식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조금 다른 방향성을 취하고 있다. 그들의 무기는 바로 시리다. 그들의 전략은 사람들이 스크린을 탭하는 대신 모바일 컴퓨터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더 일반화되도록 하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구글 맵스(Google Maps)와 마찬가지로 시리 역시 매일 발전해나가고 있다. 시리는 사용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과 발전을 이뤄나가고 있다.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시리는 지난해 말 iOS 6 배포를 통해 주요한 발전을(특히 지역 스포츠 분야) 이뤄냈고 올 초 iOS 6.1 배포를 통해서는 영화 티켓 예매에까지 지원 영역을 넓혔다. 지난 여름 애플의 CEO 팀 쿡은 “시리에 더 많은 것을 걸 것이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구글은 아예 한 발 더 나아가 우리 주머니 속의 스마트폰을 아예 대체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구글 글래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프로토타입이 선을 보인 이 스마트 안경은 내년 시판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달 구글의 공동 설립자 세르게이 브린은 스마트폰이 사람들을 스크린을 바라보고 문지르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무기력한' 존재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대신해 구글 글래스가 사람들을 직사각형의 틀에서 해방 시켜 줄 것이라 강조했다.

TED 강연에서 그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필요할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그것은 15년 전 구글을 창업한 이후부터 변함없이 우리가 지향해 온 목표다”라고 말했다.

지난 주 전파를 탄 CBS ‘60 분(60 Minutes)'에서 트위터의 창립자 잭 도시 역시 테크놀로지를 사라져가는 존재로써 묘사했다. 그는 누군가 간단한 메시지를 트윗하는 상황을 예로 들며 ‘그가 아는 것은 다른 이들이 이 트윗을 보리라는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도시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이야기하기 위해 트위터에 올 뿐이다. 그들의 머리 속에 테크놀로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연결을 위해 후방에서 노력하는 하드웨어는, 소셜 네트워크에 명령과 로직을 전달하는 코드는, 그리고 세부 사항들 속의 걸림돌은, 이제 잊어라. 이것이 미래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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