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난당한 스마트폰 대수가 300만 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소매치기들이 훔쳐간 게 가장 많은 빈도수를 차지하지는 않았다.
독자 여러분은 ‘스마트폰 도난’이라는 말을 들을 때 마약 중독자가 고가의 아이폰을 슬쩍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이 아침에 카페라테를 주문한 뒤 이를 받아가면서 자신들의 부주의로 탁자 이에 스마트폰을 그대로 두고 오면서 가장 많은 도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보안 제품 업체인 룩아웃(Lookout)이 2,400명의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앞서 말한 상황은 카페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며 스마트폰 도난의 약 44%가 이처럼 ‘아차’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뺏어서 달아나는 경우는 1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룩아웃은 휴대전화 도난에 대해 사람들이 걱정하도록 하는 데에 관심을 보이는 회사지만 이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IDG 리서치에 의뢰해 5개국의 응답자들의 답변을 취합했기 때문에 필자는 이 조사 결과에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컨슈머리포트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300만 개 이상의 휴대전화가 분실됐으며 이는 확실히 심각한 문제다.
우리들 대부분은 고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휴대폰을 도난당한 적이 있다고 말한 사람들 가운데 약 75%는 이를 즉각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룩아웃의 보안 커뮤니케이션 총괄인 알리시아 디비토리오에 따르면, 즉시 도난 사실을 알리지 않아 복구가 더 어려워진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휴대전화를 복구하기 위해 자신을 위험해 처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한 응답자들의 숫자다. 5명 중 1명은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겠다고 답했으며 20%는 휴대전화를 되찾을 수 있다면 더 큰 위험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자경주의(vigilantism)를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디비토리오 말했다.
많은 도난 피해자가 자경주의 권장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그렇게 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스마트폰에 킬 스위치 추가를 요구하는 샌프란시스코 지방 검찰청 조지 스콘은 피해자들이 종종 길에서 도둑을 쫓아가는 것보다 집에 앉아서 스마트폰 도둑의 동선을 파악하는 등 많은 일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는 성공했다, 일부는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독자 여러분이 드라마를 정말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카페에서 바리스타들과 수다를 떨기 전에 주머니에 휴대폰을 집어 넣는 행동이 은신처에 있는 도둑을 쫓는 것보다 더 의미 있을 것이다.
*Bill Snyder는 비즈니스와 IT에 대한 칼럼을 쓰는 저널리스트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