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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두가지 '사용자 경험' 이야기··· "SW 평가, 첫 90초가 결정한다"

2017.03.03 David Taber  |  CIO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과 관련해 가장 소홀히 다뤄지는 것 중 하나가 소프트웨어 설치와 설정 과정이다. 심지어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설치 과정이 필요 없고 DLL의 지옥이나 짜증나는 트랜지션(transition)을 겪지 않아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꽤 된다. 그러나 이는 절대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시스템 설정과 데이터 변환, 마이그레이션, 보안 설정, 호환성 문제, 플러그인, 자바스크립트 호환성, 브라우저 버전, 애드온 등의 이슈는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역시 똑같이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즉 클라우드 앱이라도 그것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정교함을 가졌다면 자체 개발 솔루션이든, 서드파티 솔루션이던 적절한 ‘정착(onboarding)’ 절차가 필요한 것이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자의 태도는 그것을 접하는 최초의 경험에 크게 좌우된다. 사용자가 처음 소프트웨어를 접하는 90초(설치 및 설정 단계)의 경험에 의해 소프트웨어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인상'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최고의 시간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예로 애플 스토어에서 새 아이폰을 구매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지난주 5년 만에 새 기기를 구매하며 경험한 것이기도 하다. 애플의 상품과 소프트웨어는 두말 할 것 없이 훌륭한 품질을 갖고 있지만 이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군더더기 없고 쾌적한 구매 과정이었다. 모델을 고르고 실제 구매를 진행하는 각 단계가 완벽하게 매끄러웠다. 애플의 응대, 판매 프로세스는 사용자의 스케줄과 집중도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방식으로 구현돼 있었다.

결제를 완료한 후 실제 제품과의 첫 만남, 즉 박스를 열어보는 경험 역시 고객의 감정을 잘 배려했다. 특히 제품 포장을 벗기면서 애플이 자사 상품의 첫 인상, 그리고 제품 경험 각 단계의 품질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실감했다. 박스를 열어 실제 제품을 동작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조작해보는 단계에 있어서도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경 쓰고 있었다.

물론 잘 안된 부분도 있었다. 구형 폰의 데이터와 설정을 새 제품으로 옮기는 과정은 꽤 복잡했고 일부는 지원하지 않았다(운영체제 호환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 느껴지는 경험은 이런 문제에 비하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매장의 애플 직원은 적당한 수준의 안내와 응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제한했다. 모든 과정은 특별한 설명서나 가이드 문서 없이도 가능했으며, 때문에 그런 문서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되돌아보면 실제로 데이터를 모두 옮겨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데까지(OTA 리프레시(Over-The-Air refresh) 사이클로 인해) 몇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이 시간의 대부분은 매장을 떠난 뒤 이뤄진 백그라운드 작업이었고, 그 과정에는 사용자가 특별히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모든 과정이 끝난 뒤에도 별도의 알림은 없었고, 그저 준비가 완료된 새 기기를 사용하기만 하면 됐다.


최악의 시간
필자는 지난 주에 세일즈포스닷컴(SFDC, Salesforce.com) 시스템으로 구동되는 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설치, 업그레이드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몇 달에 한 번은 이런 설치/업그레이드 작업을 하곤 한다. SFDC와 애플의 제품 설치 과정에는 공통적으로 불편함이 있다. 처음 설치하는 과정은 환경 전반을 통제할 수 있어 비교적 오류가 적지만, 중간에 추가하거나 수정하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두 업체를 포함해 많은 업체가 추가, 수정, 변경하는 경우 설치와 관련된 모든 불확실성을 사용자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이 사실이다.

다시 SFDC의 사례로 돌아가보자. 업체의 플러그인 영업 담당자는 나름의 마케팅 용어를 이용해 열심히 설명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용어는 설치 문제에는 별 소용이 없었다. 필자로선 지금 제대로 된 솔루션을 설치하고 있는 것인지 그 자체부터 의심스러웠다. 설치 과정 대부분은 자동으로 진행됐지만, 현재 과정이 올바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영상이나 로드맵 자료는 없었다.

대신 업체가 제공한 것은 6건의 별개 문서였다. 각 자료에 연결고리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그 내용 역시 시의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이어서 필자가 가진 모호함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10년간 SFDC를 이용했고 이미 문제가 된 플러그인을 설치해 본 입장에서, 업체의 지원 내용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이후 4차례 이메일을 더 주고받았다. 그에 따라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음이 더 명백해졌다. 문제를 제시간에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업체 측 시스템 관리자에게 우리 시스템에 대한 검진 권한을 부여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들은 우리 시스템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렇게 1주일이 지났고, 그들은 문제 확인과 수정이 필요하다며 몇 차례 화상 회의 일정을 제안해왔다.

이 과정을 거쳐 마침내 문제의 원인을 찾아냈다. 알고보니 업체는 우리가 구매한 상품 버전으로 전체 프로세스를 진행한 실제 경험이 없었다. 그로 인해 프로세스 가운데 3가지 단계가 문서에서 빠져 있었다. 그것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이 사건에서 핵심적인 문제는 두 가지다:

1. 업체는 완벽하지 않은 문서와 활동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했고 결국 제품 지원 비용을 초과시켰다.
2. 사용자로서 필자는 이미 제품의 이상을 감지했고 현재도 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지원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이 두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단순히 엉성한 지원과 관련한 것이 아니다. 핵심은 신뢰할 수 없는 의사 결정이 처음부터 지원 필요성을 야기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시간과 비용, 그리고 명성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객의 첫인상을 개선하기 위해 정치적인 역량을 훈련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의 인식이 프로젝트의 장기적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라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다. 기업 세계의 오래된 격언을 떠올려보자. '품질은 공짜다(Quality is Free)'라는 것이다. 실제로 앞서 살펴본 두 기업 사례에서 훌륭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추가로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올바른 사용자 경험(UX) 엔지니어링을 이용하면 약간의 기능적 허점은 특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사용자 역시 이에 대해 까다롭게 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기에 앞서 문제를 발견했다면 고객 지원과 버그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 간편하고 직관적인 '정착' 경험은 아무 노력 없이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자.

*David Taber는 'Salesforce.com Secrets of Success'의 저자이자 SalesLogistix의 CEO이다. 세일즈포스닷컴 인증 컨설턴트로, 주로 CRM을 이용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향상 관련 컨설팅을 제공한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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