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해도 기업에 무료 소프트웨어를 배포한다는 오픈소스 지지자들의 주장은 돈키호테의 망상에 불과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상용 SW업체들의 입장이 강했고, 당시는 그 의견들이 공개적으로 지지받던 시절이었다. 오픈소스를 비판하던 이들은 이것이 제대로 된 보안, 지원, 보장 및 보상 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하며, 공짜로 제공되는 이러한 제품들이 구매 혹은 임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용 소프트웨어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10년 만에 시장은 완전히 변했다. 오픈소스의 토양은 탄탄히 다져지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대중의 이해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오히려 상용 소프트웨어만으로 운영되는 IT 기관을 찾아보기가 더 어려운 일이 되었을 정도다.
오픈소스가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던 첫 번째 이유는, 오픈소스가 처음 가지고 있던 우려들 가운데 많은 부분을 해결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진행된 오픈소스의 미래 설문(Future of Open Source Survey)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자신들이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이유로 상용 제품들보다 뛰어난 보안 성능을 꼽았고 80%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상용 시장의 경쟁자들보다 나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설문 결과는 많은 IT 전문가들의 일상적인 경험을 잘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시장 전문가인 오픈소스 개발 및 훈련 업체 캐릭터 소프트웨어(Charter Software)의 마크 위니버그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받아들이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에 대한 반대가 확연히 줄어든 것을 체감한다”라고 말했다.
오픈소스를 거부하는 조달 정책
하지만 오픈소스 채택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이 완벽히 사라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대표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채택한 소프트웨어 조달 정책은 상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맞춰 설계된 경우가 많으며, 때문에 그들 기관에 오픈소스 솔루션을 적용하는데 문제를 야기하곤 한다.
예를 들면, 소프트웨어 도입 결정 과정에 공급 업체의 재무 지표 및 사업 연혁(3~4년 이상의 비즈니스 운영을 요구하는)에 대한 감사 과정을 포함하는 등의 정책이 그 중 하나다. 이러한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위니버그는 지적했다.
오픈소스 이니셔티브(OSI, Open Source Initiative) 대표 사이먼 핍스는 “분명 이런 정책들은 오픈소스 세계의 현실을 반영하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배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OSI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변호하는 비영리 단체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자문기관인 OSS 워치(OSS Watch)의 개발 매니저 마크 존슨은 “설령 조달 정책에서 오픈소스 솔루션을 대놓고 배제되지는 않는다고 해도, 여전히 상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무의식적인 편견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