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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남의 畵談 | 적재적소–토끼에게 수영을?

2014.04.28 박승남  |  CIO KR


‘나는 이 결혼 반댈세’ 가끔 막장(?)드라마에 나오는 대사처럼, ‘나는 이 교훈 반댈세’라고 하고 싶은 동화가 있습니다. ‘토끼와 거북이’우화 인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잘 달리지 못하는 거북이에게 열심히 꾸준히 달리면 성공한다고 말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이야기일까? 거북이는 달리기대신 자신이 잘하는 수영시합을 토끼에게 제안해야 하지 않았을까?

여러분도 잘 아는 강 남쪽의 귤을 강 북쪽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남귤북지(南橘北枳) 또는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고사가 있습니다.

‘옛날 제나라에 안영이란 유명한 재상이 있었다. 안영의 이름을 들은 초나라의 임금은 자기 나라에 그를 초청했다. 온 천하 사람이 칭찬하는 안영을 놀려 주겠다고 마음먹은 초나라의 임금은 간단한 인사말을 나누기가 바쁘게 한 죄인을 불러 놓고 말했다.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 "제나라 사람입니다" "무슨 죄를 지었느냐?" "절도죄를 지었습니다" 임금은 안영을 보고 말했다. "제나라 사람은 원래 도둑질을 잘 하는 모양이군요" 그러자, 안영은 태연하게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회남(淮南)쪽의 귤을 회북(淮北)땅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어버립니다[南橘北枳]. 제나라 사람은 도둑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라는데 초나라에 와서 도둑질한 것을 보면 초나라 풍토가 좋지 않은가 하옵니다." 그 기지와 태연함에 초왕은 안영에게 사과했다.’

사람은 사는 환경에 따라 착하게도 되고 악하게도 됨을 비유하는 이 고사를 시각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귤은 귤이 잘 자랄 수 있는 강남에서 키워야 하듯이, 사람은 자신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과 환경에 투입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각 개인에게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토끼에게도 수영을 하는 능력을 요구하고, 거북이에게도 빨리 달리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조금 떨어져도 운동신경이 뛰어난 스포츠맨도 있고, 반대로 운동에는 영 소질이 없지만, 학급석차는 우수한 학생들을 주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추어 사람을 조직하고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전에 새로 CIO로 부임하고 IT기획인원을 내부에서 뽑으려 한 적이 있었습니다. 기획이야 말로 부서의 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리라 기대했던 제 생각과는 달리 아무도 손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참 이상한 조직이다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곧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개발인력인 부서원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 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스스로 잘 알고 있기에 외형적인 화려함에 끌려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외국계 벤더에 근무하던 시절에, 본사에서 머리가 희끗한 엔지니어들이 올 때면 부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나라는 저 연령에도 엔지니어의 길을 계속할 수 있구나 라는…
한국도 이제 저성장 고연령 사회로 들어섰습니다. 과거처럼 시간이 지나면 승진하고 관리자가 되는 시절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우리에게 이 새로운 환경에 맞는 조직체계가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IT분야는,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전문가 Career와 관리자 Career가 나뉘어져서, 기술을 좋아하고 능력이 있는 전문가들이 계속 그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회사도 개인도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렇듯, 부서원 각자의 특성과 장점을 고려해서 일을 부여하고, 잘하는 분야의 능력을 더욱 키울 수 있도록 조직과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 아닐까요?
끝으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토끼와 거북이가 협력하여 서로의 능력을 활용하면, 산 넘고(토끼가 거북이를 업고) 물 건너(거북이가 토끼를 등에 태우고) 목표에 잘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귤은 강남에서 키우고, 토끼에게 수영을 가르치려 하지는 맙시다.

*박승남 상무는 현재 세아그룹의 IT부문을 이끌고 있으며, 이전에는 대교 CIO를 역임했으며,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로 재직하기 전에는 한국IBM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서 21년 동안 근무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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