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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RM 인수에 업계 들썩··· 애플, 독자노선 걸을까?

2020.09.15 Gregg Keizer  |  Computerworld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 그룹으로부터 영국 반도체 라이선스 기업 ARM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ARM의 현 소유주 소프트뱅크 그룹에 미화 120억 달러의 현금과 215억 달러 상당의 엔비디아 주식을 지불하고 ARM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만약 성사된다면 현금과 주식을 포함해 총 400억 달러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칩 분야 거래에 해당한다.

ARM은 반도체를 직접 제조하지 않는다. 대신 반도체를 설계하고 라이선스를 취득한다. 그런 다음, 반도체를 재량껏 맞춤 설계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다른 반도체 제조사에게 판매한다. ARM의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
 
ⓒGetty Images

이를테면 애플은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모든 스마트폰에 ARM의 모바일용 칩(AP)을 탑재하고 있다. 또한 AP는 태블릿을 비롯해 센서와 컨트롤러 등 사물인터넷(IoT) 장치의 두뇌 역할을 한다.

올해 초 애플은 인텔 프로세서가 아니라 ARM에서 취득한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자체 설계한 '애플실리콘'을 탑재한 맥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맥은 올 연말을 앞두고 공개될 예정이다. 

제이골드 어소시에이츠(J. Gold Associates)의 수석 애널리스트 잭 골드는 "(소프트뱅크가) ARM을 엔비디아에 매각하면 다른 칩 제조업체는 물론이거니와 애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그는 “ARM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애플이 ARM을 인수한 엔비디아와 협업을 하고 싶어 할까? 애플은 결국 인텔과 함께 하기를 원치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골드는 컴퓨터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우려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ARM의 라이선스를 받은 업체라면 자신의 ARM 지적재산(IP) 독점 사용권을 침해당하거나 이것이 엔비디아에 의해 중단될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애플이 다른 기술로 즉각 갈아탈 순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애플처럼 독립노선을 걸을 수 있는 빅플레이어는 리스크가 있을 경우 ARM 지적재산권에 대한 의존을 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이슈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ARM이 엔비디아에 인수된 상황에서 애플은 ARM에게 취득한 IP가 보호될 수 있을지 궁금해할 것이라고 골드는 예측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애플은 비밀에 대해 항상 노심초사한다”라고 말하며 애플의 기밀유지 성향을 에둘러 말했다. 

ARM이 애플 등 테크 회사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ARM의 비즈니스 모델이 고객 중립적이기 때문이다. ARM은 자체 칩을 만들지 않는다. 따라서 애플 실리콘과 경쟁 상대가 아니다. 애플로부터 반도체 설계 의뢰를 받을 수는 있어도 애플에게 칩을 사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애플은 자사의 운명을 직접 결정하고 싶어한다"라고 골드는 전했다. 

또한 골드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가져올 재정적 의미도 시사했다. 그는 "이들이 막대한 수금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라고 말하며 라이선스 비용이 인상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경우 애플처럼 ARM으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한 기업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ARM의 체질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성명서에서 "ARM은 그간 성공의 기반이 되었던 고객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오픈 라이선스 모델을 계속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ARM 인수에 비용을 들였다고 해서 ARM 고객과의 관계를 끊을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골드에 따르면 단기적 관점에선 향후 2, 3년간 젠슨 황의 말이 사실일 수 있지만, 그 이후엔 ARM이 어떤 전략을 취할지 엔비디아조차도 알 수 없다.

거의 모든 기업은 다른 회사를 인수할 때 피인수 회사의 임원진을 유지하겠다거나 인력을 감원하지 않겠다는 등의 약속을 한다. 이 약속들은 지켜진다. 언젠가 지켜지지 않을 때까지는 말이다.

다만 미국, 영국, 유럽연합, 중화인민공화국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 및 조직의 규제당국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번 인수건의 최종 승인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골드는 "엔비디아의 인수가 규제당국의 승인을 얻을 수 있을까?"라고 물으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ARM은 지금처럼 영국 기업이 아니라 미국 기업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엔비디아는 지난 월요일 ARM 본사를 영국에 남겨두겠다고 말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ARM은 중국에 대항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이용되는 것은 아닐까? 그는 "현재 미국은 무역전쟁의 한가운데에 있다"라면서, "그렇게 되면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모두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정황을 감안한다면, 중국이 이 거래를 승인할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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