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6

골프인문학 | '미친놈'과 골프

김민철 | CIO KR
작년 한 투어프로와 연습라운딩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그는 프로 자격에서 투어 시드까지 일사천리로 획득한 후 해외투어를 준비하는 것이 언론에 화제가 될 정도로 유망주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매우 미안한 말이지만 라운딩을 마친 후 나는 그가 크게 될 그릇이 아니라는 나름의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나로 하여금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평소에 골프를 대하는 태도였다. 중요한 시합을 목전에 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평범한 연습라운딩이기는 했지만, 그는 “아 빨리 집에 가고 싶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어린 나이에 집을 자주 떠나 있어야 함을 감안하더라도 자발적 동기 부여라는 측면에서 그렇게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정적임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보다 중요한 두 번째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프레지던트컵에 대한 관전평이었다. 그는 “와, 정말 눈이 튀어나올 정도더라구요.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아요”라는 요지의 말을 했던 것이다.

많은 독자 여러분들은 세계 탑 클래스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그렇게 놀라고 감탄하는 것이 부정적인 평가의 근거가 될 것인가 의아해할 테지만, 그가 일반 골퍼나 프로 지망생이 아니라 해외 진출을 앞둔 유망주임을 감안하면 그런 판단의 합리성은 충분하다. 이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좀 돌아갈 필요가 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재벌기업 창업자의 탄생 100주기를 맞이하여 회사와 가족들이 기념논문집을 기획한 바 있다. 국내 유수의 학자들을 망라한 필진에 전혀 어울리지 않게 내가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나를 아주 아끼고 신뢰하는 한 교수님의 적극적인 추천에 의한 것이었다.

뭔가 우상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감에 처음에는 참여를 거부했지만, 일반적인 집필 작업과는 비교하기 힘든 원고료를 듣고 마음이 흔들려 마침내 참여를 결정하게 되었다. 동양철학이 전공인 나는 그 창업자의 의식 저변에 깔린 유학사상의 영향을 조망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소학교를 마친 것이 전부인 그와 유학 사상의 연관성을 설명한다는 것은 미리 예감했던 억지 끼워맞추기 식의 우상화 바로 그것일 수밖에 없다고 느껴졌던 것이다.

그런데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혀 뜻밖의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어떤 분야에서든 일가를 이룬 사람에게는 진심으로 존경할 만한 점이 있으며, 거기에서 유학사상의 영향이 충분히 감지된다는 결론에 너무나도 빨리 도달하게 된 것이다. 나는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나름의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며 느낀 그대로 진솔하게 논문 작업을 마쳤다.

사업가였던 그에 대한 연구는 주로 자서전과 언행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이 상당 부분 미화된 것이었음을 감안한다 해도 그의 행적에는 놀라운 점들이 많았다. 그 가운데 내가 발견한 그와 유학의 연결 고리는 바로 맹자였다.

맹자는 ‘광자(狂者)’, 즉 미친놈을 아주 높이 평가했는데, 그 창업자 역시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곤 했던 것이다. 맹자가 광자를 찬양한 것은 중용(中庸) 혹은 중도(中道)의 덕을 갖춘 사람을 발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면, 진취적인 기상과 도전 정신으로 이상을 추구하는 광자와 위험보다는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 ‘견자(獧者)’의 부류일 수밖에 없는데, 맹자는 광자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 그의 정신적 스승인 공자의 뜻이라고 여긴 것이다.

실제로 공자와 맹자 두 사람은 모두 광자의 표본이었다. 열국(列國)간의 끊임없는 전쟁으로 천하가 어지럽던 시기에 평생 철환천하(轍環天下)하며 군사력이 아니라 덕을 베푸는 정치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상론을 펼쳐 사람들로부터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줄을 알면서도 하는 사람”이라는 평을 들었던 것이다.

그들은 분명 생전에 상앙이나 이사와 같이 부국강병을 주장한 현실론자들처럼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인류의 커다란 스승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인류 역사의 커다란 발전은 대부분 그런 ‘미친 놈’들의 황당한 생각에 의해 이루어진다. 인간이 유인원에서 진화했다는 생각이나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생각,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생각, 신은 이데올로기의 산물이며 인간의 사고는 하부구조에 의해 지배된다는 생각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무수한 진보들이 다른 사람들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것을 생각해내고 실현하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에 의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한 업적을 성취해 낸 그 0.00001%의 ‘미친 놈’들은 실상은 천재요, 선구자요, 예지자인 것이다.

문제의 창업자 역시 전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사람들로부터 미쳤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하지만 또 다른 눈으로 보면 획기적인 판단과 과감한 행동으로 무수한 위기를 돌파하곤 했는데, 나는 그것이 어린 시절 그가 조부에게서 교육받았던 <사서(四書)>,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공자와 맹자의 영향이라고 지적하며, 그를 ‘광자의 화신’이라 칭했으며, 유학을 전공하던 시절 맨시언(Mancian), 즉 맹자주의자임을 자처했던 나는 그와 나 사이에 맹자를 매개로 한 유사성을 발견하고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기업과 창업자 가족들은 당신들에게 절대적인 인물을 어쨌든 ‘미친놈’이라 칭한 내 글에 커다란 부담을 느꼈지만 말이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이제 다시 처음을 이야기를 이어 가 보도록 하자.

나와 연습라운딩을 했던 그 유망주 투어프로에게는 이러한 진취적인 정신이 결여되어 있었다. 맹자는 “성인(聖人)이 나와 다를 게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노력해서 그와 같은 행동과 말을 한다면 내가 바로 성인인 것이다”라고 외쳤지만, 그는 “내가 노력해서 저들을 꺾으면 내가 바로 세계적인 선수일 뿐이다”라는 자신감과 기개를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 실제로는 해외 투어 진출에 실패했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그가 그리 찬탄해 마지 않던 선수들이 바로 그의 경쟁자인데, 그들에게 그렇게 주눅이 들어서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중, 내가 즐겨 보는 격투 프로그램인 UFC에 갓 데뷔한 최두호라는 우리나라 선수의 인터뷰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누구나 긴장하여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세계 최고의 격투기 무대에서 너무나 편하게 즐기듯이 상대를 1라운드에 제압한 뒤 여유롭게 웃으면서 “격투 실력은 내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라는 당당한 인터뷰를 한 것이다.

자신의 가능성에 한계를 두고 정진한다면 목표를 100% 성취한다 해도 결과물은 커다란 것일 수 없다. 반면 사람들에게 미친놈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을지라도 커다란 꿈을 가지고 정진하는 사람은 설사 그 꿈을 다 이루지 못 할지라도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성과를 이루게 될 것이다. 불행한 어린 시절의 환경으로 인해 포르노 배우로 생활하면서도 세계적인 영화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직접 쓴 시나리오를 들고 500개 영화사의 문을 두드려 1,855번이나 퇴짜를 맞았지만, 불굴의 집념으로 마침내 <록키>라는 영화를 탄생시킨 실베스터 스탤론을 내가 존경하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30~40대에 골프를 시작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목표는 대체로 싱글이다. 40세에 우연히 골프채를 처음 잡은 내가 싱글을 목표로 연구와 연습을 했다면, 나는 아마도 가끔 싱글에 진입하는 보기 플레이어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내가 TV에서 보는 프로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믿으며 정진했기 때문에, 실제로 그 정도 경지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을지라도, 투어가 아닌 일반 프로들이나 선수 출신의 젊은 프로 지망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생각보다 오래, 그리고 먼 길을 가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앞서 말한 유망주, 혹은 연습라운딩을 함께 해 본 여러 투어 프로선수 정도의 경지에는 이를 수 있다고 믿는다. 나아가 독학으로 여기까지 왔고, 또 계속 나아갈 것이기에 레슨에 있어서는 지금도 내가 최고라고 자부한다.

큰일을 이루려면 미치지 않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필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강의와 글쓰기를 해 왔다. 몇 권의 전문서적과 교양서적을 저술하여 학술원과 문광부 등에서 우수 도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40세에 우연히 골프를 시작하여, 독학으로 8개월여 만에 싱글 타수를 기록하고, 11개월 만에 군소 단체 티칭 프로 시험을 통과하기도 했다 이후 USGTF 티칭 프로 자격을 획득한 뒤, 현재는 혁명적인 레슨으로 모든 골퍼들에게 1년 내에 싱글 진입을 보장하는 <베리타스골프아카데미(http://cafe.naver.com/veritasgolfacademy)>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ciokr@idg.co.kr
 



2017.01.16

골프인문학 | '미친놈'과 골프

김민철 | CIO KR
작년 한 투어프로와 연습라운딩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그는 프로 자격에서 투어 시드까지 일사천리로 획득한 후 해외투어를 준비하는 것이 언론에 화제가 될 정도로 유망주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매우 미안한 말이지만 라운딩을 마친 후 나는 그가 크게 될 그릇이 아니라는 나름의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나로 하여금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평소에 골프를 대하는 태도였다. 중요한 시합을 목전에 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평범한 연습라운딩이기는 했지만, 그는 “아 빨리 집에 가고 싶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어린 나이에 집을 자주 떠나 있어야 함을 감안하더라도 자발적 동기 부여라는 측면에서 그렇게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정적임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보다 중요한 두 번째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프레지던트컵에 대한 관전평이었다. 그는 “와, 정말 눈이 튀어나올 정도더라구요.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아요”라는 요지의 말을 했던 것이다.

많은 독자 여러분들은 세계 탑 클래스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그렇게 놀라고 감탄하는 것이 부정적인 평가의 근거가 될 것인가 의아해할 테지만, 그가 일반 골퍼나 프로 지망생이 아니라 해외 진출을 앞둔 유망주임을 감안하면 그런 판단의 합리성은 충분하다. 이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좀 돌아갈 필요가 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재벌기업 창업자의 탄생 100주기를 맞이하여 회사와 가족들이 기념논문집을 기획한 바 있다. 국내 유수의 학자들을 망라한 필진에 전혀 어울리지 않게 내가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나를 아주 아끼고 신뢰하는 한 교수님의 적극적인 추천에 의한 것이었다.

뭔가 우상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감에 처음에는 참여를 거부했지만, 일반적인 집필 작업과는 비교하기 힘든 원고료를 듣고 마음이 흔들려 마침내 참여를 결정하게 되었다. 동양철학이 전공인 나는 그 창업자의 의식 저변에 깔린 유학사상의 영향을 조망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소학교를 마친 것이 전부인 그와 유학 사상의 연관성을 설명한다는 것은 미리 예감했던 억지 끼워맞추기 식의 우상화 바로 그것일 수밖에 없다고 느껴졌던 것이다.

그런데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혀 뜻밖의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어떤 분야에서든 일가를 이룬 사람에게는 진심으로 존경할 만한 점이 있으며, 거기에서 유학사상의 영향이 충분히 감지된다는 결론에 너무나도 빨리 도달하게 된 것이다. 나는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나름의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며 느낀 그대로 진솔하게 논문 작업을 마쳤다.

사업가였던 그에 대한 연구는 주로 자서전과 언행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이 상당 부분 미화된 것이었음을 감안한다 해도 그의 행적에는 놀라운 점들이 많았다. 그 가운데 내가 발견한 그와 유학의 연결 고리는 바로 맹자였다.

맹자는 ‘광자(狂者)’, 즉 미친놈을 아주 높이 평가했는데, 그 창업자 역시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곤 했던 것이다. 맹자가 광자를 찬양한 것은 중용(中庸) 혹은 중도(中道)의 덕을 갖춘 사람을 발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면, 진취적인 기상과 도전 정신으로 이상을 추구하는 광자와 위험보다는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 ‘견자(獧者)’의 부류일 수밖에 없는데, 맹자는 광자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 그의 정신적 스승인 공자의 뜻이라고 여긴 것이다.

실제로 공자와 맹자 두 사람은 모두 광자의 표본이었다. 열국(列國)간의 끊임없는 전쟁으로 천하가 어지럽던 시기에 평생 철환천하(轍環天下)하며 군사력이 아니라 덕을 베푸는 정치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상론을 펼쳐 사람들로부터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줄을 알면서도 하는 사람”이라는 평을 들었던 것이다.

그들은 분명 생전에 상앙이나 이사와 같이 부국강병을 주장한 현실론자들처럼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인류의 커다란 스승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인류 역사의 커다란 발전은 대부분 그런 ‘미친 놈’들의 황당한 생각에 의해 이루어진다. 인간이 유인원에서 진화했다는 생각이나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생각,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생각, 신은 이데올로기의 산물이며 인간의 사고는 하부구조에 의해 지배된다는 생각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무수한 진보들이 다른 사람들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것을 생각해내고 실현하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에 의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한 업적을 성취해 낸 그 0.00001%의 ‘미친 놈’들은 실상은 천재요, 선구자요, 예지자인 것이다.

문제의 창업자 역시 전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사람들로부터 미쳤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하지만 또 다른 눈으로 보면 획기적인 판단과 과감한 행동으로 무수한 위기를 돌파하곤 했는데, 나는 그것이 어린 시절 그가 조부에게서 교육받았던 <사서(四書)>,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공자와 맹자의 영향이라고 지적하며, 그를 ‘광자의 화신’이라 칭했으며, 유학을 전공하던 시절 맨시언(Mancian), 즉 맹자주의자임을 자처했던 나는 그와 나 사이에 맹자를 매개로 한 유사성을 발견하고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기업과 창업자 가족들은 당신들에게 절대적인 인물을 어쨌든 ‘미친놈’이라 칭한 내 글에 커다란 부담을 느꼈지만 말이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이제 다시 처음을 이야기를 이어 가 보도록 하자.

나와 연습라운딩을 했던 그 유망주 투어프로에게는 이러한 진취적인 정신이 결여되어 있었다. 맹자는 “성인(聖人)이 나와 다를 게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노력해서 그와 같은 행동과 말을 한다면 내가 바로 성인인 것이다”라고 외쳤지만, 그는 “내가 노력해서 저들을 꺾으면 내가 바로 세계적인 선수일 뿐이다”라는 자신감과 기개를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 실제로는 해외 투어 진출에 실패했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그가 그리 찬탄해 마지 않던 선수들이 바로 그의 경쟁자인데, 그들에게 그렇게 주눅이 들어서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중, 내가 즐겨 보는 격투 프로그램인 UFC에 갓 데뷔한 최두호라는 우리나라 선수의 인터뷰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누구나 긴장하여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세계 최고의 격투기 무대에서 너무나 편하게 즐기듯이 상대를 1라운드에 제압한 뒤 여유롭게 웃으면서 “격투 실력은 내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라는 당당한 인터뷰를 한 것이다.

자신의 가능성에 한계를 두고 정진한다면 목표를 100% 성취한다 해도 결과물은 커다란 것일 수 없다. 반면 사람들에게 미친놈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을지라도 커다란 꿈을 가지고 정진하는 사람은 설사 그 꿈을 다 이루지 못 할지라도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성과를 이루게 될 것이다. 불행한 어린 시절의 환경으로 인해 포르노 배우로 생활하면서도 세계적인 영화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직접 쓴 시나리오를 들고 500개 영화사의 문을 두드려 1,855번이나 퇴짜를 맞았지만, 불굴의 집념으로 마침내 <록키>라는 영화를 탄생시킨 실베스터 스탤론을 내가 존경하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30~40대에 골프를 시작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목표는 대체로 싱글이다. 40세에 우연히 골프채를 처음 잡은 내가 싱글을 목표로 연구와 연습을 했다면, 나는 아마도 가끔 싱글에 진입하는 보기 플레이어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내가 TV에서 보는 프로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믿으며 정진했기 때문에, 실제로 그 정도 경지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을지라도, 투어가 아닌 일반 프로들이나 선수 출신의 젊은 프로 지망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생각보다 오래, 그리고 먼 길을 가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앞서 말한 유망주, 혹은 연습라운딩을 함께 해 본 여러 투어 프로선수 정도의 경지에는 이를 수 있다고 믿는다. 나아가 독학으로 여기까지 왔고, 또 계속 나아갈 것이기에 레슨에 있어서는 지금도 내가 최고라고 자부한다.

큰일을 이루려면 미치지 않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필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강의와 글쓰기를 해 왔다. 몇 권의 전문서적과 교양서적을 저술하여 학술원과 문광부 등에서 우수 도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40세에 우연히 골프를 시작하여, 독학으로 8개월여 만에 싱글 타수를 기록하고, 11개월 만에 군소 단체 티칭 프로 시험을 통과하기도 했다 이후 USGTF 티칭 프로 자격을 획득한 뒤, 현재는 혁명적인 레슨으로 모든 골퍼들에게 1년 내에 싱글 진입을 보장하는 <베리타스골프아카데미(http://cafe.naver.com/veritasgolfacademy)>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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