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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전략에 투자한다" 맥주회사 CIO가 말하는 IT인재 확보 비결

2020.01.30 Clint Boulton  |  CIO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는 전통적인 기업들도 유능한 IT 인재를 유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비결은 바로 데이터와 신기술 전략에 대한 투자다.  

IT 인재 구인난을 실리콘 밸리 업체와 스타트업 탓으로 돌리는 일부 대기업 CIO들이 있다. 1,320억 달러 규모의 맥주회사 AB인베브를 이끄는 부사장 타실로 페스테틱스는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다. 그런 인식을 바꾸는 것이 IT 리더들의 의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기업들이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면서 힘겨운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그는 이것이 오히려 IT 인재가 자신의 역량을 빛내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보았다.  
 
ⓒGetty Images

이 회사는 데이터 과학자에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현실’ 데이터를 제공한다. 페스테틱스는 CIO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각종 비즈니스 과제를 해결할 기회라는 측면에서 AB인베브는 오늘날의 기술 회사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AB인베브는 인터브루(Interbrew), 암베브(Ambev), 앤하이저부시(Anheuser-Busch) 3곳의 맥주 회사가 합병돼 탄생했다. AB인베브는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한편, 인공지능·사물인터넷·블록체인을 활용해 미래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최신 기술만 맹신해선 안 된다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을 꾀했던 전통적인 기업들의 전적은 썩 좋지 않다. GE는 디지털 제조업을 하겠다면서 시스코 시스템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디지털 기업 출신의 기술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그러나 GE의 야심 찬 디지털 혁신은 최근 몇 년 사이 흐지부지해지고 말았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의 2018년 3월 기사에 따르면 나이키, 포드, P&G도 비슷한 사례다. 이들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제품 및 서비스를 추진하고 중단하길 반복하다가 결국 조직을 개편하곤 했다. 

AB인베브가 같은 처지에 놓일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페스테틱스의 의지는 확고하다. 그의 지휘 아래 AB인베브는 오랜 IT 아웃소싱 관행에서 탈피해 인하우스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센터의 워크로드를 MS, AWS, 구글 등의 클라우드 인프라로 이전하고 있다. 페스테틱스는 “디지털 제품의 지적재산권을 직접 소유하고 개발하며 유지하지 않으면 운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로, AB인베브는 ‘B2B’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는 400만 개가 넘는 소매점 운영자가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앱이다. 기존 주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앱의 알고리즘이 각 매장의 추가 주문량을 예측해준다. 

이를 통해 AB인베브 영업사원은 재고나 주문보다는 신규 브랜드 및 제품 전략을 논의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페스테틱스는 “해당 앱 도입 결과 매장 운영자와 영업사원 사이의 관계가 매우 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스라엘, 브라질, 벵갈루루에 있는 기술 엔지니어링 허브가 AB인베브의 내부 개발 모델을 지원한다. 실리콘 밸리에 있는 기술 혁신 연구소인 비어 개러지(Beer Garage)는 신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 비어 개러지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활용해 소비자 및 소매업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350개 이상의 맥주 공장에서 센서와 AI를 활용 중이다. 이 AI 시스템은 양조된 술의 양과 질, 온도 등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기계에 유지보수가 필요한 시점을 예상한다. 다른 AI 시스템은 유통업체의 신용도를 평가하기도 한다.
 
또한 AB인베브는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업체 밴큐(BanQU)와 제휴했다. 밴큐의 플랫폼을 통해 AB인베브는 잠비아와 우간다에 있는 농장주부터 전체 구매자와 소매업체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흐름을 추적할 수 있다. 페스테틱스는 "디지털 원장에 각 업무를 기록함으로써 원활한 공급망 운영과 정확한 대금 지급이 이뤄지도록 한다”라고 설명하면서, "이제 맥주는 한 방울도 빠짐없이 확인 과정을 거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화려한 최신 기술에 현혹되기보다 소비자와 소매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귀뜸했다. "기술을 위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오염된 데이터가 흙탕물을 만든다 
ⓒANHEUSER-BUSCH INBEV

물론 초반에는 실수도 있었다고 페스테틱스는 밝혔다. 일례로 2년 전 그는 데이터 분석 기능을 구축하고자 100명이 넘는 데이터 과학자를 채용하고, 1년 뒤에 데이터 엔지니어를 추가로 영입했다. 

문제는 첫해 동안 데이터 과학자들이 데이터 분석을 위해 데이터를 정제 및 가공하는 클린징(cleansing)과 먼징(munging)에 너무 많은 시간을 썼다는 점이다. 페스테틱스는 만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데이터 엔지니어를 먼저 채용해 회사 데이터 정리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AB인베브의 데이터 품질이 향상된 데에는 2017년 월마트 전자상거래 사업부에서 영입한 데이터 전략 및 솔루션 아키텍처 책임자 하린더 싱의 공이 크다. 

그 당시 AB인베브의 데이터는 세일즈포스닷컴과 15개의 SAP, 27개의 ERP 등 100개가 넘는 시스템에 흩어져 있었다. AB인베브는 데이터베이스 간 데이터 이동을 위해 별도의 ETL(추출, 변환, 로드) 도구를 23가지나 이용해야 했다.

싱은 데이터 레이크를 구축해 모든 정보를 한곳에 보관했다. 직원들은 해당 데이터 레이크를 통해 판매, 공급망, 마케팅, HR 등과 관련해 정보를 추출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 AB인베브는 내부 데이터는 물론 시장조사와 SNS에 수집한 데이터도 활용한다. SNS에서 수집한 소비자 정보를 분석한 후 고도화된 타깃 마케팅 활동을 벌인다. 예를 들면 구매 시점에 따른 소비자 맞춤형 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매장에서 맥주를 팔기 좋은 최적의 위치는 물론이고 전환율을 높일 수 있는 실시간 이벤트를 만드는 방법도 파악할 수 있다.

향후 페스테틱스의 목표는 기술 회사들이 신규 제품 및 서비스 구축에 사용하는 가속화된 운영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우버 등과 같은 기술 회사에서 더 많은 직원을 영입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그는 기대하고 있다.

페스테틱스는 “AB인베브가 데이터 전략을 제대로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질 것이다"라며, "그에 따라 전통적인 기업은 매력적이지 않다고 여겼던 IT 인재들도 충분히 영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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