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6

인터뷰 | SC제일은행 현재명 부행장

박해정 | CIO KR

“일을 즐기고 나를 낮추며 상대방을 높이는 게 롱런 비결”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최장 CIO’라는 닉네임을 가진 SC제일은행 현재명 부행장에 대해 어떻게 하면, 장기 집권이 가능한 지 국내 CIO들은 그 비결을 궁금해 했다. 이에 CIO 코리아는 현 부행장을 만나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CIO 시니어 모임이 있는데 거기 나가면, CIO에서 CEO로 멋지게 성공한 분들도 많다. 그분들이 우스갯소리로 내게 ‘한 자리에 그리 오래도록 있으니 성공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CIO의 경험을 살려 금융 기업 CEO가 되신 원명수 부회장님이나 이강태 사장님이 더 훌륭하신 것 같다.”

현 부행장은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기업 풍토와 나와 마음을 합쳐 추진력을 갖춰 일할 수 있었던 직원들, 그게 비결이다.”

그가 말한 롱런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하지만, 정통 은행원 출신도 아니고, 게다가 한국 기업에서 일해 본 적이 전무한 그가 외국계 은행이라고 하지만, 한국에서 들어와 어떻게 IT조직을 끌고 갈 수 있었는지 궁금증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현 부행장은 멋쩍어 하면서 덧붙였다. “SC제일은행이 외국계 회사다 보니,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를 따르고 사람에 대한 평가도 투명하게 진행하는데, 특별히 잘못이 없거나 무능하지 않으면 계속 같이 가려는 경향이 있다. 이 부분이 미국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으로서는 유리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다음은 IT부서원들이다. 어려웠던 순간도 있었지만 직원들이 나를 믿고 따라왔다.”

그는 직장경력 36년 중 22년을 미국에서 보냈다. 양쪽의 경험은 그에게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현 부행장은 외국인 경영진들에게 한국을 설득시키고, 한국인들에게 외국 기업문화를 이해시키며 양쪽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현 부행장과 관련해 SC제일은행에는 전설적인 사건이 하나 있다. 2000년 3월 12일에 부임했던 현 부행장은 한달 뒤인 4월에 IT직원 300명과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검단산에 올랐다. 등산이 끝나고 300명이 6개 식당에 나눠 회식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현 부행장은 300명과 일일이 술잔을 나눴다. 물론 소주잔을 가득 채우지는 않았지만, 그 일은 현 부행장을 ‘300명과 술잔을 주고 받은 임원’으로 각인시킨 사건이 됐다.  

“내가 우리 직원들 마음을 얻는 게 바로 그날이다. 그 때 직원들 전부와 술을 주고 받으면서 ‘은행에 입사한 이후 임원에게 소주잔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 날 이후, 내가 하자고 하면, 직원들이 나를 믿고 따라왔다.”

현 부행장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하지만, 그런 우호적인 분위기는 그 자신이 만들어간 것이다.

시중 은행과 다른 행보
IT투자 붐이 한창 일어났던 지난 10여 년 동안 많은 은행들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과 달리 SC제일은행은 이를 구축하지 않았다. 대신 SC제일은행은 국내 시중 은행 중 가장 먼저 BCP(비즈니스 연속성)를 위한 재해복구(DR)센터와 백업시스템에 투자했다.

“미국에서 BCP를 갖추지 않은 기업들은 911 사건 이후 복구하는 데 1주일이 걸렸다. 2000년 이후 미국 정부는 BCP를 기업들에게 반드시 갖추도록 요구했다. 한국에서는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해야만 IT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2011.06.16

인터뷰 | SC제일은행 현재명 부행장

박해정 | CIO KR

“일을 즐기고 나를 낮추며 상대방을 높이는 게 롱런 비결”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최장 CIO’라는 닉네임을 가진 SC제일은행 현재명 부행장에 대해 어떻게 하면, 장기 집권이 가능한 지 국내 CIO들은 그 비결을 궁금해 했다. 이에 CIO 코리아는 현 부행장을 만나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CIO 시니어 모임이 있는데 거기 나가면, CIO에서 CEO로 멋지게 성공한 분들도 많다. 그분들이 우스갯소리로 내게 ‘한 자리에 그리 오래도록 있으니 성공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CIO의 경험을 살려 금융 기업 CEO가 되신 원명수 부회장님이나 이강태 사장님이 더 훌륭하신 것 같다.”

현 부행장은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기업 풍토와 나와 마음을 합쳐 추진력을 갖춰 일할 수 있었던 직원들, 그게 비결이다.”

그가 말한 롱런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하지만, 정통 은행원 출신도 아니고, 게다가 한국 기업에서 일해 본 적이 전무한 그가 외국계 은행이라고 하지만, 한국에서 들어와 어떻게 IT조직을 끌고 갈 수 있었는지 궁금증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현 부행장은 멋쩍어 하면서 덧붙였다. “SC제일은행이 외국계 회사다 보니,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를 따르고 사람에 대한 평가도 투명하게 진행하는데, 특별히 잘못이 없거나 무능하지 않으면 계속 같이 가려는 경향이 있다. 이 부분이 미국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으로서는 유리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다음은 IT부서원들이다. 어려웠던 순간도 있었지만 직원들이 나를 믿고 따라왔다.”

그는 직장경력 36년 중 22년을 미국에서 보냈다. 양쪽의 경험은 그에게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현 부행장은 외국인 경영진들에게 한국을 설득시키고, 한국인들에게 외국 기업문화를 이해시키며 양쪽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현 부행장과 관련해 SC제일은행에는 전설적인 사건이 하나 있다. 2000년 3월 12일에 부임했던 현 부행장은 한달 뒤인 4월에 IT직원 300명과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검단산에 올랐다. 등산이 끝나고 300명이 6개 식당에 나눠 회식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현 부행장은 300명과 일일이 술잔을 나눴다. 물론 소주잔을 가득 채우지는 않았지만, 그 일은 현 부행장을 ‘300명과 술잔을 주고 받은 임원’으로 각인시킨 사건이 됐다.  

“내가 우리 직원들 마음을 얻는 게 바로 그날이다. 그 때 직원들 전부와 술을 주고 받으면서 ‘은행에 입사한 이후 임원에게 소주잔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 날 이후, 내가 하자고 하면, 직원들이 나를 믿고 따라왔다.”

현 부행장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하지만, 그런 우호적인 분위기는 그 자신이 만들어간 것이다.

시중 은행과 다른 행보
IT투자 붐이 한창 일어났던 지난 10여 년 동안 많은 은행들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과 달리 SC제일은행은 이를 구축하지 않았다. 대신 SC제일은행은 국내 시중 은행 중 가장 먼저 BCP(비즈니스 연속성)를 위한 재해복구(DR)센터와 백업시스템에 투자했다.

“미국에서 BCP를 갖추지 않은 기업들은 911 사건 이후 복구하는 데 1주일이 걸렸다. 2000년 이후 미국 정부는 BCP를 기업들에게 반드시 갖추도록 요구했다. 한국에서는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해야만 IT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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