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8

칼럼 | '기업 주도' 개발 언어의 부상을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

Matt Asay | InfoWorld
오늘날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주도하는 것은 기업이다. 배고픈 박사 학위생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즉흥적으로 만들었다가 몇 년 뒤 전 세계적 언어가 되는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

© Getty Images Bank


코틀린(Kotlin), 고(Go) 같은 언어의 인기로 알 수 있듯 지금은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가 인기를 얻으려면 대기업의 '자애로운' 지원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흐름은 우려할만한 것일까?

1990년대, 자유분방한 해커의 시대
해커 원(Hacker One)의 CEO 마틴 미코스에 따르면, 1990년대 말에는 이례적으로 소규모 프로젝트가 크게 성장했다. 프로그래밍 언어뿐만 아니라 마이SQL, 리눅스 같은 온갖 신기술이 등장했다. 페리 이스만길은 “인터넷과 웹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PHP와 자바스크립트 등 C를 구동하는 CGI가 아닌 웹 앱을 개발하는 데 고군분투했다”라고 말했다.

PHP(라스무스 레도르프)부터 파이썬까지 초기 웹 언어 대부분 개인 해커의 작품이다. 넷스케이프의 브렌던 아이크(자바스크립트)처럼 기업의 도움을 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이었다.

웹 세계 밖이긴 하지만 예외적으로 '대기업'이 등장한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비야네 스트롭스트룹은 박사과정 학생 당시 C++ 개발을 시작해 1983년까지 AT&T에서 C++을 사용했다. 그는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처음 C++을 개발했을 때 AT&T는 일반적 기업보다 복잡성과 신뢰성 요건이 더 엄격한 시스템을 원했고 그 결과 우리의 필요를 충족하는 새로운 툴이 필요했다. 이런 툴이 없었다면 시스템을 구축할 수도 없었다 ···

내가 C++을 개발할 당시 그리고 그 전에 켄 톰슨과 데니스 리치가 유닉스와 C를 개발할 당시에 AT&T는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 소프트웨어 사용자(또는 소비자)였다. 우리는 소형 임베디드 프로세서부터 대형 슈퍼컴퓨터, 데이터 처리 시스템까지 광범위한 시스템을 사용했으므로, 여러 기술과 플랫폼에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했다. 

C와 C++는 바로 이런 수요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 따라서 호환성이 중요했고, 고유 특성은 플랫폼과 벤더에 대한 선택을 제한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결국 AT&T는 ISO C, ISO C++ 등 공식 표준의 주요 지원자였고 지금도 그렇다. C++를 산업 표준으로 지원하면서 그 성장에 일조한 것이다. 시작은 박사 학위생의 변덕이었을지 몰라도 곧 업계의 표준이 됐다"


2010년대, 기업 주도적 언어 규칙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이스만길은 “다음 파도인 모바일 앱이 확산할 때 즈음에는 구글과 애플이 지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초창기 웹의 상당 부분이 자신의 불편을 해결하던 오픈 소스 해커의 공헌 덕분이었다면, 지금의 웹과 앱 세계는 해결할 불편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주요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레드몽크 언어 인기 순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Go, 15위)는 2007년 구글의 로버트 그리스머, 롭 파이크, 켄 톰슨이 개발했으며 2009년에 오픈소스화되었고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핵심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타이프스크립트(TypeScript, 12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 프로젝트로 시작된 후 2012년 비공식적으로 공개되었고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드 컨퍼런스에서 공식적으로 오픈소스가 됐다. 

이밖에도 코틀린(Kotlin, 20위)은 본래 제트브레인스가 개발한 후 2017년 구글이 안드로이드 개발을 위해 공식적으로 도입했고, 오브젝티브 C(Objective-C, 10위)와 스위프트(Swift, 11위)는 애플 밖에서 시작되었지만(1980년대 스텝스톤에서 브래드 콕스와 톰 러브가 개발함) 결국 애플이 도입해 2014년 애플이 개발한 스위프트로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No 같은 언어는 처음부터 기업의 후원을 받았다.

IBM의 크리스토퍼 페리스는 "러스트(Rust) 같은 새로운 언어는 가치에 기반한 유기적인 커뮤니티 성장을 기반으로 한 '구식 방식'을 따르는 경우가 여전히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웹과 앱의 미래는 커뮤니티의 탄력보다는 기업의 자금으로 운영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는 우려할 만한 일일까? 필자는 판단을 유보한다. 분명 새로 등장한 언어는 과거의 교훈을 기반으로 개발됐고, 기본적으로 오픈 소스다. 더 이상 특허 언어로 특허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는 어리석은 기업이 없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의 방향성을 바꾸려는 기업은 존재한다. 

문제는 스티븐 오그레이디가 지적한 것처럼, 언어 인기 순위는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인기 순위 상위 10~12개 언어는 상대적으로 순위가 변하지 않는 정적인 경향이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기술과 접근 방식 측면에서 놀라운 다양성을 보여주지만 일단 자리 잡은 언어는 점진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언어가 등장해 순위를 높이기 어려운 것도, 급격하게 성장하는 언어가 더 눈에 띄는 것도 같은 이유다.

상위 10개 프로그래밍 언어와 달리 11~20위 언어는 놀랍도록 자주 바뀐다. 이들 언어 대부분 상당한 기업 투자를 통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기업이 이런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성과도 크다. 예를 들어, 애플은 스위프트로 개발하는 모든 개발자에게 30% 수수료를 요구한다. 특정 기업이 개발 생태계를 지배하려 할 때 오픈 소스 언어를 포함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기업의 의도가 앞으로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기업 지원 없이 성장해 온 PHP와 펄(Perl), 파이썬은 자유분방했던 1990년대를 통과해 현재까지도 세상(과 웹)을 재구성하는 강력한 언어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기업 지원으로 개발된 자바스크립트조차 한 기업의 이해가 아니라 산업의 미래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생겨난 기업 후원 언어가 숭고한 결말을 맞이할지 아니면 후원 기업의 수익에 일조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후자는 확실치 않고, 전자는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ciokr@idg.co.kr



2019.03.28

칼럼 | '기업 주도' 개발 언어의 부상을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

Matt Asay | InfoWorld
오늘날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주도하는 것은 기업이다. 배고픈 박사 학위생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즉흥적으로 만들었다가 몇 년 뒤 전 세계적 언어가 되는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

© Getty Images Bank


코틀린(Kotlin), 고(Go) 같은 언어의 인기로 알 수 있듯 지금은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가 인기를 얻으려면 대기업의 '자애로운' 지원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흐름은 우려할만한 것일까?

1990년대, 자유분방한 해커의 시대
해커 원(Hacker One)의 CEO 마틴 미코스에 따르면, 1990년대 말에는 이례적으로 소규모 프로젝트가 크게 성장했다. 프로그래밍 언어뿐만 아니라 마이SQL, 리눅스 같은 온갖 신기술이 등장했다. 페리 이스만길은 “인터넷과 웹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PHP와 자바스크립트 등 C를 구동하는 CGI가 아닌 웹 앱을 개발하는 데 고군분투했다”라고 말했다.

PHP(라스무스 레도르프)부터 파이썬까지 초기 웹 언어 대부분 개인 해커의 작품이다. 넷스케이프의 브렌던 아이크(자바스크립트)처럼 기업의 도움을 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이었다.

웹 세계 밖이긴 하지만 예외적으로 '대기업'이 등장한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비야네 스트롭스트룹은 박사과정 학생 당시 C++ 개발을 시작해 1983년까지 AT&T에서 C++을 사용했다. 그는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처음 C++을 개발했을 때 AT&T는 일반적 기업보다 복잡성과 신뢰성 요건이 더 엄격한 시스템을 원했고 그 결과 우리의 필요를 충족하는 새로운 툴이 필요했다. 이런 툴이 없었다면 시스템을 구축할 수도 없었다 ···

내가 C++을 개발할 당시 그리고 그 전에 켄 톰슨과 데니스 리치가 유닉스와 C를 개발할 당시에 AT&T는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 소프트웨어 사용자(또는 소비자)였다. 우리는 소형 임베디드 프로세서부터 대형 슈퍼컴퓨터, 데이터 처리 시스템까지 광범위한 시스템을 사용했으므로, 여러 기술과 플랫폼에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했다. 

C와 C++는 바로 이런 수요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 따라서 호환성이 중요했고, 고유 특성은 플랫폼과 벤더에 대한 선택을 제한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결국 AT&T는 ISO C, ISO C++ 등 공식 표준의 주요 지원자였고 지금도 그렇다. C++를 산업 표준으로 지원하면서 그 성장에 일조한 것이다. 시작은 박사 학위생의 변덕이었을지 몰라도 곧 업계의 표준이 됐다"


2010년대, 기업 주도적 언어 규칙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이스만길은 “다음 파도인 모바일 앱이 확산할 때 즈음에는 구글과 애플이 지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초창기 웹의 상당 부분이 자신의 불편을 해결하던 오픈 소스 해커의 공헌 덕분이었다면, 지금의 웹과 앱 세계는 해결할 불편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주요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레드몽크 언어 인기 순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Go, 15위)는 2007년 구글의 로버트 그리스머, 롭 파이크, 켄 톰슨이 개발했으며 2009년에 오픈소스화되었고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핵심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타이프스크립트(TypeScript, 12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 프로젝트로 시작된 후 2012년 비공식적으로 공개되었고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드 컨퍼런스에서 공식적으로 오픈소스가 됐다. 

이밖에도 코틀린(Kotlin, 20위)은 본래 제트브레인스가 개발한 후 2017년 구글이 안드로이드 개발을 위해 공식적으로 도입했고, 오브젝티브 C(Objective-C, 10위)와 스위프트(Swift, 11위)는 애플 밖에서 시작되었지만(1980년대 스텝스톤에서 브래드 콕스와 톰 러브가 개발함) 결국 애플이 도입해 2014년 애플이 개발한 스위프트로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No 같은 언어는 처음부터 기업의 후원을 받았다.

IBM의 크리스토퍼 페리스는 "러스트(Rust) 같은 새로운 언어는 가치에 기반한 유기적인 커뮤니티 성장을 기반으로 한 '구식 방식'을 따르는 경우가 여전히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웹과 앱의 미래는 커뮤니티의 탄력보다는 기업의 자금으로 운영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는 우려할 만한 일일까? 필자는 판단을 유보한다. 분명 새로 등장한 언어는 과거의 교훈을 기반으로 개발됐고, 기본적으로 오픈 소스다. 더 이상 특허 언어로 특허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는 어리석은 기업이 없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의 방향성을 바꾸려는 기업은 존재한다. 

문제는 스티븐 오그레이디가 지적한 것처럼, 언어 인기 순위는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인기 순위 상위 10~12개 언어는 상대적으로 순위가 변하지 않는 정적인 경향이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기술과 접근 방식 측면에서 놀라운 다양성을 보여주지만 일단 자리 잡은 언어는 점진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언어가 등장해 순위를 높이기 어려운 것도, 급격하게 성장하는 언어가 더 눈에 띄는 것도 같은 이유다.

상위 10개 프로그래밍 언어와 달리 11~20위 언어는 놀랍도록 자주 바뀐다. 이들 언어 대부분 상당한 기업 투자를 통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기업이 이런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성과도 크다. 예를 들어, 애플은 스위프트로 개발하는 모든 개발자에게 30% 수수료를 요구한다. 특정 기업이 개발 생태계를 지배하려 할 때 오픈 소스 언어를 포함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기업의 의도가 앞으로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기업 지원 없이 성장해 온 PHP와 펄(Perl), 파이썬은 자유분방했던 1990년대를 통과해 현재까지도 세상(과 웹)을 재구성하는 강력한 언어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기업 지원으로 개발된 자바스크립트조차 한 기업의 이해가 아니라 산업의 미래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생겨난 기업 후원 언어가 숭고한 결말을 맞이할지 아니면 후원 기업의 수익에 일조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후자는 확실치 않고, 전자는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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