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4

칼럼 | 삼성이 구글의 1/100?

정철환 | CIO KR
대한민국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거나 가져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얼마 전 삼성이 구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빗대어 자사의 소프트웨어 인력에 대해 평가한 (폄하한) 기사를 보고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스마트폰 전성시대가 오고 삼성의 안드로이드 폰이 세계 시장에서 질주할 때 많은 이들이 결국 삼성은 소프트웨어의 경쟁력 문제로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그 잘 나가는 몇 년간 소프트웨어는 늘 하드웨어에 밀려 뒷전이었다. 언론에서도 신모델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하드웨어의 스펙에 대한 설명만 장황했을 뿐 소프트웨어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 기사가 나온 것일까?

인공지능, 모바일, 빅데이터, 자율 주행차, 로봇, 공유경제 등 최근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중심이 되는 기술과 사상에는 공통적으로 중심에 소프트웨어가 있다. 하드웨어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이 핵심이 되리라는 것이다. 이미 IT 분야의 하드웨어는 중국을 중심으로 제3세계와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하지만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의 기업이 보여주듯이 자체 하드웨어 생산공장이 없어도 세계의 IT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프트웨어는 한번 우위를 점한 기업을 경쟁사가 따라잡는 것이 하드웨어 기술을 따라가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렵다. 삼성이 이런 면에서 한계를 느끼고 자사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늦었지만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지적에 대한 원인 분석과 향후 대책이 아닐까? 아마도 삼성 내부에서 자사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부족한 이유를 개발자 개개인의 역량 차이에서 찾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관련 기사에서 언급하길 “지금 당장 문제 해결 평가 방식으로 구글 입사를 시도한다면 1~2%만 제외하고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 했기 때문이다. 이 말의 행간을 음미해보면 삼성의 개발자 개개인들이 구글에 입사를 시도할 때 100명 중 1~2명만 입사할 실력을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해서 개발자의 실력이 전반적으로 뒤처진다는 뜻이다. 고로 삼성의 경영진은 ‘소프트웨어 역량이 뒤떨어지는 것은 능력이 부족한 개발자들 탓이다’라고 결론을 지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그래서 요즘 삼성에서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출신의 엔지니어들을 아주 높은 금액을 주고 모셔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즉 개발자를 바꿔서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하자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이 방안으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구글이나 애플의 핵심 개발자 및 실리콘밸리의 유능한 개발자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 역량은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임시적인 처방이지 근원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 우리나가 국가대표팀에 매시와 호날두, 루니 등등 쟁쟁한 선수들 몇몇을 영입하고도 감독을 그대로 두고 축구협회를 그대로 두고도 세계 일류 축구팀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2002년에 경험을 한번 해 봤다. 선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축구 감독을 바꾸고 축구협회가 간섭하지 못하게 했을 때의 결과를…


기업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축구팀의 역량과 같지는 않겠지만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소프트웨어의 역량이 뒤떨어진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문제 제기까지는 좋았으나 그 후에 이를 개선하려는 방안으로 인력 구조조정이나 조직 통폐합 등을 들고나온다면 처음부터 문제 제기의 이유가 다른 데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할 것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미래를 위해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갖추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번 문제 제기를 통해 정말 올바른 방향으로 삼성은 물론 국내 소프트웨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장기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2016.07.04

칼럼 | 삼성이 구글의 1/100?

정철환 | CIO KR
대한민국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거나 가져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얼마 전 삼성이 구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빗대어 자사의 소프트웨어 인력에 대해 평가한 (폄하한) 기사를 보고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스마트폰 전성시대가 오고 삼성의 안드로이드 폰이 세계 시장에서 질주할 때 많은 이들이 결국 삼성은 소프트웨어의 경쟁력 문제로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그 잘 나가는 몇 년간 소프트웨어는 늘 하드웨어에 밀려 뒷전이었다. 언론에서도 신모델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하드웨어의 스펙에 대한 설명만 장황했을 뿐 소프트웨어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 기사가 나온 것일까?

인공지능, 모바일, 빅데이터, 자율 주행차, 로봇, 공유경제 등 최근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중심이 되는 기술과 사상에는 공통적으로 중심에 소프트웨어가 있다. 하드웨어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이 핵심이 되리라는 것이다. 이미 IT 분야의 하드웨어는 중국을 중심으로 제3세계와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하지만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의 기업이 보여주듯이 자체 하드웨어 생산공장이 없어도 세계의 IT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프트웨어는 한번 우위를 점한 기업을 경쟁사가 따라잡는 것이 하드웨어 기술을 따라가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렵다. 삼성이 이런 면에서 한계를 느끼고 자사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늦었지만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지적에 대한 원인 분석과 향후 대책이 아닐까? 아마도 삼성 내부에서 자사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부족한 이유를 개발자 개개인의 역량 차이에서 찾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관련 기사에서 언급하길 “지금 당장 문제 해결 평가 방식으로 구글 입사를 시도한다면 1~2%만 제외하고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 했기 때문이다. 이 말의 행간을 음미해보면 삼성의 개발자 개개인들이 구글에 입사를 시도할 때 100명 중 1~2명만 입사할 실력을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해서 개발자의 실력이 전반적으로 뒤처진다는 뜻이다. 고로 삼성의 경영진은 ‘소프트웨어 역량이 뒤떨어지는 것은 능력이 부족한 개발자들 탓이다’라고 결론을 지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그래서 요즘 삼성에서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출신의 엔지니어들을 아주 높은 금액을 주고 모셔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즉 개발자를 바꿔서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하자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이 방안으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구글이나 애플의 핵심 개발자 및 실리콘밸리의 유능한 개발자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 역량은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임시적인 처방이지 근원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 우리나가 국가대표팀에 매시와 호날두, 루니 등등 쟁쟁한 선수들 몇몇을 영입하고도 감독을 그대로 두고 축구협회를 그대로 두고도 세계 일류 축구팀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2002년에 경험을 한번 해 봤다. 선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축구 감독을 바꾸고 축구협회가 간섭하지 못하게 했을 때의 결과를…


기업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축구팀의 역량과 같지는 않겠지만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소프트웨어의 역량이 뒤떨어진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문제 제기까지는 좋았으나 그 후에 이를 개선하려는 방안으로 인력 구조조정이나 조직 통폐합 등을 들고나온다면 처음부터 문제 제기의 이유가 다른 데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할 것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미래를 위해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갖추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번 문제 제기를 통해 정말 올바른 방향으로 삼성은 물론 국내 소프트웨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장기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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