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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 Perspective | "CEO가 만나고 싶어하는 CIO 되라" 이강태 정보산업연합회 부회장

2014.06.11 박해정  |  CIO KR
“CIO가 정보시스템 운영에만 매몰돼 있으면 언제 사고가 터질 지 몰라 늘 초초하고 불안해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질 여유를 갖지 못하고 다른 임원들이 다가가지 못합니다. 모든 임원들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도록 CIO의 방문은 활짝 열려 있어야 합니다. 제 경우, 다른 임원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차 한 잔 마시면서 ‘제가 도와드릴 게 없나요?’라고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들이 나중에 우군이 돼 있었습니다.”

LG유통(현 GS리테일)과 삼성테스코의 CIO를 지낸 후,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 CEO를 역임한 이강태 정보통신연합회 부회장 겸 CIO포럼 회장은, 국내에 CIO라는 직책이 생소했던 90년대 CIO를 맡았던 1세대 CIO다. 이 부회장의 경력에서 주목할 점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유통 기업에서 금융 기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CIO에서 CEO로 화려하게 변신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CEO가 요구하는 CIO의 역량에 대해 오는 6월 12일 한국IDG가 주최하는 CIO Perspective 2014에서 ‘CIO를 위한 3가지 조언 : Journey to the Future-State CIO’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 부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CIO KR : 먼저 CIO Perspective 2014에서 발표할 주제인 ‘CIO를 위한 3가지 조언 : Journey to the Future-State CIO’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이강태 정보산업연합회 부회장(이하 이 부회장) :
CEO가 되고 나서 보니 많은 CEO들이 IT를 잘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는 경영자들이 IT를 알아야 하는 시대다. 모르면 IT를 공부하기 위해 MBA 수업을 들을 게 아니라 CIO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 동안은 정보 시스템에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CIO가 할 일을 다한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게 문제다.

CIO는 CEO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 CEO가 ‘CIO와 차 한 잔 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고 CIO에게 얻을 게 있다’고 생각하도록 해야 하며 그렇게 하려면 CIO는 CEO에게 가치를 준다는 자세와 그럴 만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 바쁜 CEO가 어렵사리 시간을 내서 CIO를 만났는데, CIO가 CEO에게 “다른 회사는 시스템 개발에 20억 원 들었는데 우리 회사는 15억 원 들었다”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면 CEO는 이를 반기지 않을 것이다. CIO는 CEO가 듣고 싶은 얘기를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

CIO KR : 유통 기업 CIO부터 카드사 CEO까지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IT전문가들에게 롤 모델이 되기도 했는데, 어떻게 이러한 경력을 쌓을 수 있었나?
이 부회장 :
어느 한 분야에서 뛰어난 게 아니라서 CEO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기술 전문가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면 CEO가 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조직에서 살아남으려면 인정받아야 한다. “그 사람은 일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면, 거기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리고 CEO가 되려면 평판이 중요하다. 헤드헌터들은 흔히 레퍼런스 체크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는 CEO 후보들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일하는지,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무엇인지 같은 것들을 알아본다. 유앤파트너스의 유순신 대표에 따르면, 한 사람의 CEO를 채용하기 위해서 헤드헌터는 17명을 인터뷰한다고 한다. 그 사람들 중에는 동료 임원이나 부서원은 말할 것도 없고 비서, 운전기사, 심지어 아파트 경비원까지도 포함된다.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주로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모임에 나가는지, 몇 시에 출근하고 퇴근하는지 등을 물어본다고 한다. 그 사람이 주로 누구를 만나는 지를 알면 그 사람의 관심사와 지향하는 바를 알 수 있다.

요약하자면, 여러 업종을 건너가려면 좋은 평판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좋은 평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하나 하나? 동료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개방적 지원모드로 대하면 좋은 평판을 받을 수 있다. “대우받고 싶은 대로 대우하라”는 말을 기억하길 바란다.

CIO KR : ‘지금(CEO가 된 이후) 알고 있는 것을 그 때(CIO였을 때) 알았더라면…’이라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이 부회장 :
IT업무를 맡는 사람들은 종종 주눅 든 것처럼 보인다. 특히 보안사고들이 발생한 시점이라 그런지 CIO들이 많이 위축돼 있다. IT시스템 운영에 급급하다 보면 새벽이나 주말에 전화 벨이 울리면 깜짝깜짝 놀랜다. 운영에만 집중하면 다른 경영 부분까지 신경쓰기는 어렵다. 한마디로 공격적 경영이 아닌 방어적 경영을 하게 되고 그러면 다른 임원들이 모두 싫어 한다. 다른 임원들이 피하게 되면 CEO도 싫어 한다. 그 경우에 최종 종착지는 IT Out sourcing이 되는 경우가 많다. IT가 우리의 전문 영역이 아니라고 하지만 IT를 외부에 맡긴다는 것 자체가 IT를 올라도 너무 모르기 때문이다. 어느 업종에서든 IT가 모든 핵심역량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꿈을 가진 CIO는 자신의 입지를 잘 잡아야 한다. IT는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분야다. 좀 더 느긋하게 생각하면, 다른 분야 볼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IT 사고가 왜 나는가? CIO는 자기 영역에 대해 세밀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경영을 폭 넓게 본다고 자기 영역을 대충 봐서는 안 된다. CIO가 IT업무에 대해 아래 임원이나 팀장에게 기대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을 파악하되 굳이 아는 척 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고 위임하는 경우와 모르고 위임하는 경우의 결과는 차이가 크다. 밑에 직원들이 좋아하던 싫어하던 간에 모든 업무에 대해 정통하게 알고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어디서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 지 사전에 알 수 있다. 운동 경기에서 수비를 잘하면 최소한 비기기는 하지 않는가? 자기 영역도 잘 알고 회사 전반에 대해서도 잘 알고 하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해야 한다. 나는 지난 36년 동안 회사에서 항상 제일 먼저 출근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그렇게 노력했다. 그래야 내 부서와 다른 부서의 업무가 한눈에 들어 온다. 그래야 다른 분야에 대해 의미 있는 훈수를 둘 수 있다. 다른 임원들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 상대방도 CIO에 대해 호의를 갖게 된다.

회사에서 다른 임원들이 IT를 볼 때, 늘 바쁘고 늘 밤 새워가며 때로는 주말까지 나와서 일하는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들 한다. 항상 회의만 하고 있고, 엄청나게 투자는 하고 있는데 도대체 IT가 회사에 무엇을 기여하는지 모르겠다고들 한다. IT가 현업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를 알게 하려면, CIO가 비밀이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다른 임원들과 자주 어울려야 한다.

CIO가 마음을 열고 호기심을 가지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면 다른 임원들은 자연스럽게 도와주게 돼 있다. IT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이를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으면, 다른 임원들은 슬슬 피한다. CEO에게 자주 혼나는 임원 곁에는 다른 임원들이 모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임원들이 우리 CIO가 일을 참 잘한다고 CEO에게 얘기하도록 해야 한다. 그럼 CEO도 CIO를 좋아 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CIO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 디렉터는 디렉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디렉션을 말하려면 사람과 사회를 이해해야 한다. CEO에게 ‘돈 벌어 주는’ 클라우드, ‘고객도 알고 싶은’ 빅 데이터 같은 수식어를 붙여서 말할 수 있는 CIO와, ‘서버를 따로 구매하지 않고 클라우드 위에 올려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 CIO와는 천지차이다.

정리하자면, CIO는 운영이 아닌 경영을 이해하고 다른 임원과 관계가 좋아야 하며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 특히 인문학은 스스로 갈증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여러 방면의 전문가들을 만나서 배우기 때문이다. 내 경우 서울대학교의 최고경영자인문학과정(AFP)에서 공부했는데 그 때 함께 공부한 사람들끼리 모임을 가지며 정보와 지식을 나누고 있다.

CIO KR : 최근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 최고 정보보안 책임자(CISO) 등 새로운 C레벨들이 등장했다. 이들의 등장은 CIO에게 기회인가, 위협인가?
이 부회장 :
우선, CDO, CISO가 왜 등장했는지 생각해 보자. CIO가 제대로 일했으면 새로운 C레벨들이필요했을까? CIO가 CISO 역할까지 하면서 완벽하게 방어하고 문제가 없었으면 회사가 굳이 임원을 한 사람 더 늘렸을까? 금융감독원이 CISO를 따로 두라고 요구한 것도 있지만, 본질은 ‘왜 CISO가 필요한가’다.

CIO가 스스로 자기 영역을 좁혔다고 생각한다. 회사에는 데이터를 생성하는 사람이 있고 이를 처리하고 보관하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주로 마케팅이, 후자는 주로 IT가 해당된다. 데이터에 대해서는 IT가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보가 유출될 경우 CIO는 IT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CISO나 CDO는, CIO가 자신의 업무를 좁혀서 미시적으로 보다 보니 업무에 구멍이 생겨 이를 맡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직책이라고 생각한다. CIO는 자기영역을 넓게 보고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찾아서 할 수 있을 정도로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 과거 테스코에서 일할 때 영국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인상적이었던 것은 CFO가 IT서버 운영 효율을 애기하고 CMO가 주가상승을 위한 IR에 대해 제안을 한다는 것이다. CIO도 자신의 업무 영역인지 아닌지 따지지 말고 회사 일이라면 뭐든 팔을 걷어붙이고 달려들어야 한다.

CIO KR :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이 부회장 :
무언가를 정해서 할 수 있다면, 컨설팅이나 후진양성을 하고 싶다. 다시 한 번 CEO로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 되는 회사나 큰 회사 보다는 적자 상태인 회사를 맡아 직원들과 하나가 돼 흑자 나는 회사로 바꿔보고 싶다. 그래서 턴어라운드 전문가가 되고 싶다.

IT를 맡다 보면 어떻게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늘릴지 맥이 보인다. 환율 변동이 심해서, 경기가 나빠서라고 말들 하는데 잘나가는 회사는 환율이 나빠도 경쟁사가 잘하든 잘못하든 다 극복한다. 그게 바로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외부 핑계를 대는 건, 외부 무임승차하겠다는 의도다.

한편, 오는 6월 12일 한국IDG는 CIO 역량 강화 및 위기 대응을 위한 최적의 매뉴얼을 제시하는 CIO Perspective 2014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IT리더들과 함께 변화하는 CIO의 역할과 실제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SDN이 가져오는 네트워크 혁신과 기업 비즈니스를 위한 빅 데이터 활용, B2B 통합 등 IT리더를 위한 최신 기술 이슈와 함께 정보보안 사고에 대응하는 CIO의 자세, CIO 커리어패스, CEO와의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 실제적인 대응 전략을 전달할 예정이다. (문의 : 02-558-6079, http://conf.idg.co.kr/conference/information?conference_seq=101)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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