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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 신기술|미래

토론 브리핑 | 모바일 기술의 명암

2013.11.15 Tom Kaneshige  |  CIO

SF 필름 느와르인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9)'는 지금으로부터 6년 뒤인 2019년 11월의 로스엔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이 영화에서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릭 데커드는 물을 마시기 위해 주방으로 간다.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는데 주방에 저절로 불이 켜진다.




이번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 모바일 서밋(Open Mobile Summit)에 참가한 모바일 전문가들 또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듣지 않고도 원하는 서비스를 예상해 전달하는 모바일 기술에 대한 장밋빛 비전을 공유했다. 모든 것이 끊김 없이 작동하고 연결된 세상이다. 와이파이, 블루투스, NFC 사이에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커다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이유가 없다 (입는 컴퓨터가 이를 대체한다). 식당이나 가게의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이런 세상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 업체들은 모바일 혁신 기술이 고객들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곤 한다. 그렇다면 프라이버시는 어떨까? 몇몇 전문가들이 사람들이 무언가를 보상받는 대신 위치 추적이나 푸시 알림을 수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빌리티의 미래는 밝다. 정말 그럴까?
블레이드 러너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기술에는 어두운 면이 있다. 그리고 오픈 모바일 서밋 첫날 오후 늦게 쯤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부상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홈데포(home Depot), 머천트 커스트머 익스체인지(MCX)의 결제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패널들이 미래의 모바일 지갑과 현재 모바일 결제를 견인하는 요소에 대해 논의를 했다.

 

<사진, 왼쪽부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스테판 하프, 홈데포의 말콤 누네스, MCX의 도드 로버츠, 사회를 맡은 마케팅 플랫폼 다이내믹스의 글로리아 콜간>

이들 현실 속 전문가들은 전자 지갑(e-wallet)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아메리카 익스프레스의 온라인 및 모바일 담당 스테판 하브 수석 부사장은 "플라스틱 카드가 계속 중심이 될 것이다", 홈데포의 금융 서비스 부문 말콤 누네스 선임 매니저는 "우리는 현금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고객들이 현재의 결제 방식을 맘에 들어 한다면서, 이를 바꿀 이유가 없어보인다고 주장했다.

MCX의 도드 로버츠는 지나치게 빨리 모빌리티로 이동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는 앞서 많은 세션에서 강조됐던 주제이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현재 기업들의 전자상거래 열풍이 지나치며, 이로 인해 온라인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츠는 모바일 지갑이 고객 데이터와 관련해 까다로운 문제를 초래한다고 전했다. 이를테면 써드파티 모바일 지갑 공급자가 홈데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쿠폰을 제공하고, 이를 이용하는 고객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가정하자. 이 써드파티 공급자는 홈데포 고객의 수(그리고 신원) 등 많은 정보가 포함된 서비스를 경쟁사인 로우스(Lowe's)에 판매해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누네스는 "시장 선도 업체 입장에서 보자면 모바일 지갑은 우리의 이익을 감소시킬 뿐이다"라고 말했다.

말만 앞서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기업 소속이었던 이들 패널들은 하나같이 고객 데이터를 악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하프는 자신들이 고객 거래 데이터를 잘못 취급하면 대형 소매업체와의 관계가 엉망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하프의 이런 발언이 패널 토론에서는 보기 힘든 논쟁으로 발전을 했다. MCX의 로버츠가 하프의 주장에 허점이 있다면서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로버츠는 자신이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했다고 전했다. 이 항공사의 많은 고객들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이용해 항공권을 구입한다. 그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고객 거래 데이터를 이용해,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고객들에게 누가 보더라도 경쟁이 될 수 있는 상품을 홍보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릭스프레스는 고객 거래 데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정책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례의 고객들은 상점이었기에 최종 고객이 아니었던 것이다.

로버츠는 "약관의 세부 사항을 자세히 읽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기업들은 많은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구매 습관과 선호도를 알고, 어디를 가든 위치를 알고, 과거의 패턴을 기반으로 다음 행선지와 행동을 예측하고 있다. 모바일 기술과 모바일 결제에는 더 많은 소비자 데이터 수집이라는 그림자가 숨어있는 것이다.

이런 미래는 블레이드 러너 속 장면과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데커드는 '인조인간', 블레이드 러너에서의 표현을 빌자면 '복제인간(Replicant)'이다. 그러나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는 백일몽에서 유니콘을 본다. 그런데 영화 막바지에 경찰관 한 명이 데커드의 아파트에 유니콘 오리가미(종이접기 인형)를 내려놓는 장면이 나온다. 데커드, 더 나아가 그의 마음 속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미래에 향유할 편리함에 치러야 할 대가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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