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23

시스코가 소프트웨어 기업을 지향한다고? 어쩌면 진실은...

John E Dunn | Computerworld UK
5년 전, 포브스는 '모든 회사가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고 싶어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당시 데이빗 커크패트릭은 기사에서 "소속된 산업이 무엇이든 당신 회사는 이제 소프트웨어 회사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 기업은 소프트웨어를 타자기, 팩스기, 사무 자동화 기기처럼 이용했다. 그런데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단순한 업무 도구를 넘어서 비즈니스의 일부로 통합된 듯 보인다. 무엇인가 변했다. 소프트웨어 그 자체가 비즈니스인 시대다.

최근 네트워킹 부문의 거대 기업인 시스코가 (소문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글로벌 인력의 7%인) 5,5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하면서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판매한다'는 개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술 회사는 정리해고를 반복한다. 인수, 기술 성장 및 하락 사이클이 이를 유도하는 요인이다. 최근 몇 년 간 시스코도 마찬가지였다. CRN에 따르면, 시스코는 2011년과 2013년, 2014년에 각각 9%, 5%, 8%의 직원들을 해고했다.

최근 해고도 앞서의 패턴과 일치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해고 규모가 아닌 해고가 발생한 영역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스코의 매출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라우팅과 스위칭 하드웨어 매출이 정체 또는 하락 추세다.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이제 45%에 불과하다.

즉 시스코 고객사들은 이제 시스코가 강점을 갖고 있었던 온프레미스 장치보다 클라우드 기술을 더 많이 구입하고 있다. 일례로 이 회사의 ACI(Application-Centric Infrastructure) 플랫폼 매출은 23억 달러로 36%가 증가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인력 변화는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그렇다면 기업이 소프트웨어 지향형 기업이 되어 가면서 재직 직원 수가 줄어든다는 의미일까? 그럴 수 있다. 시스코는 IT 업계 중에서도 많은 수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자본이 훨씬 많은 페이스북의 경우 직원 수가 약 1만 5,000명이다. 시스코는 7만 명이 넘는다. 시스코의 비즈니스에서 소프트웨어 비중이 올라간다면 다른 순수 소프트웨어 회사간 직원 수 차이가 좁혀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근접할 정도로 좁혀지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시스코가 소프트웨어 회사를 지향할까?
시스코가 처음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변화를 선언한 때는 무려 1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데 2016년에도 아직 변화가 진행 중이다. 현재는 총매출에서 약 1/4~1/3이 소프트웨어 매출이다. 한편 존 챔버스 CEO는 2014년 말, 소프트웨어 매출을 매년 5-7%를 성장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이는 역설처럼 들리는 측면이 있다. 마치 영원히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는 것을 추구하겠지만, 진정한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처럼 들리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사실 시스코는 항상 소프트웨어 회사였다는 것이다. 하이엔드 라우터로 평판을 높였지만, 시스코를 유용하게 만드는 것은 IOS라는 라우팅 플랫폼 자체였다. 단 고객과 시스코는 이를 소프트웨어 모델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이다.

어쩌면 변한 것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의, 시스코가 이를 주주와 스스로에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과거 시스코는 소프트웨어 전문 기술을 19인치 랙에 장착되는 크고 값 비싼 상자에 담아 팔았다. 이 상자가 더 많이 팔릴 수록, 더 많은 돈을 벌었다.

지금은 클라우드로 컴퓨팅이 개념화되는 시대다. 랙에 장착된 상자는 서비스로 판매되는 여러 제품 계층의 한 부분에 불과하며, 여기에서 창출되는 이윤의 폭은 과거처럼 높기 어렵다. 하드웨어가 계속 범용재화(commodified)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높은 부분은 이런 체계 전체를 이해해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소프트웨어다.

무슨 의미일까? 소프트웨어는 시스코에게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비즈니스이다. 지금도 과거처럼 많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달라진 것은 획일적인 하드웨어 판매에서 탈피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다른 많은 기술 회사에 발생한 현상이기도 하다. PC 하드웨어 회사들이 이를 증명할 것이다. 시스코 같은 플랫폼 기반 회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설 자리를 잃는다.

사이버보안이 이런 트렌드의 전형적인 예가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보안 계층을 상자에 담았었다. 그러나 지금 보안이란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의 한 계층이다. 서로 다른 시스템을 통해 하드웨어를 관리하기란 아주 복잡하며, 이로 인해 새로운 보안 모델이 부상해 성공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또 있다. 소프트웨어도 하드웨어처럼 범용재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클라우드가 여기에 해당된다. 누구나 동일한 가격에 동일한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도록 일관된 기준과 기술로 복잡한 시스템을 판매하는 형태다. 그러나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현하면서, 둘을 통합하기란 여전히 복잡하다. 시스코는 아마 앞으로 계속 이 둘을 통합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전문가들을 많이 채용할 것이다.

시스코가 과거보다 더 소프트웨어 지향형 회사가 됐다고 보는 것보다는 고객이 그렇게 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 즉 소프트웨어 분야의 거인을 지향하는 ‘시스코 2.0’이란 변화의 근원은 구매 패턴의 변화, 고객 기반의 변화다.

ciokr@idg.co.kr



2016.08.23

시스코가 소프트웨어 기업을 지향한다고? 어쩌면 진실은...

John E Dunn | Computerworld UK
5년 전, 포브스는 '모든 회사가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고 싶어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당시 데이빗 커크패트릭은 기사에서 "소속된 산업이 무엇이든 당신 회사는 이제 소프트웨어 회사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 기업은 소프트웨어를 타자기, 팩스기, 사무 자동화 기기처럼 이용했다. 그런데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단순한 업무 도구를 넘어서 비즈니스의 일부로 통합된 듯 보인다. 무엇인가 변했다. 소프트웨어 그 자체가 비즈니스인 시대다.

최근 네트워킹 부문의 거대 기업인 시스코가 (소문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글로벌 인력의 7%인) 5,5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하면서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판매한다'는 개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술 회사는 정리해고를 반복한다. 인수, 기술 성장 및 하락 사이클이 이를 유도하는 요인이다. 최근 몇 년 간 시스코도 마찬가지였다. CRN에 따르면, 시스코는 2011년과 2013년, 2014년에 각각 9%, 5%, 8%의 직원들을 해고했다.

최근 해고도 앞서의 패턴과 일치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해고 규모가 아닌 해고가 발생한 영역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스코의 매출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라우팅과 스위칭 하드웨어 매출이 정체 또는 하락 추세다.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이제 45%에 불과하다.

즉 시스코 고객사들은 이제 시스코가 강점을 갖고 있었던 온프레미스 장치보다 클라우드 기술을 더 많이 구입하고 있다. 일례로 이 회사의 ACI(Application-Centric Infrastructure) 플랫폼 매출은 23억 달러로 36%가 증가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인력 변화는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그렇다면 기업이 소프트웨어 지향형 기업이 되어 가면서 재직 직원 수가 줄어든다는 의미일까? 그럴 수 있다. 시스코는 IT 업계 중에서도 많은 수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자본이 훨씬 많은 페이스북의 경우 직원 수가 약 1만 5,000명이다. 시스코는 7만 명이 넘는다. 시스코의 비즈니스에서 소프트웨어 비중이 올라간다면 다른 순수 소프트웨어 회사간 직원 수 차이가 좁혀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근접할 정도로 좁혀지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시스코가 소프트웨어 회사를 지향할까?
시스코가 처음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변화를 선언한 때는 무려 1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데 2016년에도 아직 변화가 진행 중이다. 현재는 총매출에서 약 1/4~1/3이 소프트웨어 매출이다. 한편 존 챔버스 CEO는 2014년 말, 소프트웨어 매출을 매년 5-7%를 성장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이는 역설처럼 들리는 측면이 있다. 마치 영원히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는 것을 추구하겠지만, 진정한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처럼 들리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사실 시스코는 항상 소프트웨어 회사였다는 것이다. 하이엔드 라우터로 평판을 높였지만, 시스코를 유용하게 만드는 것은 IOS라는 라우팅 플랫폼 자체였다. 단 고객과 시스코는 이를 소프트웨어 모델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이다.

어쩌면 변한 것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의, 시스코가 이를 주주와 스스로에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과거 시스코는 소프트웨어 전문 기술을 19인치 랙에 장착되는 크고 값 비싼 상자에 담아 팔았다. 이 상자가 더 많이 팔릴 수록, 더 많은 돈을 벌었다.

지금은 클라우드로 컴퓨팅이 개념화되는 시대다. 랙에 장착된 상자는 서비스로 판매되는 여러 제품 계층의 한 부분에 불과하며, 여기에서 창출되는 이윤의 폭은 과거처럼 높기 어렵다. 하드웨어가 계속 범용재화(commodified)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높은 부분은 이런 체계 전체를 이해해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소프트웨어다.

무슨 의미일까? 소프트웨어는 시스코에게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비즈니스이다. 지금도 과거처럼 많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달라진 것은 획일적인 하드웨어 판매에서 탈피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다른 많은 기술 회사에 발생한 현상이기도 하다. PC 하드웨어 회사들이 이를 증명할 것이다. 시스코 같은 플랫폼 기반 회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설 자리를 잃는다.

사이버보안이 이런 트렌드의 전형적인 예가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보안 계층을 상자에 담았었다. 그러나 지금 보안이란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의 한 계층이다. 서로 다른 시스템을 통해 하드웨어를 관리하기란 아주 복잡하며, 이로 인해 새로운 보안 모델이 부상해 성공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또 있다. 소프트웨어도 하드웨어처럼 범용재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클라우드가 여기에 해당된다. 누구나 동일한 가격에 동일한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도록 일관된 기준과 기술로 복잡한 시스템을 판매하는 형태다. 그러나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현하면서, 둘을 통합하기란 여전히 복잡하다. 시스코는 아마 앞으로 계속 이 둘을 통합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전문가들을 많이 채용할 것이다.

시스코가 과거보다 더 소프트웨어 지향형 회사가 됐다고 보는 것보다는 고객이 그렇게 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 즉 소프트웨어 분야의 거인을 지향하는 ‘시스코 2.0’이란 변화의 근원은 구매 패턴의 변화, 고객 기반의 변화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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