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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교훈' 사라진 운영체제 5종이 전하는 이야기

2015.11.04 Ian Paul  |  PCWorld
망자들이 무덤에서 일어나는 할로윈을 맞아 과거 운영체제의 영혼을 소환해보자. 흉악한 인터페이스를 되짚어 보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들 디지털 시체가 남긴 교훈, 성공한 역사와 실패한 역사를 되돌아보자는 이야기이다. 어쩌면 무덤 위로 비밀이 드러날지도 모르겠다.

윈도우 XP
윈도우 XP는 시작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우리가 XP로 기억하는 운영 시스템을 완성시킨 것은 서비스 팩 2이다. 그러나 2001년 출시 때부터 기본적인 부분이 완성되어 있었다. 윈도우 XP는 오랜 수명을 유지하는 운명을 갖고 태어난 운영 시스템이다.

윈도우 XP의 수명이 연장되도록 만든 시발점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펜(Sisyphean)이 새로운 기능에 대한 야심을 품고 추진한 롱혼(Longhorn) 프로젝트이다. 롱혼의 가시화가 지연되면서, 친숙하고, 사실상 보편적인 운영 시스템으로 자리잡은 XP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어떤 종류의 변화도 거부했다.


그러다 개발에 착수한지 5년 6개월만인 2007년, 롱혼은 마침내 윈도우 비스타(Windows Vista)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XP 대체재에 기겁을 하고 말았다. 2년 뒤 윈도우 7이 출시됐고, 그제서야 윈도우 XP의 생명력이 소멸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윈도우 7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운영 시스템으로 윈도우 XP를 대체하기까지 4~5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사람에 따라 기간에 차이가 있음).

넷 애플리케이션(Net Applications)에 따르면, XP는 이후 버전이 4개나 등장할 만큼 긴 세월인 14년이 넘은 지금까지 온라인 PC 사용량의 12%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더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1년 6개월 전인 2014년 4월 XP 보안 업데이트를 중단한 상태이다.

교훈: 소프트웨어 수명을 지나치게 늘리지 말자. 아주 위험한 '좀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 RT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고 ARM용 윈도우로 불렸던 윈도우 RT를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그 가능성에 흥분을 했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 모바일 장치에 효과적인 ARM 프로세서 아키텍처에 맞는 윈도우 버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윈도우 RT는 대실패작이 됐다. 윈도우 RT는 윈도우 8과 마찬가지로 데스크톱 인터페이스와 모던 UI라는 이중 정체성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데스크톱에 문제가 많았다. 기존의 윈도우 소프트웨어를 실행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만 지원했다. 윈도우 RT는 사용자에게 제대로 된 터치 친화형 기능과 앱을 제공하지 못했다. 개발자들을 설득해, 윈도우 스토어용 모던 앱을 개발하도록 만드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RT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앱과 웹 브라우저만 지원하는 운영 시스템이 되고 말았다. 한편, 인텔 아톰 칩의 에너지 효율성이 ARM에 버금가는 상태로 발전하면서, ARM용 윈도우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RT에 대한 방향성이 없었다. 그 결과, 무관심 속에 생을 마칠 운명을 가진 생태계가 되고 말았다. 윈도우 RT 태블릿은 윈도우 10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저가 모델인 서피스 3에서조차 윈도우 RT를 배격했다.

교훈: 윈도우 10의 유니버셜 앱과 윈도우 폰 호환성에도 윈도우 RT의 '유령'이 남아있다. 윈도우 RT는 급진적인 인터페이스와 제한된 소프트웨어로 소비자에게 '재앙'이나 다름 없는 운영 시스템이었다. 생태계를 발전시키겠다고 '필요한 것'을 '불필요한 것'으로 대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맥 OS
애플은 PC, 그리고 기술은 사용자에게 즐거운 경험, 더 나아가 환상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리고 첫 번째 맥킨토시 운영 시스템에서 이런 철학과 비전을 표면화했다. 첫 번째 맥 OS는 가정용 사용자에게 시각적인 PC 인터페이스와 마우스 탐색 경험을 보급시킨 OS였다.

그러나 단점도 있었다. 맥 OS가 환상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적인 '재치'와 영리한 솔루션 덕분이었다. 이는 제약이 많던 시스템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도움을 줬다. 결과적으로 첫 번째 맥킨토시 사용자는 RAM의 제약으로 끊임 없이 디스크를 교체해야 했다.

큰 불편함을 초래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를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스크린이 제공하는 사용자 경험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교훈: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어도, 사용자 경험이 경쟁 제품을 압도하면 사랑 받는다.

IBM OS/2
IBM은 컴퓨터 시대가 열린 초창기에 PC 시장의 절대적인 강자였다. IBM은 새 OS로 하드웨어 판매를 신장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마이크로소트와 운영 시스템인 OS/2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잠시 동안은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3.0을 출시하면서 OS/2의 생명력이 꺼져가기 시작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를 중시하겠다는 명분으로 OS/2 공동 개발을 중단했고, IBM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뒤쫓는 위치로 전락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도 윈도우와 OS/2 중 나은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에 관한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어쨌든, OS/2의 몰락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든 부분에서 IBM을 능가하도록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늘 날과 마찬가지로 각종 하드웨어에 윈도우를 탑재해 묶음 판매했다. 반면 OS/2는 별도로 판매됐으며, IBM 장치 매출 신장에 목적이 있었다. 이런 전략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거인을 상대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교활함'을 넘어서지도 못했다. OS/2는 윈도우 95 출시와 함께 생명력을 잃었다. 2000년까지 서서히 사라져갔다. 그러나 윈도우 XP와 마찬가지로, 구형 ATM이나 중소기업의 재고 관리 시스템에 남아있는 OS/2가 있다.

교훈: '거인'도 몰락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8과 10에서 했던 것처럼 적응을 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리눅스의 유령
2015년, 우리는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리눅스 배포판인 만드리바(Mandriva)에 작별 인사를 고했다. 이 리눅스 배포판은 원래 만드레이크(Mandrake)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2005년 코넥티바(Conectiva)라는 회사와 합병하면서 만드리바로 이름을 바꿨다. 많은 '베테랑' 리눅스 사용자가 처음 사용한 리눅스 배포판이 만드레이크나 만드리바이다.


그러다 2004년 캐노니컬(Canonical)이 우분투(Ubuntu)를 출시하면서 '쉬운 리눅스'라는 입지를 잃었다. 그리고 7년 뒤 개발이 중단됐다. 만드리바는 망각의 강으로 사라진 수 많은 리눅스 배포판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는 최근 이런 리눅스 배포판인 크런치뱅(CrunchBang)을 다뤘었다.

리눅스는 서버 시장에서는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데스크톱용으로는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리눅스의 개방성은 많은 개발자가 저마다 리눅스 배포판을 개발하도록 만들었고, 이 수 많은 배포판이 작은 사용자 기반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주 인기 있는 배포판의 경우에도 '건강한 사용자 이탈'이 존재한다.

교훈: 특정 리눅스 배포판에 빠져들지 말기 바란다. 생각보다 빨리 다른 배포판으로 옮겨갈 수 있다.

지금까지 지금은 사라진 운영 시스템에 대해 알아봤다. 이제 내년 할로윈까지 납골당 문을 닫겠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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