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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억 달러 소송은 기본··· ERP 참사 14선

2017.07.12 Brian Cheon  |  CIO KR

어느덧 ‘ERP’에는 나쁜 뉘앙스가 느껴진다. 이 복잡하고 값비싼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는 그간 무수히 많은 사고와 소송, 괴담을 만들어냈다.



한 회사에서 ERP 소프트웨어 롤아웃(rollout)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ERP 및 CRM 구현 실패로 인한 소송 금액의 단위가 흔히 수십 억 달러에 이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5년간 대형 프로젝트 관리 업무에 종사했던 내비건트 컨설팅(Navigant Consulting)의 매니징 디렉터 그렉 크라우스는 전문 법정 증인 또는 컨설턴트 역할을 하면서 이러한 대형 소송을 다수 목격했다고 회고했다.

2015년도 파노라마 컨설팅 솔루션(Panorama Consulting Solutions)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회사 중 21%는 가장 최근의 ERP 롤아웃을 실패로 규정했다. 참사가 생각 이상으로 많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사실 소송으로 비화되는 사연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또 소송 사실이 공개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소송이 알려진다고 할지라도 법적 절차의 특성상, 분쟁의 상세 내용이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크라우스는 “관련자들이 입을 다물기 일쑤이며, 소송은 끝없이 계속되거나 합의 후 봉인된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발생했던 극적인 ERP 참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았다. 실패 사례를 통해 지혜를 얻고자 한다. 참고로 크라우스의 모든 의견은 이러한 종류의 사건에 대한 그의 견해다. 이 글에 소개된 프로젝트에 그가 실제로 참여한 적은 없다.

규제 당국으로부터 쓴 맛을 본 보다폰
영국 통신업체 보다폰(Vodafone)이 CRM 시스템을 시벨(Siebel) 플랫폼으로 통합하자 문제가 발생했다. 고객 계정 중 일부가 제대로 이전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업체 측에서는 이 사실을 쉬쉬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결제 비용이 자신의 계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자 눈치채기 시작했다.

그 결과 보다폰은 영국 통신 규제 당국으로부터 460만 파운드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벌금 납부만으로 일단락되었지만, 크라우스의 지적에 따르면 향후 비공개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전에는 이러한 문제가 생기면 업체 측은 일체 입을 다물고자 했겠지만 이제는 규제 당국에 의해 실패 사실이 공개되기 때문에 차라리 소송을 통해 타인에게 비난을 떠넘기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외부 업체의 실수로 골머리를 앓은 워싱턴 주 지역 전문대학 시스템
그러한 소송은 양방향도 가능하다. 한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워싱턴 주의 지역 전문대학 학생들은 매년 등록금의 일부를 학교의 피플소프트(PeopleSoft) ERP 시스템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내 왔다. 2012년에 서비스 개시될 예정이던 시스템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지연이 된 데에는 내부적인 원인도 있었다. 시스템에 속한 34개교는 업무 절차가 저마다 크게 달라서 표준화가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롤아웃이 한참 진행될 때까지도 그 점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심각한 문제가 또 발생했다. 피플소프트 시스템 롤아웃 계약을 체결한 외부 업체인 사이버(Ciber)가 올해 4월 도산한 것이다. 도산 직후 사이버의 자산을 인수한 미시간 주 업체 HTC는 학교 시스템과의 계약을 취소하고 1,300만 달러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HTC측은 롤아웃 실패 원인이 학교 측의 ‘내부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크라우스에 따르면 이러한 상호간의 적대감은 생각보다 흔하다. 그는 “고객이 구현 업체의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소송을 거는 사건이 생긴다. 고객이 만족하지 않아 대금 결제를 중단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그런가 하면 재판매 업체의 시각에서 끼어들기도 하는 제3자들도 있다. 어느 측이나 원고가 될 수도 있고 피고가 될 수도 있다. 누가 먼저 화를 냈는가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러는 동안에 롤아웃은 답보 상태에 있기 마련이다.

기억을 잃어버린 호주의 울워스
“울리스(Woolies)”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호주의 명망 있는 백화점 체인 울워스(Woolworth)도 30년전 사내에서 구축한 시스템에서 SAP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데이터 관련 문제에 부딪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운영자에게 매주 발송되던 점포별 맞춤형 손익 보고서의 생성이 18 개월 가까이 중단된 것이다.

문제는 데이터 수집 절차가 달라져서 생긴 것이지만 근본 원인은 업체 측에서 내부 절차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날 그날의 업무 절차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데다가 과도기가 6년이나 계속되는 동안 고위급 간부가 퇴사하는 바람에 관련 지식이 모두 없어져 새 롤아웃에 적용할 수 없었다.

크라우스는 “업무 절차를 잘 아는 사람을 ERP 롤아웃에 참여시키지 회사들을 자주 본다”라며 “이들 업체는 롤아웃 업무를 시간제로 하거나 아니면 시스템 담당자에게 구축 내용을 지시할 사람을 새로 뽑는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전혀 효과가 없다. 제대로 실행하고자 하는 절차가 있다면 이를 아는 사람을 상근직으로 전담시켜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라고 말했다.

잘못된 데이터 입력으로 대가를 치른 타깃 캐나다
ERP 시스템을 롤아웃하는 많은 회사들은 기존 시스템에서 새 인프라로 데이터를 내보낼 때 문제에 부딪힌다. 2013년 타깃(Target)이 캐나다에 진출할 당시에는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변환할 데이터가 없고 SAP시스템에 입력할 새로운 정보만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진출 직후 회사의 공급망은 무너졌다. 조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어야 할 새로운 데이터가 오류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품목의 치수와 가격, 제조사 등등이 잘못 표기된 것이다. 알고 봤더니 경험이 일천한 말단 직원이 매우 촉박한 일정에 쫓기면서 수천 개의 항목을 직접 시스템에 입력했다. 제조사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받았을 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조사 결과, 시스템 내 데이터 중 정확한 것은 30%에 불과했다.

예기치 못한 데이터 유출로 낭패를 본 PG&E
롤아웃 중에는 이러한 종류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주로 기존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져온 생산 공정 데이터로 새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경우가 있다. 데이터 오류를 사전에 시정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생산 공정 데이터는 기밀 및 독점 정보가 많이 포함된 귀중한 자료이다. 실제 생산 공정과 똑같은 수준으로 보호해야 한다.

2016년 5월, 업가드(UpGuard)의 위험 분석가 크리스 비커리는 퍼시픽 가스 전기회사(Pacific Gas and Electric)의 자산 관리 시스템으로 보이는 데이터베이스가 일반에 노출된 것을 발견했다. 47,000대가 넘는 PG&E 컴퓨터, 가상머신, 서버, 기타 장치에 대한 세부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사용자 이름이나 암호가 없어도 볼 수 있게 완전히 공개되어 있었다.

PG&E 측은 처음에 이것이 생산 공정 데이터라는 것을 부인했으나 비커리는 이것이 생산 공정 데이터였으며 ERP 롤아웃의 결과로 노출되었다고 말했다. ‘데모’ 데이터베이스를 채운 후 실제 생산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테스트할 목적으로 외부 업체가 PG&E의 실제 데이터를 제공받았는데 그 후에 실제 생산 공정 데이터베이스에 필요한 보호장치를 전혀 제공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달콤하지는 않았던 허쉬의 경험
기술 구현 실패로 포춘 500대 기업이 흔들리는 일이 가능할까? 실제로 일어났다. 허쉬 푸드(Hershey Foods)의 SAP R/3 ERP 소프트웨어 구현 실패 사례다. 1999년 할로윈(Halloween) 시즌 허쉬의 사업이 큰 지장을 받아 위기에 처했다.

허쉬는 SAP ERP, 시벨 CRM, 매뉴지스틱스(Manugistics) 공급망 응용프로그램에 발생한 심각한 문제 때문에 결국 그 해 할로윈에 1억 달러 어치의 키세스(Kisses) 초콜릿을 납품하지 못했고 주가가 8% 하락했다.

기술 프로젝트의 실패는 포춘 500대 기업이 영원히 문을 닫지는 않더라도 한동안 휘청거리도록 하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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