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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가상 비서가 웨어러블 기기의 '킬러 앱'인 이유

2017.11.20 Mike Elgan  |  Computerworld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말로 컴퓨터와 대화하는 세상을 맞이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컴퓨터가 사람과 물리적으로 접촉될 만큼 가까이 있어야 하고, 이처럼 착용하는 컴퓨터, 즉 웨어러블 기기에 꼭 필요한 것이 바로 '가상 비서(virtual assistant)'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가상 비서와 웨어러블 모두에 그리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는 이들 기기를 즐겨 사용했지만 다른 일부는 그렇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2가지 기술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미래의 컴퓨팅'이라고 선뜻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그런 일이 결국 일어날 것으로 확신한다. 어떤 점에서는 필연이라고 믿는다.

모바일 스마트 스피커로서 웨어러블
필자가 웨어러블을 바라보는 관점은 스마트 스피커의 '모바일' 버전이다. 아마존 에코, 구글 홈, 애플 홈팟 같은 것이다(애플은 최근 홈팟 출시일을 내년 초로 연기했다).

잠시 시간을 돌려 아마존 에코 스마트 스피커가 처음 등장한 3년 전을 떠올려보자. 당시 언론은 이 제품에 대해 ‘기이하다’, ‘이상하다’, '유용하지 않다’, ‘새롭지 않다’ 같은 악평을 쏟아냈다. 얼리 어답터들도 노골적으로 비아냥댔다. 가상 비서는 이미 휴대폰에 적용돼 있으므로 ‘의미없다’는 것이 주요 이유였다.

이런 반응은 일면 이해할 수 있다. 휴대폰의 비서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사용하기 매우 편리하다. 이미 이런 편리함을 누리고 있는데 그냥 허공에 대고 말하는 '추가적인 편리함’은 시시해 보이기도 한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잘못된 가설을 기반으로 한다. "신기술은 그것 자체가 필요하고, 실용적이며 혹은 유익하기 때문에 주류로 올라서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검증된 적 없고 실제로도 사실이 아닌 가설이다.

에코가 판매를 시작했을 때 필자는 이 기기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상당한 대중성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반대 진영의 주장은 단순했다. 누구도 스마트 스피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맞다. 누구도 스마트폰과 4K TV, 드론 같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필요’라는 개념으로는 문화의 변화를 촉발하는 신기술의 부상을 절대 설명할 수 없다.

특정 IT 제품이 크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사용하는 과정에서 '좋은 기분'이 들도록 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에코가 공전의 히트는 치고 아마존이 최대 IT 업체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한 것도 같은 이유다. 사용할 때 좋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 기분을 이해하려면 스마트 스피커를 기기나 제품 혹은 기술로 생각하지 말고, 사람의 특정한 행동을 대신 해주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집에서 스마트 스피커를 이용하면 그냥 말로 질문하고 말로 대답을 들을 수 있다. 마치 전등을 켜는 것과 같다. 매우 직관적이고 만족스럽다. 이러한 기쁨은 일반 소비자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도 하다. 따라서 필자는 앞으로 수년간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 AI 가상 비서가 더 똑똑해지고 개선될 것이다.
- 타이핑 대신 말로 하는 작업이 더 많아질 것이다.
- 스마트 스피커를 구매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이다.
-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다.

실제로 가상 비서는 웨어러블 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인터넷이 스마트폰에 안성맞춤인 것과 비슷하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9년이다. 그러나 1990년대까지 이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결정적인 변화는 웹이 개발된 1980년대 말에 시작됐다. 1993년에는 첫번째 윈도우 웹 브라우저가 개발됐다.

이후 불과 10여년만에 이제 기업과 개인 대부분은 인터넷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인터넷 없이는 하루도 살수 없다고 할 정도다. 이제 모두가 24시간 인터넷에 연결된 환경을 추구한다. 이에 대한 대중의 욕망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가상 비서도 마찬가지다. 가상 비서를 지원하는 스마트 스피커 없이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아마존 에코와 구글 홈에 대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곧 애플 홈팟도 이들의 구매 리스트에 올라갈 것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어느 순간 대중은 '스마트 스피커 방식'을 사용할 수 없는 기기에서는 ‘기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좀 떨어져 있어도 그냥 말로 명령할 수 있는 스마트 스피커를 24시간 이용하고자 할 것이다. 일부 스마트폰은 핸즈프리 기능과 가상 비서 기능을 지원하지만 이를 '스마트 스피커 방식'으로 사용하기 힘들다. 스마트폰이 주머니 속에 있는 상황 등을 가정하면 스마트 스피커의 사용성과 큰 차이가 있다. 이어버드 같은 웨어러블 주변기기를 착용하고 있어야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다.


AI 웨어러블의 등장
IT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 자료에 따르면, 올해 판매된 웨어러블 기기의 약 1/3이 인공지능(AI) 기능을 지원한다. 이들 AI 웨어러블의 절반 이상이 이른바 ‘히어러블(hearables)’ 기기로, 애플의 에어팟이나 브라기(Bragi)의 대시(Dash) 같은 스마트 이어버드 형태다. 브라기의 대시 이어버드는 아마존 알렉사 가상 비서를 지원한다.

에어팟은 애플 시리 가상 비서를 완전하게 지원하도록 개발됐다. 에어팟을 두번 탭하면 시리를 부를 수 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을 묻거나 음악과 팟캐스트 등 다른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구글의 픽셀 버드는 전반적으로 평이 좋지 않지만,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합한 것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특정 용도로 만들어진 가상 비서 헤드폰과 이어버드 혹은 비슷한 제품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빈치 2.0(Vinci 2.0), 온보컬 OV(Onvocal OV), 몬스터토크(MonsterTalk) 헤드폰, 소니 N 컨셉, 엑스페리아 이어버드 제품, 라이프빔(Lifebeam)의 비(Vi) 등이 대표적이다. 홍콩 스타트업 ‘오리가미 랩(Origami Labs)’은 스마트 반지 웨어러블을 내놓았다. 골전도 방식으로 소리를 전달하는데, 손가락을 귀에 넣고 통화할 수 있다.

AI 웨어러블 기기 중 가장 흥미로운 제품은 스마트 글래스다. 지금은 극히 일부 기기만 팔리고 있지만, 가상 비서 스마트 글래스의 진정한 시작은 아마존 스마트 글래스와 함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 제품 출시가 임박했다. 애플 같은 기업의 증강 현실 스마트 글래스는 착용하는 있는 내내 가상 비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앞으로 수년간 가상 비서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는 수백 종류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부문에서도 AI 웨어러블 기기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더 강력하게 만들 것이다. 물론 뛰어난 보안성도 지원한다. 미시간 대학의 새 연구결과가 대표적이다. 목소리를 이용한 신원 인증의 보안 취약성을 제거한 특수 목적용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연구팀의 브이어스(VAuth) 기술은 목소리와 신체의 진동을 결합해 고유의 특징을 만든 후 이를 이용해 신원을 확인한다. 보안 보이스 ID의 등장은 키나 키카드, 서명 혹은 다른 ID와 접속 형식을 대신해 가상 비서와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가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즉, 스마트 스피커의 인기와 음성 활용의 증가, 가상 비서의 품질 개선과 AI 웨어러블 기기의 기능 향상, 음성을 이용한 보안 ID의 등장 등은 가상 비서가 웨어러블 기기의 ‘킬러 앱’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동시에 웨어러블 기기는 가상 비서의 '킬러 앱’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나리오의 첫 단계는 각자 선호하는 가상 비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렇게 구매한 스마트 스피커를 집이나 회사 혹은 자동차에서 사용하게 될 것이다. AI 이어버드와 스마트 글래스 또는 다른 웨어러블 기기도 점점 늘어날텐데, 이들 제품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 가상 비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 Mike Elgan은 기술과 기술 문화에 대한 칼럼을 쓰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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