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즐랜드 헬스(Queensland Health, 퀸즐랜드 보건 당국)가 급여 처리 시스템과 관련해 12억 달러의 피해를 보았던 ‘재앙’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다(2007년 IBM이 구축한 공공 급여 시스템의 장애 사건으로, 이 때문에 의료 노동자 수천 명이 임금을 더 적거나 많게 혹은 아예 받지 못했다. 총 피해 규모는 12억 달러로, 호주 공공 부문 역사상 최악의 사고였다).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 법적 다툼 등 후폭풍이 있었고, 무엇보다 대중이 기술 인프라를 불신하도록 만든 처참한 사례였다.
퀸즐랜드 헬스의 CEO 겸 CIO인 리차드 애슈비는 최근 CIO 오스트레일리아(CIO Australia)와 인터뷰에서 당시 터득한 교훈 하나를 언급했다. 애플리케이션과 호스팅, 관리형 서비스 관리 모두를 단 팀에 모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훈은 브리즈번 북부의 퀸즐랜드 메트로 노스 호스피털 앤 헬스 서비스(Metro North Hospital & Health Service)에도 유효하다. ‘로열 브리즈번 앤 우먼스 병원’, ‘프린스 찰스 병원’, ‘카불처, 레드클리프, 킬코이 병원’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캠밸 뉴먼(Campbell Newman) 정부가 환자 치료 서비스를 강화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들 병원을 통합하면서 출범했다.
메트로 노스의 솔루션 아키텍트인 앤토니 바트루니가 여기에 합류한 2년 전, 그는 각 병원이 운영하던 여러 노후화 된 IT 인프라를 통합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는 “여러 병원에 흩어진 4개 데이터센터를 중복 투자 없이 가용성이 높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메트로 노스의 IT 인프라는 로열 브리즈번 병원에서 e헬스 퀸즐랜드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지원된다. 원격 긴급 복구 시설은 프린스 찰스 병원에 있다. 메트로 노스는 메인 인프라로 뉴타닉스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한다.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킹, 가상화 자원이 통합된 ‘하이퍼컨버지드’ 시스템이다.
최신 IT 시스템은 과거 어느 때보다 복잡하다. 바트루니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은 진료에서 퇴원까지 각 환자가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추적해 효율성을 높이는 환자 흐름 관리 시스템이다. 이는 식사 등의 서비스 배분과 환자의 알레르기 등을 기록하는 전자 관리 시스템과 연동돼 있다. GP(General Practitioner)부터 병원으로의 환자 이관, 입원 시스템까지 모두 디지털화됐다.
바트루니는 “우리는 이제 막 디지털 병원 시대에 접어 들었다. 그 첫 걸음은 전자 의료 관리이다. 놀랍게도 아직도 처방 의약품 도난 건수가 많다. 따라서 완벽하게 컴퓨터가 제어하는 ‘금고형’ 시스템으로 모든 것을 추적해야 한다. 그 이면에는 놀라운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유통기한을 기준으로 의약품이 순환하는 데,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의약품을 앞으로 이동시켜 라벨을 붙인다. 사람이 실수할 여지를 없앴다. 마찬가지로 병실에도 종이 기록은 없다. 모두 전자 기록이다”라고 말했다.
바트루니는 임상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할 때 사용할 새로운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버스도 구축했다. 그는 “애플리케이션이 P2P(point-to-point)로 연결된 사례가 많았다. 정말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중앙화 된 플랫폼으로 마이그레이션은 비교적 수월했다. 환자나 의료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서비스 중지 없이 6개월 만에 95%의 워크로드를 새 플랫폼으로 이전했다.
그는 “단, 프린스 찰스 병원은 조금 힘들었다. IT 인프라가 많은 초대형 병원이었기 때문이다. 병원에는 이미지와 데이터가 정말 많다. 이를 중앙화하고, 로컬 사이트에서 이전해야 하는 경우 WAN 링크 크기와 대역폭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백그라운드에서 중앙화 모델로 이동할 때 네트워킹 측면이 특히 중요하다. 바트루니는 “우리는 WAN과 서버 링크를 업그레이드했다. 이후 재해복구가 원활해 졌고, 지리적으로 분산된 데이터센터가 하나의 논리적 데이터센터로 기능하게 됐다.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난 2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고 불가능에 가까운 것을 달성해왔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지방 정부의 변화와 함께 의료, 보건 분야도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나아갈 방향에 영향을 준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은 이유
단,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는 일단 유보다. 바트루니에 따르면, 메트로 노스도 새로운 IT 인프라의 입찰을 시도했다. 그러나 최종 결론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퀸즐랜드 정부가 공식적으로 ‘클라우드-퍼스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내린 결정이다. 바트루니는 “내부 프로세스에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클라우드로 이전할 경우 재앙이 닥칠 것이 분명했다”라고 말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는 “워크로드와 계획, 미래를 이해하지 못하면 쉽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비용 책정과 과금 모델이다. 데이터를 넣고 빼는 비용도 있다. 따라서 서비스 프로비저닝부터 시작해 필요한 프로세스를 미리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재무적 승인 없이 닥치는 대로 가상머신을 확장하도록 내버려 두면 단기간에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것은 예산을 책정하는 카펙스(CAPEX) 모델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용이 3~4배 증가하는 오펙스(OPEX) 모델로 이동하는 것이다. 쉽게 수 많은 VM을 구현할 수 있고 그 결과 VM이 급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면적 도입은 아니라고 해도 클라우드 자체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바트루니는 메트로 노스가 언젠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클라우드 ‘탄력성’이 필요한 워크로드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단,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