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com: CIO로 재직한지 20년이 넘었다고 알고 있다. 이번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얼마만큼이나 큰 파급력을 지닐 것이라 보나?
마이클 키슬리: 현재 이 업계는 아주 특별한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한 이렇게 많은 변화들이 한꺼번에 일어난 적은 없었다. 한마디로 정말 중요한, 전환점이 될 변화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변화의 속도 역시 점점 빨라지는 것 같다.
그 동안 우리는 판에 박힌 IT만을 보아왔다. 데스크톱은 언제나 델이나 HP 제품이었으며 모바일 기기는 블랙베리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모든 것이 딱딱한 지휘 및 통제 하에 있었다. 그런데 근래 들어 클라우드와 모바일 기기, 그리고 소비화의 영향으로 판도가 완전히 바뀌어버린 것이다.
나는 기존의 방식에서부터 완전히 개방된 최근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경험해 봤다. 이제 일 처리에 필요한 것이라면 그 어떤 툴이나 기기, 기술이라도 이용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주류다. IT의 사고방식이 정말 상전벽해로 변했다 할 수 있다.
CIO.com: CIO의 새 역할에 대해 ‘조력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클라우드 브로커’란 단어도 심심찮게 들린다. 이 새로운 역할의 CIO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키슬리: 세상의 모든 것은 변화한다. 우리 회사는 세계적 규모로 운영되기에 세계 곳곳에 데이터센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될 수 있으면 데이터센터 비즈니스에서 벗어나오려고 노력 중이다. 클라우드로의 이전을 매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클라우드로의 이전은 이점도 많지만 그만큼 리스크에 대응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CIO라면 누구나 보안, 컴플라이언스 등에 신경 써야 한다.
그 동안은 기업 LAN이나 WAN, 와일드 인터넷(wild Internet)등의 개념이 있었고, 방화벽에 온갖 보안 장치들을 집중시켜왔다. 그러나 클라우드 및 모바일 기기의 경우 기업 LAN은 거의 관계가 없다. 그래서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보안에 접근해야 한다.
분명 계약 협상, 특히 SaaS 벤더와의 계약은 CIO의 리더십이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CMO나 영업부문 매니저들은 문제 해결에 있어 아주 전략적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사실 데이터 무결성, 보안, 컴플라이언스, 사일로 및 마스터데이터 등 IT의 전공 분야라 할 수 있는 것들은 제대로 감안하지 못한다.
나는 CIO들이 이런 분야에서 멘토이자 코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CIO.com: 전통적 CIO에게 요구된 능력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CIO들이 이런 역할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보는가?
키슬리: 각 단계별로 문제가 있다. CIO들은 언제나 현업과의 조율이 큰 화두였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보다 훨씬 더 깊다. 진정으로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그들의 언어로 소통할 줄 알아야 하고, 그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이해해야만 하며, 그들이 마주한 문제가 무엇인지도 알아야 한다. 사무실에만 앉아있어선 안 된다. 훌륭한 대인관계 및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있어야 한다. 특히 테크놀로지 분야에서의 전문성에만 안주해있는 CIO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비단 CMO나 HR 디렉터, CFO, 기타 기업 임원들 뿐 아니라, 클라우드는 CIO에게도 커다란 변화다. CIO들은 변화에 익숙하지 않다. 아직도 많은 CIO들이 “보안이나 컴플라이언스 문제 때문에 안 된다”는 핑계를 대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렇지만 CIO로써의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다면 이 변화에 적응해야만 하고, 또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클라우드는 이미 멈출 수 없는 대세다. 좋든 싫든, 유저들은 클라우드 쪽으로 더 기울어 갈 것이다. 영업 부문 매니저들, 혹은 신용카드를 지닌 누구라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고개를 수그린 채 “클라우드 같은 거 몰라, 싫어!” 라고 현실을 부정하거나 “다른 C 레벨 임원들처럼 투자하지 않을 거야”라는 태도만 유지하다가는 다른 이에게 자리를 빼앗기기 십상이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