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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당신은 아이폰 X를 기꺼이 살 것이다 왜냐면...

2017.09.20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의 아이폰 X를 당신은 아마 기꺼이 사게 될 것이다. 돈 쓰게 만드는 법을 이미 수년 전에 마스터한 애플이기 때문이다.



아이폰 X의 시작 가격은 999달러다. 256GB 스토리지를 장착하려면 1,149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이렇듯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살 예정인가? 예압!

물론 이글을 읽는 이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이 해당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알 것이다. 당신이 아이폰 X를 사게 될 이유를 이야기해보자.

아이폰 X가 썩 괜찮은 스마트폰이기는 하다. 새로운 5.8인치 OLED 수퍼 레티나 디스플레이, 더 빨라진 A11 바이오닉 프로세서, 무선 충전 기능 및 개선된 트루뎁스 카메라 등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이들 만으로 구매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새로운 기능 중 하나인 페이스 ID 얼굴 인식 기능은 불안하기까지 하다. 동료이자 친구인 마이크 엘간 기자가 지적한 것처럼 얼굴 인식은 프라이버시 침해 측면에서 다른 종류의 생체 인식 기술보다 100배나 더 위험하다.

경찰이 사용자의 아이폰을 압수한 후 사용자의 얼굴을 들이대 스마트폰의 암호를 푸는 사태를 원하는가? 그래서 자신의 온라인 생활이 모두 공개되는 상황을 원하는가? 경찰이 설마 그럴까라고 의심하는가? 공항에서 미국 세관 및 국경 보안청에 스마트폰과 패스코드를 넘겨야 했던 미국 태생의 나사 엔지니어인 시드 비칸나바에게 물어보시라.

좀더 귀찮은 부분은 안면 인식이 그리 믿을 만한 생체 ID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프리코드캠프의 퀸시 라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생체 인식 기술은 그리 안전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속이는 게 가능하다. 당신이 사진이 얼마나 많이 떠다니는가? 이러한 사진들을 이어붙어 3D 모델화한다면 페이스 ID를 속여 넘기는게 가능할까? 그렇다. 가능하다."

아이폰 X와 갤럭시 노트 8을 비교해본 적 있는가? "아이폰 X는 기본적으로 삼성 노트 8에 애니모지를 더한 것이다"라는 한 동료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리 틀린 평가라고 보지도 않는다.

아참, 갤럭시 노트 8의 가격이 '불과' 930달러라는 말은 했던가? 아이폰 X의 가격은 사실 지나치게 높다. 여기 필자의 최근 트윗을 소개한다.

"밀레니얼 세대 : 내 첫 아이폰으로 999달러를 지불했어.

 베이비 붐 세대 : 내 첫 자동차로 999달러를 냈어.

 위대한 세대(Greatest Generation) : 내 첫 집을 사는데 999달러를 썼어."


그렇다. 아이폰 X는 너무 비싸고 좀더 저렴한 삼성 갤럭시 노트 8이 있다. 사실 300달러 정도로도 좋은 휴대폰을 마련할 수 있다. 모토 G5 플러스는 299달러다. 아이폰 5S는 200달러도 들지 않는다. 기존의 구형 스마트폰을 그냥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이폰 X에 거의 천 달러를 털어넣을 것이다. 왜일까?

애플 팬보이들이 최신 애플 제품에 헉헉대고 있을 때 필자는 리눅스 재단의 오픈소스 서밋에서 니르 에얄의 강연을 듣고 있었다. 유명한 'Hooked: How to Build Habit-Forming Products'를 쓴 인물이다. 강연에서 그는 기업들이 설령 최고의 제품이 아닐지라도 소비자들이 이를 사도록 유도하는 방법에 대해 강연했다.

아이폰 X는 그의 강연과 맞닿은 부분이 많다. 먼저 소비자들은 습관적으로 사치품을 살 수 있다. 사실 아이폰 X는 럭셔리 기기다. 이러한 습관은 기기 자체의 즐거움보다는 기대감의 즐거움을 통해 형성된다. '새로운 아이폰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아! 확인해보고 싶다'라는 기대감이다.

제조사들은 또 기기를 신비하게 만들어 욕망을 자극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속속들이 알지 못 하는 무언가에 매력을 느낀다. 애플은 이 면에서 장인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들의 PR 팀은 기자와 이야기하지 않는다. 광고 전략이나 제푸 출시 전 티저 마케팅에서도 이 전략을 고수한다.

새로운 아이폰의 출시 시기가 확정적이지 않다는 사실도 신비 전략에 일조한다. 2년마다 신제품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른다. 모르기에 더 애착을 가지는 형국이다.

애플 전략의 토대를 이루는 인물은 스티브 잡스가 아닌 행동 심리학자 B.F. 스키너다. 스키너가 쥐를 대상으로 보여준 이른바 조작적 조건형성(operant conditioning) 기제가 애플 팬들에게 동작하는 것이다.

아이폰 X가 업계 최고의 제품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딴 건 중요하지 않다. 최고의 제품이 늘 승자이지는 않다. 에얄의 말처럼 "승리하는 제품은 마음을 독점해내는 기기다." 애플은 아이폰 X를 통해 또 한번 달성해냈다.

* Steven J. Vaughan-Nichols는 CP/M-80이 첨단 PC 운영체제였고 300bps 모뎀이 고속 인터넷 연결 수단이었던 시절부터 기술 분야에 대한 글을 써왔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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