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7

2016년 실험실 밖으로 나온 인공지능 툴

Peter Sayer | IDG News Service
“자꾸 컴퓨터를 의인화하는데, 그러지 마. 그 친구들은 그런 거 싫어해.”

이 농담은 1997년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를 상대로 체스 게임에서 우승했던 이야기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물론 그동안 인공지능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있기는 했지만, 아직도 컴퓨터의 ‘감정’에 대해 걱정해야 할 단계는 아니다.



로보이( Roboy)의 머리에 있는 프로젝터는 감정을 나타내는 데 쓰일 수 있다. 입이 내려가고 만화에서 화난 상태를 표현할 때처럼 로봇의 눈과 볼이 빨갛게 변하기도 한다. Credit: Peter Sayer / IDG News Service

컴퓨터는 소셜 미디어에 올라간 사람들의 감정 표현을 분석할 수도 있고, 또 그런 것을 로봇의 얼굴에 투영해 마치 화가 나거나 기쁜 듯한 표정을 짓게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짜로 로봇이 감정을 느낀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반면 지난 1년간 인공지능의 다른 분야들은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측면에서 놀라울 만큼의 발전을 거두었다.

딥블루는 세계적인 체스 챔피언과 대결해 이겼지만 그렇다고 거만해지거나 뻐기지도 않았고, 졌다고 해서 화가 나 씩씩거리지도 않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바둑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난 3월,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세계적인 바둑 고수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4:1의 승리를 거둠에 따라 완전히 깨지게 됐다.

알파고의 비밀 무기는 바로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으로서, 목표 달성에 유리한 행위가 무엇인지를 프로그램이 스스로 깨달아 그러한 행위를 강화하는 메커니즘이다. 때문에 사람이 개입하여 어떤 선택이 옳은지를 일일이 가르칠 필요가 없다. 강화학습 덕분에 알파고는 자기 자신을 상대로 끊임없이 대국을 두어 더 나은 전략을 찾아낼 수 있었다.

강화학습 기술 역시 십수 년 전부터 있었던 것이지만, 컴퓨터가 경쟁력 있는 속도로 바둑을 둘 만큼의 (각 턴마다 가능한 모든 경로를 다 탐색할 수 있을 정도의)프로세싱 파워와 (과거 어떤 전략을 택했을 때 승리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메모리를 갖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하드웨어의 발전은 다른 측면으로도 AI의 진화를 가능케 했다.

지난 5월, 구글은 텐서플로우(TensorFlow) 딥러닝 알고리즘 전용 하드웨어 가속기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공개했다. ASICs(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는 머신러닝에 이용되는 계산을 훨씬 빠르면서도 적은 GPU만을 차지하면서 해낼 수 있는데, 구글은 기존 하드 드라이브가 차지하고 있던 서버 랙 자리에 수천 개의 ASICs를 설치했다.

알파고의 속도가 그토록 빨라진 것도 이 TPU 때문이었다. 하지만 구글은 이를 스트릿 뷰 매핑 및 길 찾기 시간을 단축하는 데에도 사용하였으며 랭크브레인(RankBrain)이라는 인공지능 툴의 검색결과 향상에도 이용하였다.

구글은 아직 TPU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벌써 AI 애플리케이션에 맞춰진 하드웨어를 출시하는 기업들도 많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서버에 머신러닝 기능을 가속화 할 FPGAs(field-programmable gate arrays)를 장착하기도 했고 IBM은 맞춤 제작 하드웨어를 이용해 파워 CPU와 엔비디아 GPU를 연결하는 파워AI(PowerAI) 서버를 유사한 애플리케이션들에 적용하고 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개발할 여력이 없지만 최첨단 AI 테크놀로지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고성능 하드웨어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다는 것은 분명 희소식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클라우드 오퍼레이터들이 인공지능 SaaS를 제공하는 이유다. 아마존 웹 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는 머신러닝 API를 추가하였고, IBM 역시 왓슨에 클라우드 접근을 추가하고 있다.

이처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기반이 클라우드로 옮겨가게 되면서 AI 시스템에 다른 장점도 생겨났다.

아무리 방대한 량의 데이터를 저장, 처리할 수 있다고 해도,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날씨나 우편배달부터 트위터에 올라온 내용까지, 클라우드 서비스가 수집한 것과 같은 양의 정보가 인공지능의 발달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과거 인공지능은 인간에 의해 처리, 레이블링 된, 소량의 부분적 데이터에 대한 접근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AI는 전체 원천 자료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 이것이야 말로 AI를 급속하게 발전시키는 동력이라고 스탠포드 대학의 ‘인공지능 향후 100년에 관한 연구’는 지적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컴퓨터가 우리를 관찰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 조금 소름 끼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건 다 기분 탓이다. 아직 컴퓨터에게 감정이란 건 없으니까 말이다. ciokr@idg.co.kr
 



2016.12.27

2016년 실험실 밖으로 나온 인공지능 툴

Peter Sayer | IDG News Service
“자꾸 컴퓨터를 의인화하는데, 그러지 마. 그 친구들은 그런 거 싫어해.”

이 농담은 1997년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를 상대로 체스 게임에서 우승했던 이야기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물론 그동안 인공지능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있기는 했지만, 아직도 컴퓨터의 ‘감정’에 대해 걱정해야 할 단계는 아니다.



로보이( Roboy)의 머리에 있는 프로젝터는 감정을 나타내는 데 쓰일 수 있다. 입이 내려가고 만화에서 화난 상태를 표현할 때처럼 로봇의 눈과 볼이 빨갛게 변하기도 한다. Credit: Peter Sayer / IDG News Service

컴퓨터는 소셜 미디어에 올라간 사람들의 감정 표현을 분석할 수도 있고, 또 그런 것을 로봇의 얼굴에 투영해 마치 화가 나거나 기쁜 듯한 표정을 짓게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짜로 로봇이 감정을 느낀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반면 지난 1년간 인공지능의 다른 분야들은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측면에서 놀라울 만큼의 발전을 거두었다.

딥블루는 세계적인 체스 챔피언과 대결해 이겼지만 그렇다고 거만해지거나 뻐기지도 않았고, 졌다고 해서 화가 나 씩씩거리지도 않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바둑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난 3월,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세계적인 바둑 고수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4:1의 승리를 거둠에 따라 완전히 깨지게 됐다.

알파고의 비밀 무기는 바로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으로서, 목표 달성에 유리한 행위가 무엇인지를 프로그램이 스스로 깨달아 그러한 행위를 강화하는 메커니즘이다. 때문에 사람이 개입하여 어떤 선택이 옳은지를 일일이 가르칠 필요가 없다. 강화학습 덕분에 알파고는 자기 자신을 상대로 끊임없이 대국을 두어 더 나은 전략을 찾아낼 수 있었다.

강화학습 기술 역시 십수 년 전부터 있었던 것이지만, 컴퓨터가 경쟁력 있는 속도로 바둑을 둘 만큼의 (각 턴마다 가능한 모든 경로를 다 탐색할 수 있을 정도의)프로세싱 파워와 (과거 어떤 전략을 택했을 때 승리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메모리를 갖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하드웨어의 발전은 다른 측면으로도 AI의 진화를 가능케 했다.

지난 5월, 구글은 텐서플로우(TensorFlow) 딥러닝 알고리즘 전용 하드웨어 가속기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공개했다. ASICs(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는 머신러닝에 이용되는 계산을 훨씬 빠르면서도 적은 GPU만을 차지하면서 해낼 수 있는데, 구글은 기존 하드 드라이브가 차지하고 있던 서버 랙 자리에 수천 개의 ASICs를 설치했다.

알파고의 속도가 그토록 빨라진 것도 이 TPU 때문이었다. 하지만 구글은 이를 스트릿 뷰 매핑 및 길 찾기 시간을 단축하는 데에도 사용하였으며 랭크브레인(RankBrain)이라는 인공지능 툴의 검색결과 향상에도 이용하였다.

구글은 아직 TPU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벌써 AI 애플리케이션에 맞춰진 하드웨어를 출시하는 기업들도 많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서버에 머신러닝 기능을 가속화 할 FPGAs(field-programmable gate arrays)를 장착하기도 했고 IBM은 맞춤 제작 하드웨어를 이용해 파워 CPU와 엔비디아 GPU를 연결하는 파워AI(PowerAI) 서버를 유사한 애플리케이션들에 적용하고 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개발할 여력이 없지만 최첨단 AI 테크놀로지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고성능 하드웨어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다는 것은 분명 희소식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클라우드 오퍼레이터들이 인공지능 SaaS를 제공하는 이유다. 아마존 웹 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는 머신러닝 API를 추가하였고, IBM 역시 왓슨에 클라우드 접근을 추가하고 있다.

이처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기반이 클라우드로 옮겨가게 되면서 AI 시스템에 다른 장점도 생겨났다.

아무리 방대한 량의 데이터를 저장, 처리할 수 있다고 해도,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날씨나 우편배달부터 트위터에 올라온 내용까지, 클라우드 서비스가 수집한 것과 같은 양의 정보가 인공지능의 발달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과거 인공지능은 인간에 의해 처리, 레이블링 된, 소량의 부분적 데이터에 대한 접근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AI는 전체 원천 자료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 이것이야 말로 AI를 급속하게 발전시키는 동력이라고 스탠포드 대학의 ‘인공지능 향후 100년에 관한 연구’는 지적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컴퓨터가 우리를 관찰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 조금 소름 끼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건 다 기분 탓이다. 아직 컴퓨터에게 감정이란 건 없으니까 말이다. ciokr@idg.co.kr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