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 대신 방송 네트워크로"··· '투르 드 프랑스' 빅데이터 혁신기

최근 프랑스 샹젤리제에서 제105회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가 열렸다. 조직위는 자전거에서 생성한 데이터를 모아 머신러닝에 적용한 후 관객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투르 드 프랑스의 주관사인 ASO(Amaury Sport Organisation)는 몇 년 동안 씨름했던 문제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디멘션 데이터(Dimension Data)와 계약을 체결했다. 바로 자전거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가져오는 것이다. 현재 일본 NTT를 모회사로 둔 남아프리카 IT서비스 회사인 디멘션 데이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르 드 프랑스와 5년 기한의 기술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디멘션 데이터는 또한 투르에 참가하는 아프리카의 유일한 프로 사이클링 팀으로 영국의 사이클링 선수인 마크 카벤데시의 팀도 후원하고 있다).

연결성 관련 문제
ASO가 가장 골머리를 앓는 것은 험난한 알프 듀에즈(Alpe d'Huez) 13km 구간 등 연결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와 상황에서도 빠르게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오랜 고민 끝에 ASO는 신뢰성이 떨어지는 통신 네트워크 대신 기존 방송 네트워크를 사용해 라이브 비디오와 함께 데이터 패킷을 전송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참가 선수 176명의 자전거에 매초 속도와 위도, 경도, GPS 신호를 수집하는 초경량 '하이콥(HiKob)' 기기를 부착했다. 이 기기는 움직이는 메시 네트워크와 1기가헤르츠 미만의 단파 무선을 통해 (비디오 전송을 멀티플렉싱 처리해 결승선의 안테나로 전송하는) 방송용 모터 바이크나 저공 비행 항공기에 데이터를 전송한다. 최종적으로는 경주 자전거와 함께 이동하는 ‘빅데이터 트럭’에 이 데이터가  모인다.

디멘션 데이터는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자체 분석 엔진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대시보드에 결과를 보여준다. 또 경주 속도와 위치 데이터를 API를 통해 여러 방송국과 디지털 채널로 전송한다. 데이터 처리는 암스테르담, 긴급 복구 시설은 런던에 있으며, 전담 기술 팀은 경주 기간에 빅데이터 트럭에 상주한다.

디멘션 데이터는 이런 시스템은 운영하는 데 있어 네트워크 및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일부 소셜 미디어 채널 유지관리, 전체 환경의 사이버 보안 등을 담당한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언론인에게 대회가 열리는 3주간 매일 @LeTourData 트위터 피드를 통해 데이터 인사이트와 분석을 제공한다.

디멘션 데이터의 시니어 아키텍처(설계) 디렉터인 팀 웨이드는 컴퓨터월드UK에 “지원해야 할 시스템이 분산된 것이 어려움 중 하나였다. 보안도 매우 중요하고 걱정할 만한 문제였다. 투르 드 프랑스는 인기 이벤트고, 해커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관리, 지원할 많은 시스템을 설치했다. 초점은 지속적으로 서비스하면서도 단순하게 관리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디멘션 데이터 관리형 서비스를 네트워킹, 데이터센터, 디멘션 데이터 관리형 보안 서비스로 계층화했고, 매니지드 센터(Managed Centre) 아래 ‘단일 보기’를 구현했다”라고 말했다.

투르 드 프랑스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2017년을 기준으로 하면, 단계(Stage) 별 뷰어는 1,200만 명, 웹사이트 방문은 1,260만 명에 달한다. 온라인 비디오 시청은 7,100만, 앱 다운로드는 140만, 소셜 미디어 참여는 650만에 달한다.


데이터 혁신
디멘션 데이터와 ASO는 이런 방식으로 데이터 연결성 문제를 해결했다.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는 데이터를 제시하는 새 방법을 찾고, 이를 수익화하는 것이었다. 디멘션 데이터가 고객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제공하기 위해 찾은 해답은 머신러닝이었다.

디멘션 데이터의 글로벌 CMO 루스 로완은 최근 “ASO는 팀 스폰서와 190개 국가 미디어에 대한 TV 권리 판매로 수익을 내므로 이들 고객을 위한 새로운 패키지가 필요하다. 이 부분을 혁신해 고객을 위해 새 수익원을 창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디멘션 데이터의 글로벌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매니저인 노엘라니 윌슨은 “ASO는 팬에게 혁신적인 관람 경험을 전달해야 하며 기술로 이를 구현할 수 있다. 이것이 팬을 위해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디멘션 데이터는 팬들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전달하기 위해 새로운 데이터 스트림을 알고리즘과 통합하는 방법을 찾았다. 예를 들면, 실시간으로 ‘경사도’를 보여주기 위해 GSP 정보에 타사의 3D 매핑 데이터를 겹쳐 구현했다. 실시간으로 속도와 시간 차이를 예측하는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심지어 단계별 승자를 70%의 정확성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멘션 데이터는 내부적으로 이런 데이터에 기반을 둔 판타지 사이클링 게임을 구현했다. 새로운 수익원 창출의 또 다른 예에 해당된다. 팬들은 디멘션 데이터 직원이 개발한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단계 별 승자를 선택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내부적으로 2017년 데이터 세트를 배포한 후 팬을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이벤트의 승자는 자전거 경주 선수 캐릭터의 이름을 딴 '마크 코덴디시(Mark Codendish, 엔지니어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팀이었다. 이 팀은 사람과 기계가 서로 예측을 하는 게임을 고안해 다른 12개 팀을 제쳤다.

마지막으로, 현재 디멘션 데이터는 자전거 경주 선수의 생체 정보를 추적해 방송할 권리와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아 리치 데이터 세트가 부족하다. 이런 정보는 아주 강력하게 보호되므로 팀은 내부적으로 이를 구현했다. 즉 ASO를 위해 쉽게 이를 구현할 기술적 역량을 갖고 있다.

로완은 “사이클링은 어떤 면에서 매우 정치적이다. 데이터를 소유하는 사람과 수익화하는 사람에 대한 논쟁이 많다. ASO는 현재 자전거 자체를 추적할 권리와 권한을 갖고 있다. 즉 위치를 추적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전거 경주 선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할 권한은 없다”라고 말했다. 디멘션 데이터는 ASO와 기술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지 4년째이다. 이제 1년 남은 셈이다. 업체는 이 계약을 계속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