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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굿바이 프롬프트··· 마침내 떠나는 DOS에게

2016.12.07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필자가 제일 처음 쓴 IT 기사는 1987년 MS 도스 3.30에 대한 것이었다.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필자는 글을 쓰고 있지만, MS-DOS의 마지막 조각인 cmd.exe 즉 명령어 창이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윈도우 10 프리뷰 빌드 14791에서 명령 프롬프트가 마침내 ‘퇴출’당했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윈도우에 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초기 운영체제로 직접 연결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모를 수 있다. 하지만 MS-DOS 창으로 연결되는 기능은 윈도우 버전이 변화하면서 점점 희미해지기는 했어도, 꾸준히 이어져 왔었다.

마침내 작별의 시간이 됐으므로 그간의 역사를 되돌아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귀뜸하자면 도스가 항상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물이었던 것은 아니며, 처음에는 이름도 달랐다.

1980년 지배적인 PC 운영체제는 디지털 리서치(Digital Research)의 z80 프로세서용 CP/M이었다. 같은 시기에 팀 패터슨이 QDOS(Quick and Dirty Operating System)을 만든다. QDOS는 좀 더 나은 파일 시스템을 갖춘 CP/M의 복제판으로, 당시 새로운 프로세서였던 8086용이었다. 그때만 해도 아무도 도스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때가 IBM이 8086 기반의 PC를 만들기로 결정한 때였는데, 이 새로운 컴퓨터를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와 운영체제를 정해야 했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소규모 독립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가져오기로 했는데, 운영체제를 구할 길이 없었다.

당시 분명한 해결책은 소스를 직접 찾아가는 것이었다. CP/M의 창시자이자 디지털 리서치 설립자 게리 킬달이 소스였다. 그 다음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양측의 말이 엇갈린다. 어쨌든 킬달과 IBM의 협상은 결렬됐다.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운영체제를 찾아봐 줄 것을 요청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설립자 폴 알렌이 QDOS를 알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81년 QDOS를 약 5만 달러에 사 버린다. 그리고 IBM은 이 운영체제를 새 PC의 운영체제 중 하나로 만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QDOS의 이름을 MS-DOS로 바꾼다. 여기서 결정적인 사건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운영체제를 다른 PC 업체에게도 팔 수도 있다는 데 IBM이 합의한 것이다. 이 결정은 훗날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국을 세우는 기초가 된다.


Credit: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윈도우 10 프리뷰 빌드 14791에서 명령 프롬프트가 ‘퇴출'한 결정에 대해 윈도우 인사이더 프로그램 책임자 도나 사카르는 “이제 파워셸이 사실 상의 명령어 셸이다. 파워셸이 명령어 창(즉 cmd.exe)를 대체한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사실상의”라고 단서를 단 것은 명령 프롬프트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설정>개인 설정 > 작업 표시줄 메뉴에서 시작 단추를 마우스 오른쪽 단추로 클릭하거나 윈도우 키+X를 누르면 메뉴에서 '명령 프롬프트를 윈도우 파워셸로 바꾸기' 설정을 끌 수 있다.

하지만 구식 명령 프롬프트는 결국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빌드 14791은 그냥 베타 버전이 아니다. 윈도우 10 SP2라고 볼 수 있는 레드스톤 2 업그레이드의 기초가 되는 빌드다. 윈도우 10의 미래 빌드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오래 된 유산을 포함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파워셸은 항상 도스의 대안이었다. 명령어 셸과 닷넷 프레임워크 기반의 스크립트 언어로 구성되며, 서버 관리자가 윈도우 서버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파워셸은 개별 윈도우 워크스테이션과 서버 모두를 위한 강력한 시스템 관리 툴이 되었다. 그리고 command.com과 윈도우 NT 쌍둥이인 cmd.exe는 쇠락을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명령 프롬프트는 유용한 툴이었다. 이 툴이 이렇게 오래 살아 남은 것은 도스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의 기반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도스는 기본적인 구조물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의 통나무집인 셈이다. 처음에는 이 통나무집에 얇은 GUI 층으로 페인트를 칠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외관을 완전히 바꿔 원래 통나무집을 도저히 알아볼 수 없도록 만들었다.

1993년 윈도우 NT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못과 들보 역시 바꾸기 시작했다. MS-DOS의 점점 더 많은 것들이 더 현대적이고 안정적인 재료로 대체됐다. 개선된 건축법이 확대 적용된 것이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고전 구조물의 마지막 조각인 명령 프롬프트가 마침내 제거됐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끝이 있게 마련이다. 이제 명령 프롬프트는 과거의 것이다. 실제로 윈도우의 많은 보안 문제가 오래 된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느라 생긴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MS-DOS여, 지난 36년 간 즐거웠다. 때때로 사람들을 괴롭히기도 했지만, 정말로 유용했던 적도 있었다. 얼마나 많은 프로그래머와 시스템 관리자가 IBM PC와 MS-DOS로 시작했던가. 요즘 이들이야 쳐다보는 것도 귀찮아할 수 있겠지만, 너는 분명 PC 혁명의 시작에 한몫을 했다.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 Steven J. Vaughan-Nichols는 CP/M-80이 첨단 PC 운영체제였고 300bps 모뎀이 고속 인터넷 연결 수단이었던 시절부터 기술 분야에 대한 글을 써왔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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