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롤스로이스' 제조 업체의 분석 시장 진출 '러시'

자동차 업체이자, 선박,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인 롤스로이스(Rolls-Royce)가 'R2 데이터 랩(R2 Data Labs)'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사업부를 발족했다(R2에서 2는 제곱을 의미한다). 자사의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항공, 선박, 원자력, 전력 시스템 사업 전반에 걸쳐 고객이 데이터와 분석 기술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서다.



R2 데이터 랩은 롤스로이스가 '데이터 혁신 셀(data innovation cells)'이라고 부르는 것 전반에 걸쳐 조직될 예정이다. 데이터를 탐색하고 새로운 IoT 중심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전사적으로 여러 부서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혼합 편제다. 이들 팀은 영국과 미국, 독일, 싱가포르, 인도, 뉴질랜드에 설치되며, 전체적으로 R2 데이터 랩 허브를 형성한다.

R2 데이터 랩의 수장이자, 롤스로이스의 CDO(chief digital officer)인 네일 크로킷은 "고객이 데이터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우리가 참여해 더 효과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시장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개발 방법론과 기술 플랫폼
R2 데이터 랩에는 선박이나 전력 시스템 같은 롤스로이스 내부 부서와 함께 새로운 IoT 중심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팀이 포함돼 있다. 활용하는 방법론은 애자일이다.

R2 데이터 랩에서 글로벌 생태계와 파트너십을 담당하는 캐롤린 골스키는 "신속한 애자일 개발 방법으로 작업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90일 단거리 경주(90 day sprints)'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이 기간에는 특정 기기의 가시성을 확보하거나 기기의 유지보수 주기를 이해하는 데만 집중한다. 또는 특정 환경에서 기기 운영 관련된 위험을 묻는 외부 고객의 요청에 공을 들이기도 한다. 배송 경로를 수정하는 것이 기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토한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플랫폼은 인도 IT 업체인 TCS(Tata Consultancy Services)와 기존 클라우드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도움을 받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클라우드 부서와 협업한 롤스로이스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롤스로이스는 자사 엔진에서 수집하는 센서 데이터와 항공 관제, 날씨, 연료 사용량 같은 외부 정보를 연결하기 위해 애저 스트림 애널리틱스(Azure Stream Analytics)와 파워 BI(Power BI)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항공기 엔진의 건강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롤스로이스는 데이터 수집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IoT 스위트를, 인사이트 추출에는 코타나 인텔리전트 스위트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기기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대응하는 이른바 '예지 정비(predictive maintenance)' 관련 정보를 항공사 정비팀에 제공한다. 롤스로이스와 고객사 모두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러한 서비스가 의미하는 것은 R2 데이터 랩이 롤스로이스의 핵심 IoT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API 중심의 빌딩 블록을 만드는 역량을 확보했다는 사실이다. SAP와 델 같은 대형 업체가 가진 것과 비슷하다. SAP는 SAP 레오나르도(SAP Leonardo)를 통해, 델은 새로운 IoT 부서를 통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스키에 따르면, 새로 개발한 기술 플랫폼은 롤스로이스가 새 서비스를 개발, 제공하는 데 상당한 유연성을 가져다줬다. 기존에 개발한 부분을 재활용하고 필요한 곳에서 작동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공유 기기와 툴킷을 위한 라이브러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R2 데이터 랩은 더 역동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산업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능을 추가로 제공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롤스로이스 내부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고객을 위한 새로운 데이터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고스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정적 모델이었던 것을 보완하는 데 AI를 이용할 예정이다.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활용 사례와 과금 모델
R2 데이터 랩은 현재 예지 정비에 집중하고 있다. 고스키는 "부분적으로는 항공기 사업부에서는 오래 사용해 왔고, 선박 부서의 경우에는 경로 최적화와 선박 관리 관련해 더 복잡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전력 시스템 부서 차례다. 철도 사업자에 예지 정비 서비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롤스로이스의 주력 제품인 트랜드(Trent) 엔진이다. A380, 보잉 787 드림라이너 항공기 등에 사용된 이 엔진에는 센서가 25개 들어가 있어 연료 사용량, 압력, 기온, 항공기 높이, 속도, 기압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가격 모델 관련해서 고스키는 외부 고객에게 어떤 가격 모델로 제공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단지 다양한 모델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인 조달 방식도 가능하고, IP 기반의 공동 개발 방식도 있다. 파트너십을 체결하거나 기술 파트너 형태로 지원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도 있다. R2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더 풍부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 혁신에 대해 고객과 함께 이야기한다는 것이야말로 기존 비슷한 서비스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많은 제조 업체가 데이터와 분석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GE는 'GE 디지털(GE Digital)'이라는 브랜드로 이미 이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GE의 업종별 분석 서비스는 '프리딕스(Predix)'라 불리는 PaaS(Platform as a Service)다. 프리딕스는 2016년 공개된 이후 항공, 헬스케어, 에너지, 제조, 운송기업이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프리딕스는 지속해서 영역을 확대해 GE의 제품은 물론 협력사 앱에도 적용되고 있다. 더 적은 기술 인력으로 업계에 필요한 IoT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고스키는 이런 서비스가 이 분야의 시장 경쟁에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고급 분석을 할 수 있는 것은 대규모 엔지니어링과 제조 산업에서 특히 중요하다. 복잡한 생산 과정을 더 깊이 이해하고 가치는 높이는 것은 서비스 수준과 가격, 신뢰성 측면에서 고객의 기대를 충족하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