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글래스를 두고 소비자 시장에서는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구글 글래스의 등장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웨어러블 기술 자체에 대한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은 것이 많지만, 구글 글래스는 이미 어느 정도 기업 시장이 진출이 이뤄진 상태며 이에 따라 경쟁사들도 속속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 글래스가 기업에 미치는 10가지 영향을 알아보자.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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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분야에서 활약 중인 구글 글래스
두 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멀티태스킹을 하며 동시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글 글래스는 의료 분야에 꼭 맞는 기기다. 특히 사소한 오염이나 서류상의 오류도 큰 사건으로 번질 수 있는 분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때문에 의료 산업은 이미 업무 과정에 글래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보스턴에 위치한 한 병원 내과 의사들은 환자 검진에 구글 글래스를 사용하며 외과의사들도 수술 및 시술에 이들을 활용한다. 스탠포드 대학교 의대생들은 환자 시술 중 글래스를 통해 교수와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노스캐롤라이나 주 듀크 메디컬 센터의 외과의들은 수술 장면을 기록하고 보관하는데 이 기기를 사용한다.
벤처 투자 받은 구글 글래스 의료 앱 개발업체
지난 3월, 병원 및 클리닉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의료용 구글 글래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벤처기업 어그메딕스(Augmedix)는 벤처 펀딩으로 320만 달러를 받았다. 다우 존스는 이를 가리켜 “구글 글래스 앱만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벤처에 대한 첫 번째 공식적 펀딩”이라고 말해 의료 분야에서 구글 글래스가 갖는 잠재력을 강조했다.
제조업 애플리케이션 개발
직원들이 정보에 손쉽게 접근하는 것을 선호하는 또 다른 분야는 바로 제조업이다. 그리고 이 분야에 특화된 글래스 앱을 개발하는 개발자들도 많이 있다. 지난 7월, 인디애나 테크놀로지 앤 매너팩쳐링 컴퍼니스(Indiana Technology and Manufacturing Companies)에서는 MT커넥트(MTConnect)라는 글래스 앱을 출시했다. 오토메이션 월드(Automation World)는 이를 가리켜 “수치 제어 공작 기계 프로세스 정보의 조직적 복구를 위한 제조업계 표준”이라고 불렀다. 심지어는 GE도 제조업용 글래스 앱을 사용한다. 지난 12월 GE 인텔리전트 플랫폼(GE Intelligent Platform)의 자동화 하드웨어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 배리 린치(Barry Lynch)는 회사 블로그에 “미래에는 구글 글래스가 제조업에 흔히 쓰이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포스팅을 올리기도 했다.
Image courtesy REUTERS/Vincent Kessler
석유와 가스 산업에도 사용되는 구글 글래스
지난 5월 오토메이션 월드는 석유 및 가스 산업에 특화된 웨어러블 기술을 연구하는 업체인 웨어러다인(Wearadyne)의 구글 글래스 프로젝트에 대해 보고 했다. 회사 공동 창립자이자 석유 엔지니어인 데이빗 바우처는 오토메이션 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이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정보에 접근하도록 해주고 다시 데이터를 네트워크로 보낼 수 있는 글래스 애플리케이션을 원한다고 말했다.
Image courtesy DAVID VAUCHER
기업 시장을 공략하는 경쟁사들
구글 글래스를 바짝 뒤쫓는 경쟁사 중에는 뷔직스(Vuzix)라는 업체가 있다. 이 업체의 연결 아이웨어 시스템은 구글 글래스와 놀라울 정도로 닮았으며 안드로이드 기반 운영 체제를 이용한다. 커스텀 앱 개발을 위한 자체적 SDK가 있으며 각 모델을 약 $1,000에 제공해 구글 글래스 보다 약 $500 가량 저렴하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이런 시장 접근(특히 구글 글래스 열풍에 편승해 자사의 제품을 끼워 넣는 접근)은 분명 효과가 있어 보인다. 올 해 1/4분기에 뷔직스는 전체 판매량에서 연간 약 8%의 성장률을 보였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뷔직스의 아이웨어 제품에서 나온 수익이었다.
Image courtesy Vuzix
‘기업=소비자 시장 진출을 위한 길목’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성공을 거둔 글래스 경쟁사 아티어 랩스(Atheer Labs)는 처음엔 스스로를 소비자 기기 업체로 소개했으며 현재는 기업 고객들을 소비자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길목으로 생각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와의 인터뷰에서, 아티어 랩스의 공동 창립자이자 수석 과학자 술레이먼 이타니는 PC와 스마트폰 역시 소비자 시장에 진입하기 전 기업 시장을 먼저 거쳐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티어 랩스가 의료분야든 제조업이든 특정 용도에 맞는 제품을 먼저 개발해 보고 난 후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구글 글래스를 직장에 도입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
군용 스마트 글래스 개발 경험이 있는 업체 APX 랩스는 개발자들이 좀 더 쉽게 기업용 구글 글래스 및 엡슨 스마트 글래스용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스카이라이트(Skylight) 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지난 7월, 이 회사는 구글 X팀 멤버 에릭 존슨을 개발 부 대표로 영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존슨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용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적극적 관심에 이끌려 APX 랩스로 가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티어 랩스와 마찬가지로 이 회사 역시 구글 글래스를 소비자 기기로 만들기 위한 구글의 노력이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용 글래스 앱을 개발중인 시트릭스
5월, 시트릭스 부대표 크리스 플렉은 시트릭스가 구글과 협력해 기업용 앱을 발명 중이라고 PC프로에 밝혔다. 아직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해보는 단계지만, 시트릭스의 셰어파일(ShareFile)과 고-투-어시스트(GoToAssist) 소프트웨어 제품을 구글 글래스에 통합시킬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스마트 글래스, 기업에 판매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가트너는 2017년이 되면 스마트 글래스가 서비스 산업에 들어가는 돈을 약 10억 달러 가량 아껴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가트너는 미국 기업의 10%만이 향후 5년 이내로 스마트 글래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소비자들에게 미화 1,500달러 짜리 글래스를 사도록 설득하는 것 보다는 기업 고객들에게 스마트 글래스의 비용 절감 효과와 효율성을 설득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게 훨씬 쉬울 것이다. 특히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이들이 식당에서 쫓겨나거나 길거리에서 구타 당하는 일이 발생하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구글, ‘글래스 앳 워크’ 캠페인 시작
올 해 초, 구글은 몇몇 다른 기업들과 협력해(이들 중에는 앞서 언급된 기업들도 몇 군데 포함되어 있었다) 글래스 앳 워크 이니셔티브(Glass at Work initiative)를 꾸리고 기업용 앱을 개발하는 구글 글래스 앱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구글 글래스에 대한 다른 뉴스들만큼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기업이 구글 글래스를 도입하는 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구글의 제스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