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CIO / 분쟁|갈등 / 비즈니스|경제 / 소프트스킬 / 자기계발

칼럼 | "이견 경청하고 공감대 형성"··· 일본 기업의 '네마와시'를 아시나요?

2018.03.26 Owen McCall  |  CIO Australia
필자는 십여년전 일본에서 2년간 살면서 일을 했었다. 당시 일본 기업의 업무 방식을 매우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서양 기업의 방식에 더 익숙한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네마와시(nemawashi)'였다. 많은 서양 기업이 여전히 잘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네마와시는 기업 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일본 기업 대부분이 합의에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데, 이때 활용된다. 변화를 수반하는 제안이나 프로젝트의 기저에서 암묵적으로 작동하는 비공식적 절차이기도 하다. 이런 제안에 우려하는 사람과 논의하고 피드백을 들어 반영하는 것 등이 모두 포함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네마와시는 일본 기업의 모든 주요 변화에 핵심 변수로 간주된다. 네마와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의사결정에 대한 공식 절차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이해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다.

의사결정 전에 이런 공감대를 만드는 것은 때때로 의사결정 자체를 느리게 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일단 합의가 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실행할 수 있다. 이해당사자의 반대가 없거나 크지 않기 때문이다(여기서 이해당사자는 단순히 이사회를 가리키지 않는다).

필자는 공감대를 만드는 네마와시 기술을 서양의 기술과 디지털 팀에 접목하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서양 기업은 일반적으로 네마와시 단계를 충분히 거치지 않는다. 서양 기업의 전통적인 업무 방식을 보면 리더가 전략을 만들어 발표하면 조직 전체가 이를 실행한다. 이런 방식은 의사결정이 빠른 반면 실행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실패할 위험도 커질수밖에 없다.

실제로 기업 내에서 클라우드 전략이나 디지털 전략, 혹은 데이터 전략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토론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나? 기업 대부분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디지털 전략' 자체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디지털이 기업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클라우드 전략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비전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원해 줄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능성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데이터 전략은 어떤가? 전략 자체가 아니라, 기업과 고객, 직원에 도움이 되도록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런 당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조직 간에 단절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할 때도 기업내 다른 조직과 별도의 독립적인 것처럼 클라우드 관련 문제에 집중할 수 있고 집중해야 한다고 가정하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클라우드 전략은 절대로 별도의 독립적인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해 서로 토론하고 이해당사자간 합의된 실행 계획을 만들어 실행해야 성공할 수 있다. 즉 이런 문제가 단순히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방식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서양의 기업이 같은 목표를 향해 조직 전체가 협업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독립적인 혹은 반독립적인 팀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대기업 혹은 복잡한 구조의 기업에서 어느 정도 개별화가 나타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한, 그동안 서양 기업은 업무를 잘게 나눠 여러 개인과 팀에 할당하는 방식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 특정 개인에 일을 분배한 후 필요한 결과를 만들도록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는 분리가 나타나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럽다. 만약 필자가 어떤 부분 업무의 책임을 할당 받았다면, 필자 역시 이 의무를 다하는 전략을 만들어 발표할 것이다. 이러한 분리는 결국 단절로 이어진다. 더 큰 문제는 단절 자체가 아니라 이것이 유지되는 상황이다. 그러면 각 독립부서 혹은 반독립 부서간의 조정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로 2개 혹은 그 이상의 독립 부서가 있을 때 이를 조정하는 것은 오래된 기업의 골칫거리다. 이때 자체적으로는 사실상 조정할 수 없다. 기술이나 디지털 속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보면 모든 것이 구별되고 서로 독립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다시 디지털 전략이나 데이터 전략 혹은 당장 책임을 맡은 무언가에 대한 전략을 새로 만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개개인이 자신을 더 큰 전체의 일부로 보는 것이다. 그러면 내 업무의 초점은 내 역할이 기업 전체를 포괄하는 큰 그림에서 어떤 도움이 될지 이해하는 것으로 바뀐다.

통합된 전체의 일부로 자신을 생각할 때 이제 '디지털 전략'은 필요없게 된다. 디지털이 기업에 영향을 주는 방법에 대한 나의 시각이 필요할 뿐이다. 디지털이 내 업무를 더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고민의 중심을 개별적 전략에서 통합된 시각으로 옮기는 것은 매우 큰 변화다. 기업의 성공을 위해 중요한 것과 이를 위해 내가 해야 할 것에 대한 사고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개별 조직을 통합된 전체의 일부로 다시 고찰할 기회로 이어진다.

네마와시가 필요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물론 일본의 네마와시처럼 완전한 공감대를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러나 프로젝트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모아 지원하는 작업이 기업 전반에서 이뤄지면 단절된 시각을 다시 통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다양한 이견을 허용하고 이를 경청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실제 시행 과정에서 조직내 저항도 줄일 수 있다. 이는 기업이 기술의 가치를 충분히 활용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최선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ciokr@idg.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