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1

박승남의 畵談 | 조직 관리 : 학습된 무기력 – 누구 탓?

박승남 | CIO KR


얼마 전에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로 고생을 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들이 이 큰 사람의 몸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다니… 차라리 겉으로 상처가 나거나 어디 한군데 부러지면 그 부분만 아플 텐데, 제게는 감기가 어떤 외상보다도 저를 아무 의욕이 없게 만드는 치명적인 녀석입니다. 감기에 걸려 무기력해지다 보니, 문득 얼마 전 들은 ‘학습된 무기력’이 떠오릅니다.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은 피할 수 없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험으로 실제로 자신의 능력으로 피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그러한 상황에서 자포자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셀리히만(M. Seligman)과 동료 연구자들이 동물을 대상으로 회피 학습을 통하여 공포의 조건 형성을 연구하던 중 발견한 현상입니다. 셀리히만은 24마리의 개를 세 집단으로 나누어 상자에 넣고 전기충격을 주었습니다. 제1 집단의 개에게는 코로 조작기를 누르면 전기충격을 스스로 멈출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고, 제2 집단은 코로 조작기를 눌러도 전기충격을 피할 수 없고, 몸이 묶여 있어 어떠한 대처도 할 수 없는 환경이었고, 제3집단은 비교 집단으로 상자 안에 있었으나 전기충격을 주지 않았습니다. 24시간 이후 이들 세 집단 모두를 다른 상자에 옮겨 놓고 전기충격을 주었습니다. 세 집단 모두 상자 중앙에 있는 담을 넘으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결과는 제1 집단과 제3 집단은 중앙의 담을 넘어 전기충격을 피했으나 제2 집단은 전기충격이 주어지자 피하려 하지 않고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전기충격을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즉, 제2 집단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해도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무기력이 학습된 것입니다. 셀리히만은 회피 불가능한 전기충격을 경험한 개들은 회피 가능한 전기충격이 주어진 경우에도 회피 반응을 하지 못하는 사실을 보고 이를 학습된 무기력이라 하였습니다.

물론 사람이 ‘개’가 아니기 때문에, 위 실험에 따른 이론에 대하여 여러 반론이 있습니다만, 이 이론이 언급되는 경우는 실험대상인 ‘개’에 대응되는 회사에서의 조직원들이 학습된 무기력에 젖어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 개인들은 이러저러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물론 각 조직원들이 자포자기한 당사자로서 책임이 있고,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당연히 개인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올바른 리더라면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 실험 속에서의 ‘개’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런 실험환경 속에서의 피해자이지요.
이 시험은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조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냐는 관점이 아니라,
조직원을 상황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학습된 무력감에 빠지게 하는 환경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가 핵심 주제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감기는 눈에 보이지도 않게 작은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게 됩니다.
조직원을 무기력하게 하는 요인도, 거창하게 회사의 정책과 프로세스가 아니라, 이렇게 작은 것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상사나 회사가 지키지 않는 사소한 약속, 회의중의 의견 무시, 상사의 위압, 이러한 사소한 경험과 문화가 쌓여서 불신과 학습된 무기력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개’란 단어가 참 많이 나왔네요.
리더로서, 무기력을 개인적 이슈로 치환하지 말고,
조직을 좀먹고 무기력하게 하는 나쁜 조직문화 바이러스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백신이 됩시다.

*박승남 상무는 현재 세아그룹의 IT부문을 이끌고 있으며, 이전에는 대교 CIO를 역임했으며,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로 재직하기 전에는 한국IBM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서 21년 동안 근무했다. ciokr@idg.co.kr



2014.07.21

박승남의 畵談 | 조직 관리 : 학습된 무기력 – 누구 탓?

박승남 | CIO KR


얼마 전에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로 고생을 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들이 이 큰 사람의 몸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다니… 차라리 겉으로 상처가 나거나 어디 한군데 부러지면 그 부분만 아플 텐데, 제게는 감기가 어떤 외상보다도 저를 아무 의욕이 없게 만드는 치명적인 녀석입니다. 감기에 걸려 무기력해지다 보니, 문득 얼마 전 들은 ‘학습된 무기력’이 떠오릅니다.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은 피할 수 없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험으로 실제로 자신의 능력으로 피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그러한 상황에서 자포자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셀리히만(M. Seligman)과 동료 연구자들이 동물을 대상으로 회피 학습을 통하여 공포의 조건 형성을 연구하던 중 발견한 현상입니다. 셀리히만은 24마리의 개를 세 집단으로 나누어 상자에 넣고 전기충격을 주었습니다. 제1 집단의 개에게는 코로 조작기를 누르면 전기충격을 스스로 멈출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고, 제2 집단은 코로 조작기를 눌러도 전기충격을 피할 수 없고, 몸이 묶여 있어 어떠한 대처도 할 수 없는 환경이었고, 제3집단은 비교 집단으로 상자 안에 있었으나 전기충격을 주지 않았습니다. 24시간 이후 이들 세 집단 모두를 다른 상자에 옮겨 놓고 전기충격을 주었습니다. 세 집단 모두 상자 중앙에 있는 담을 넘으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결과는 제1 집단과 제3 집단은 중앙의 담을 넘어 전기충격을 피했으나 제2 집단은 전기충격이 주어지자 피하려 하지 않고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전기충격을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즉, 제2 집단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해도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무기력이 학습된 것입니다. 셀리히만은 회피 불가능한 전기충격을 경험한 개들은 회피 가능한 전기충격이 주어진 경우에도 회피 반응을 하지 못하는 사실을 보고 이를 학습된 무기력이라 하였습니다.

물론 사람이 ‘개’가 아니기 때문에, 위 실험에 따른 이론에 대하여 여러 반론이 있습니다만, 이 이론이 언급되는 경우는 실험대상인 ‘개’에 대응되는 회사에서의 조직원들이 학습된 무기력에 젖어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 개인들은 이러저러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물론 각 조직원들이 자포자기한 당사자로서 책임이 있고,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당연히 개인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올바른 리더라면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 실험 속에서의 ‘개’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런 실험환경 속에서의 피해자이지요.
이 시험은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조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냐는 관점이 아니라,
조직원을 상황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학습된 무력감에 빠지게 하는 환경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가 핵심 주제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감기는 눈에 보이지도 않게 작은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게 됩니다.
조직원을 무기력하게 하는 요인도, 거창하게 회사의 정책과 프로세스가 아니라, 이렇게 작은 것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상사나 회사가 지키지 않는 사소한 약속, 회의중의 의견 무시, 상사의 위압, 이러한 사소한 경험과 문화가 쌓여서 불신과 학습된 무기력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개’란 단어가 참 많이 나왔네요.
리더로서, 무기력을 개인적 이슈로 치환하지 말고,
조직을 좀먹고 무기력하게 하는 나쁜 조직문화 바이러스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백신이 됩시다.

*박승남 상무는 현재 세아그룹의 IT부문을 이끌고 있으며, 이전에는 대교 CIO를 역임했으며,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로 재직하기 전에는 한국IBM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서 21년 동안 근무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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