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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번아웃은 정신질환이 아니다

2022.07.06 Evan Schuman  |  Computerworld
번아웃은 기업이 유능한 직원을 잃는 주요 원인으로 자주 언급된다. 하지만 CEO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마치 병원장이 죽음이 나쁜 결과의 원인이라고 하는 것과 유사하다. 결국 번아웃의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Getty Images Bank

맥킨지의 최신 리포트에 따르면, 고용주는 직원의 정신건강과 복지에 전례 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해법의 근간에는 ‘번아웃’을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보는 시각이 깔려 있다. 그러나 번아웃은 정신질환이 아니다.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만약 CEO가 이 문제의 원인을 과로로 정확히 지목한다면, “우리는 인력이 부족하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가 적절한 해법이다(CEO는 '업무를 줄여야 한다'는 대안을 아예 생각하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

필자는 몇 년 전에 직원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매우 훌륭한 기업에서 일한 적이 있다. 직원의 사기가 저하되면 호화로운 회식과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전사적인 회의에 수백만 달러를 쓰곤 했다. 필자는 고위 경영진에게 직원이 가족과 떨어져 이런 회의에 참석하도록 강요하는 대신 이 비용을 직원 보너스로 쓰는 게 사기 진작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과로와 수면 부족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직원을 '위로'하는 대신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혹은 과중한 업무의 사업부서에 더 많은 프리랜서를 배치하는 것은 어떨까? 이밖에 맥킨지 리포트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더 있다.
 
  • 많은 기업이 요가, 명상 앱 가입, 행복한 일상, 시간 관리 및 생산성 교육과 같은 다양한 웰니스 혜택을 제공한다. 실제로, 전 세계의 10개 기관 중 9개의 기관은 일종의 웰니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고용주가 웰니스 프로그램의 효과와 혜택을 과대평가하고, 직원의 정신건강과 웰빙에 도움을 주고 피로도를 줄이는 직장의 핵심적인 역할을 과소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
  • 실제로 직업적인 측면에서 정신건강과 웰빙을 저해하는 부분을 조사해 보면 직원은 비상대기하는 듯한 느낌, 부당한 대우, 불합리한 업무량, 낮은 자율성, 그리고 사회적인 지원 부족 등을 자주 언급한다. 이는 웰니스 프로그램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실제로, 수십 년에 걸친 연구 결과 오직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개입은 조직 차원의 개입을 비롯한 제도적인 방법보다 직원 건강에 지속가능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훨씬 낮다.

보고서의 지적은 정확하다. 전통적인 웰니스 프로그램은 나쁘지 않고, 실제로 많은 직원은 직장 밖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자신의 돈을 쓴다. 그러나 C 레벨의 책임자는 이러한 노력을 드라이클리닝 서비스나 마사지 프로그램 같은 임직원 특별혜택 정도로 봐야 한다. 즉, 과로나 유해한 업무 환경을 해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방법이 아니다.

더구나 IT 내에서 과로와 유해한 업무 환경은 특히 더 중요하다. 아니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재능 있는 많은 프로그래머가 그들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즐긴다고 하자. 직원을 매일 18시간씩 (연속적으로)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관리자는 드물다. 즉, 격리된 장소, 특히 재택근무와 같은 상황의 숨겨진 문제 중 하나다. 관리자는 제공된 엄청난 양의 완성도 있는 작업에 크게 기뻐하지만 잠시 멈추어 “이것이 번아웃 사태의 사전 징후일까?”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다.

공기업의 CFO가 오직 분기별로만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월 스트리트에 감사를 전하며!) 그로 인해 많은 장기적인 투자를 거부하는 것과 같이 관리자 역시 단기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더구나 더 많은 보너스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면, 이러한 강렬한 성과를 거부할 관리자가 얼마나 있겠는가? 직원의 장기적인 건강과 복지에 집중하는 관리자는 보상을 거의 받지 못한다. 마치 그들이 직원 복지를 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C레벨은 그들의 직원을 케어 하는 것이 훌륭한 일이라고 치켜세우지만, 이러한 허울 좋은 말이 보너스 액수를 정하는 HR 회의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HR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많은 기업이 HR을 직원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부서로 표현하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이곳은 실제로 HR은 기업이 시키는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참고로 필자만 불편한 것인가? 가장 냉정하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이름인 인적 자원(HR)으로 부서를 부르는 게 맞는 건가? 이것이 정말 재능 있는 동료를 책상이나 조립 라인의 컨베이어 벨트와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방법일까?)

실제로 CEO 혹은 부서장에 맞서 직원 편에 서는 HR 관리자에 대해 필자는 들어본 적이 없다. HR이 실제로 괴롭힘 방지 정책에 대해 얼마를 지원하든 상관없이 HR은 궁극적으로 기업을 보호하고 회사의 자금을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주장하는 부서에 더 가깝다.

차라리 진정으로 직원-변호 부서를 만드는 건 어떨까? 번아웃의 원인에 대적하고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 부서 말이다. 오늘날, 직원을 보호해야 할 사람들 대부분은 직원의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해 더 많은 보너스를 얻을 수 있는 이해를 갖고 있다. 번아웃 대책과 기본적으로 이해가 상충된다. 필요할 경우 LOB 관리자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면서 직원 보호를 책임지는 직원-변호 관리자는 어떨까?

이런 관리자와 기존 관리자의 분쟁이 생기면 결국 CEO와 이사회로 넘어가겠지만, 적어도 직원은 (바라건대) 뛰어난 논쟁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될 수 없도록 하는 지지자를 갖게 될 것이다. 그제야 우리는 마침내 기업의 리더가 관심을 두는, 직원의 번아웃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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