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7

골프인문학 | 인간다운 골프와 동물적인 골프

김민철 | CIO KR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지칭하는 말은 다양하다. ‘지혜를 가진 사람’을 뜻하는 ‘호모 사피엔스’나 ‘똑바로 선 사람’, 즉 직립보행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에렉투스’가 가장 잘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 가운데 근래 들어 가장 주목받는 개념 가운데 하나는 바로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루덴스’이다. 인간에게 놀이란 본질적인 요소이며, 놀이야말로 인간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은 놀이를 즐긴다. 하지만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은 그저 야생적인 본능에 따라 뛰어놀 뿐이다. 인간처럼 규칙을 정하고 무리를 이루거나 도구를 사용해서 본능을 문화적으로 승화시킨 놀이를 즐기는 존재는 없다. 개나 고양이에게 공을 던져준다 해도, 그들은 그저 서로 빼앗아서 물어뜯으며 노는 정도이지, 그들에게 경기장을 정해 놓고 어겨서는 안 되는 반칙 행위를 규정하는 등의 행위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는 인간만이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문화란 동물적 본능을 승화시켜 보다 아름답고 세련된 형태로 발전시킨 것이다. 인간도 동물과 같이 먹어야 하지만, 불을 사용하고 그릇을 사용해서 다양한 형태의 음식 문화를 발전시켰다. 인간도 동물과 같이 짝짓기와 번식 행위를 하지만, 결혼 제도와 같은 의례적 문화를 통해 갈등과 투쟁의 요소를 최소화하고, 그 행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이렇게 인간이 동물과 스스로를 차별 지울 수 있었던 것은 이성을 통해서 가능했다. 이성이란 본능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즉각적이고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충동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고려와 계산을 함으로써 보다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사자는 배가 고프면 먹이를 사냥하고, 배불리 먹고 나면 남은 먹이는 버려둔다. 이런 행동은 사자가 남긴 먹이를 먹고 살아가는 다른 종에게 생존 수단을 제공해 준다는 의미가 있을지는 몰라도, 사자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한 행위라고 할 수 없다. 보다 힘이 있을 때 먹이를 미리 사냥해 두고, 그것을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사자의 삶은 훨씬 편하고 윤택해질 것이다.

인간은 그러한 대안을 택함으로써 만물의 지배자가 되고, 문화와 놀이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배가 고프기 전에 미리 농사를 짓거나 채집을 하고, 그렇게 획득한 음식의 재료를 가공하여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으며, 그것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협동하고 배분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내었다. 그렇게 해서 생긴 여가를 통해 놀이와 문화,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모든 우월함은 본능적 충동에 굴복하지 않고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하여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보다 유리할 가능성이 높은 쪽을 선택할 수 있는 상상력과 이성적 판단에 있다. 배가 고플 때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이 보인다고 해서 앞뒤 안 가리고 무작정 먹어버린다거나 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이성을 만났다고 해서 무조건 그에게서 그 욕구를 충족하려 하는 사람을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볍고 흥미로운 골프 얘기를 기대했던 독자들은 너무나 심오해 보이는 철학적 논변에 당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다운 골프와 그렇지 못한 동물적인 골프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배경적 지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통찰력이 있는 일부 독자 여러분께서는 이미 뒤의 내용을 짐작하셨을 수도 있다. 이제 본 주제로 들어가 보기로 하겠다.

인간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호모 루덴스’라는 개념에 골프처럼 잘 어울리는 놀이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모든 놀이나 운동도 규칙을 정해 놓고 도구를 사용하지만 골프처럼 많은 도구를 이용하면서 복잡한 규칙 하에서 하는 놀이는 거의 없다. 게다가 전 세계의 수많은 골퍼들은 골프를 인생 그 자체로 여긴다. 골프는 그저 놀이에 불과한 데 말이다. 개인적으로 나도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놀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이라고 보았던 그 개념의 탁월함을 절감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골퍼들은 그러한 골프의 속성과 본질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한다. 얼마 전 우연히 어떤 사람이 “친구들과 골프를 치다 보면 티샷 두세 개 중 하나는 OB가 나요. 거리 싸움이 되어 버리니까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또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파온된 공을 버디로 연결하기 위해 과도하게 긴장된 퍼팅을 하다가 쓰리퍼팅이나 포퍼팅으로 이어진 후, “버디가 보기가 되어 버렸네”라고 말하곤 한다.

대다수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공감하고 또 그렇게 행동할 만한 이런 말들을 들으면 나는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그것은 ‘호모 루덴스’라는 개념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골프라는 놀이를 즐기는 인간답고 합리적인 방식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하는 골프는 규칙과 도구는 사용한다는 측면에서만 인간적일 뿐,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본능과 충동에 의해 지배되는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는 인간답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자.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 거리를 내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고 OB를 내지 않기 위해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한 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두 개의 OB를 범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주의조차 기울이지 않은 채 동반자와 같은, 혹은 그를 넘어서는 비거리를 내고자 하는 충동적인 욕구에 굴복한다면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몇 배 이상 커진다.


그렇다면 전자를 선택하는 것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선택이자 행위이며,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그의 말 자체를 통해 보면 그 말을 한 사람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할 뿐 아니라 인정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불끈 솟아나는 충동을 이기지 못한 채 불합리한 선택을 하고 만다. 이는 백화점에서 고가품을 보고 생겨난 충동 때문에 앞뒤 안 가리고 절도 행위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버디가 보기가 되는’ 경우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골프 선수들도 1~2m의 퍼팅을 실수하는 장면을 방송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그 정도 거리에서 50% 이상의 성공률을 장담할 수 없다. 그 거리가 멀어지면 성공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진다. 수준이 높은 프로는 아니지만 나와 같은 프로도 10m가 넘는 퍼팅을 할 때면 머리가 쭈뼛 설 정도로 긴장을 한다. 그렇게 해야만 쓰리퍼팅의 우를 범하지 않고 안정되게 파를 기록해서 홀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마추어 골퍼가 10m 이상의 거리에서 홀인을 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유사할 것이다. 복권을 사서는 그 당첨금이 마치 이미 자기 것이 된 것처럼 생각하거나, 혹은 당첨이 되지 않았을 때 자기 소유의 돈을 잃은 것처럼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나 그를 제정신이 아니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먼 거리를 퍼팅을 해야 할 상황에서 마치 버디가 예약된 것처럼 여기다가, 욕심 때문에 오히려 보기나 더블 보기를 범하게 되는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당장의 욕심을 버리고, 지금의 판단에 따라 행동했을 때 어떤 결과가 일어날 확률이 더 높은지를 신중히 생각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리한 선택을 하는 것이야말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의 우월성이며, 그러한 원칙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할 때 진정으로 ‘호모 루덴스’의 정신을 실현한 골프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골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이런 사실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본능적인 충동에 굴복하는 동물적인 골프가 아니라, 사려 깊은 인간다운 골프를 하는 것만으로도 스코어를 5~10타 이상 줄일 수 있다. 골프를 멘탈 게임이라고 말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필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강의와 글쓰기를 해 왔다. 몇 권의 전문서적과 교양서적을 저술하여 학술원과 문광부 등에서 우수 도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40세에 우연히 골프를 시작하여, 독학으로 8개월여 만에 싱글 타수를 기록하고, 11개월 만에 군소 단체 티칭 프로 시험을 통과하기도 했다 이후 USGTF 티칭 프로 자격을 획득한 뒤, 현재는 혁명적인 레슨으로 모든 골퍼들에게 1년 내에 싱글 진입을 보장하는 <베리타스골프아카데미(http://cafe.naver.com/veritasgolfacademy)>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ciokr@idg.co.kr



2016.10.17

골프인문학 | 인간다운 골프와 동물적인 골프

김민철 | CIO KR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지칭하는 말은 다양하다. ‘지혜를 가진 사람’을 뜻하는 ‘호모 사피엔스’나 ‘똑바로 선 사람’, 즉 직립보행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에렉투스’가 가장 잘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 가운데 근래 들어 가장 주목받는 개념 가운데 하나는 바로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루덴스’이다. 인간에게 놀이란 본질적인 요소이며, 놀이야말로 인간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은 놀이를 즐긴다. 하지만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은 그저 야생적인 본능에 따라 뛰어놀 뿐이다. 인간처럼 규칙을 정하고 무리를 이루거나 도구를 사용해서 본능을 문화적으로 승화시킨 놀이를 즐기는 존재는 없다. 개나 고양이에게 공을 던져준다 해도, 그들은 그저 서로 빼앗아서 물어뜯으며 노는 정도이지, 그들에게 경기장을 정해 놓고 어겨서는 안 되는 반칙 행위를 규정하는 등의 행위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는 인간만이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문화란 동물적 본능을 승화시켜 보다 아름답고 세련된 형태로 발전시킨 것이다. 인간도 동물과 같이 먹어야 하지만, 불을 사용하고 그릇을 사용해서 다양한 형태의 음식 문화를 발전시켰다. 인간도 동물과 같이 짝짓기와 번식 행위를 하지만, 결혼 제도와 같은 의례적 문화를 통해 갈등과 투쟁의 요소를 최소화하고, 그 행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이렇게 인간이 동물과 스스로를 차별 지울 수 있었던 것은 이성을 통해서 가능했다. 이성이란 본능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즉각적이고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충동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고려와 계산을 함으로써 보다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사자는 배가 고프면 먹이를 사냥하고, 배불리 먹고 나면 남은 먹이는 버려둔다. 이런 행동은 사자가 남긴 먹이를 먹고 살아가는 다른 종에게 생존 수단을 제공해 준다는 의미가 있을지는 몰라도, 사자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한 행위라고 할 수 없다. 보다 힘이 있을 때 먹이를 미리 사냥해 두고, 그것을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사자의 삶은 훨씬 편하고 윤택해질 것이다.

인간은 그러한 대안을 택함으로써 만물의 지배자가 되고, 문화와 놀이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배가 고프기 전에 미리 농사를 짓거나 채집을 하고, 그렇게 획득한 음식의 재료를 가공하여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으며, 그것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협동하고 배분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내었다. 그렇게 해서 생긴 여가를 통해 놀이와 문화,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모든 우월함은 본능적 충동에 굴복하지 않고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하여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보다 유리할 가능성이 높은 쪽을 선택할 수 있는 상상력과 이성적 판단에 있다. 배가 고플 때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이 보인다고 해서 앞뒤 안 가리고 무작정 먹어버린다거나 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이성을 만났다고 해서 무조건 그에게서 그 욕구를 충족하려 하는 사람을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볍고 흥미로운 골프 얘기를 기대했던 독자들은 너무나 심오해 보이는 철학적 논변에 당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다운 골프와 그렇지 못한 동물적인 골프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배경적 지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통찰력이 있는 일부 독자 여러분께서는 이미 뒤의 내용을 짐작하셨을 수도 있다. 이제 본 주제로 들어가 보기로 하겠다.

인간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호모 루덴스’라는 개념에 골프처럼 잘 어울리는 놀이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모든 놀이나 운동도 규칙을 정해 놓고 도구를 사용하지만 골프처럼 많은 도구를 이용하면서 복잡한 규칙 하에서 하는 놀이는 거의 없다. 게다가 전 세계의 수많은 골퍼들은 골프를 인생 그 자체로 여긴다. 골프는 그저 놀이에 불과한 데 말이다. 개인적으로 나도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놀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이라고 보았던 그 개념의 탁월함을 절감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골퍼들은 그러한 골프의 속성과 본질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한다. 얼마 전 우연히 어떤 사람이 “친구들과 골프를 치다 보면 티샷 두세 개 중 하나는 OB가 나요. 거리 싸움이 되어 버리니까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또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파온된 공을 버디로 연결하기 위해 과도하게 긴장된 퍼팅을 하다가 쓰리퍼팅이나 포퍼팅으로 이어진 후, “버디가 보기가 되어 버렸네”라고 말하곤 한다.

대다수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공감하고 또 그렇게 행동할 만한 이런 말들을 들으면 나는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그것은 ‘호모 루덴스’라는 개념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골프라는 놀이를 즐기는 인간답고 합리적인 방식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하는 골프는 규칙과 도구는 사용한다는 측면에서만 인간적일 뿐,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본능과 충동에 의해 지배되는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는 인간답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자.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 거리를 내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고 OB를 내지 않기 위해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한 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두 개의 OB를 범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주의조차 기울이지 않은 채 동반자와 같은, 혹은 그를 넘어서는 비거리를 내고자 하는 충동적인 욕구에 굴복한다면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몇 배 이상 커진다.


그렇다면 전자를 선택하는 것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선택이자 행위이며,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그의 말 자체를 통해 보면 그 말을 한 사람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할 뿐 아니라 인정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불끈 솟아나는 충동을 이기지 못한 채 불합리한 선택을 하고 만다. 이는 백화점에서 고가품을 보고 생겨난 충동 때문에 앞뒤 안 가리고 절도 행위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버디가 보기가 되는’ 경우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골프 선수들도 1~2m의 퍼팅을 실수하는 장면을 방송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그 정도 거리에서 50% 이상의 성공률을 장담할 수 없다. 그 거리가 멀어지면 성공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진다. 수준이 높은 프로는 아니지만 나와 같은 프로도 10m가 넘는 퍼팅을 할 때면 머리가 쭈뼛 설 정도로 긴장을 한다. 그렇게 해야만 쓰리퍼팅의 우를 범하지 않고 안정되게 파를 기록해서 홀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마추어 골퍼가 10m 이상의 거리에서 홀인을 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유사할 것이다. 복권을 사서는 그 당첨금이 마치 이미 자기 것이 된 것처럼 생각하거나, 혹은 당첨이 되지 않았을 때 자기 소유의 돈을 잃은 것처럼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나 그를 제정신이 아니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먼 거리를 퍼팅을 해야 할 상황에서 마치 버디가 예약된 것처럼 여기다가, 욕심 때문에 오히려 보기나 더블 보기를 범하게 되는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당장의 욕심을 버리고, 지금의 판단에 따라 행동했을 때 어떤 결과가 일어날 확률이 더 높은지를 신중히 생각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리한 선택을 하는 것이야말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의 우월성이며, 그러한 원칙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할 때 진정으로 ‘호모 루덴스’의 정신을 실현한 골프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골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이런 사실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본능적인 충동에 굴복하는 동물적인 골프가 아니라, 사려 깊은 인간다운 골프를 하는 것만으로도 스코어를 5~10타 이상 줄일 수 있다. 골프를 멘탈 게임이라고 말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필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강의와 글쓰기를 해 왔다. 몇 권의 전문서적과 교양서적을 저술하여 학술원과 문광부 등에서 우수 도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40세에 우연히 골프를 시작하여, 독학으로 8개월여 만에 싱글 타수를 기록하고, 11개월 만에 군소 단체 티칭 프로 시험을 통과하기도 했다 이후 USGTF 티칭 프로 자격을 획득한 뒤, 현재는 혁명적인 레슨으로 모든 골퍼들에게 1년 내에 싱글 진입을 보장하는 <베리타스골프아카데미(http://cafe.naver.com/veritasgolfacademy)>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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