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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의사결정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SK하이닉스 송창록 담당

2019.08.30 박해정  |  CIO KR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고객입니다. 바로 그 고객의 욕망이 변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맞춰 우리도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가 변할 때 기술도 바뀌어야 하는데 그 기술의 변화를 주도하는 가장 큰 도구로 클라우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AI도 클라우드에 올라가 같이 결합해야만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SK그룹에서 클라우드는 큰 화두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년 반을 클라우드에 투자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퍼블릭 클라우드, 온프레미스 환경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지난 5월 파일럿 프로젝트를 끝냈으며 오는 11월 28일 정식 개통을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총괄하는 송창록 담당을 만나 반도체 기업에서 클라우드가 갖는 의미와 향후 계획에 관해 들어봤다. 

일반적으로 반도체기업에서 클라우드는 어려운 숙제다. 퍼블릭 클라우드로 IT를 이전하고 싶어도 반도체 정보는 산업기밀 보호 대상이라서 데이터는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바로 갈 수 없더라도 클라우드 방식의 IT아키텍처로 가야 한다고 판단해 1년 반에 걸쳐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먼저 구축했다. 

임직원이 행복해지는 ‘클라우드’ 
현재 SK는 그룹 차원에서 클라우드를 추진하고 있다. 송 담당은 “최근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것이 ‘행복’이다”라며 “고객뿐 아니라 기업 구성원까지도 행복한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송 담당에 따르면, 고객의 욕망이 변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에 맞춰 기업이 달라져야 하며 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기술이 클라우드다. 

SK하이닉스에서 ‘구성원이 행복하다’는 의미는 임직원 90%를 차지하는 엔지니어가 좋은 툴로 원하는 분석 결과나 연구 결과를 신속하게 얻어서 성과를 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IT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송 담당의 지적이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는 3개월 안에 원하는 결과를 얻고 싶은데, 현재의 IT 구조로는 9개월이 지나서야 전달해 줄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6개월이나 지연된 것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나 연구 결과는 쓸모없게 된다. 송 담당은 “구성원들이 원하는 시점에 바로 결과를 전달받아 동료들과 성과를 낸다면 그것이 일종의 행복이고 즐거움이다”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ERP를 SAP S4 HANA로 교체했는데, 이 역시 임직원의 행복과 관련이 있다고 송 담당은 강조했다. 그는 “월 마감 후 담당자들의 퇴근 시간이 빨라졌고, 무수히 많은 사례를 시뮬레이션 하는 속도도 빨라져 주 (최대) 52시간 근무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송 담당이 현업 엔지니어의 눈으로 클라우드를 바라볼 수 있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담당(CIO)을 역임하고 있는 송 담당은 “IT 출신이 아닌, IT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었다가 IT로 왔다”라 자신을 소개하며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잘 이해하기 때문에 데이터 과학자와 현업 엔지니어를 협업하게 하면 잘 될지를 잘 파악하는 편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담당으로 임명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CIO가 되기 전 송 담당은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수율을 높이는 일을 담당하던 임원이었다. 송 담당은 “IT의 지원 없이는 반도체 수율을 높일 수 없다. 과거에 구형 시스템으로 분석하면서 크게 고생했던 경험이 있다. IT쪽으로 와서 클라우드, AI, 애널리틱스 플랫폼 구축을 늦게 시작했지만 압축적으로 빠르게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현업의 고민을 누구보다도 잘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던 엔지니어에서 정보화를 주도하는 CIO로, 이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두지휘하는 수장으로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된 송 담당은 “재미있는 일이고 우리 구성원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이다”라고 전했다. 

‘지금보다 수 백 퍼센트 이상 성장 목표’… 마스터 데이터 필요 
SK하이닉스는 지금보다 앞으로 수 백 퍼센트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SK하이닉스는 미래의 비즈니스 확장에 대비해 마스터 데이터를 구축하는 조직을 마련했다. 송 담당이 이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조직에는 수 백 명이 있고 여기에는 생산 자동화를 담당하는 조직부터 전통적인 IT시스템 운영 조직. 데이터 과학 조직, 플랫폼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책임지는 데이터 센터 담당 조직이 있다. 

송 담당은 “데이터 주도형(Data Driven) 기업이 되려면 마스터 데이터부터 각을 잡아야 한다”라며 “이 마스터 데이터가 제대로 정립되면 가비지(Garbage) 데이터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수십 년이 지나면서 SK하이닉스 비즈니스가 크게 확장됐고, 제품 가짓수도 늘었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정보를 담았던 마스터 데이터 바구니가 작아진 것이다. 그래서 마스터 데이터 자체를 현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송 담당에 따르면, 당시 마스터 데이터의 한계로 불편했던 점이 있었으며 다행스럽게도 경영진 임원들이 모두 그 불편함에 공감했다. “회사 규모가 더 커지기 전 마스터 데이터를 몇 년 안에 정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라고 송 담당은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AI를 비롯한 각종 IT솔루션이 클라우드에서 구동되도록 하고 있다. 송 담당은 “처음 CIO가 되고 제일 신경 써서 했던 2가지가 있는데 그 하나가 직접 클라우드를 구축한 일이다. 향후 퍼블릭 클라우드나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쓰려고 하면 내부가 클라우드 구조로 되어 있어야 퍼블릭 클라우드와 연동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든 멀티 클라우드든 자연스럽게 가려면 내부에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게 필요해 그러한 조직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송 담당이 CIO로서 신경 써서 했던 다른 하나는 SK하이닉스의 모든 의사 결정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내릴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현재는 과거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해 경영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하나의 문화처럼 됐는데, 이렇게 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송 담당은 “데이터의 총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았고, 공장 규모도 너무 컸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아키텍처로는 분석할 수 없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이 들어가야 했다. 하려고 하면 다 필요하다. 분석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빅데이터 애널리틱스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애널리틱스 전문가와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SW 엔지니어를 대거 영입했다. 현재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조직이 별도로 있는데 여기에 약 100명 넘는 인원이 있다. 플랫폼 조직은 약 20여 명이다. 플랫폼 개발은 SK(주)C&C 및 SK텔레콤과 협력하기 때문에 데이터 사이언스보다 상대적으로 내부 인력은 적다. 

데이터 사이언스의 절반 정도는 석박사를 마치고 온 전문가며, 나머지 절반은 국내 기업에서 2~3년 일한 경력사원이다. 송 담당은 “이들의 전공은 산업공학, 컴퓨터공학, 통계학이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이 모든 분야의 교집합에 있는 사람들이다. 결국 기업이 이 전문가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도 이러한 이유로 산업에 관한 지식을 갖춘 전문가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협업하거나 공동으로 개발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토노머스 AI 플랫폼’ 구축 중… 올해 말 개통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개발한 SK하이닉스의 다음 행보는 AI다. 송 담당은 “반도체 산업 지식이 있는 엔지니어가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때 오퍼레이팅 시스템은 데이터를 생성해 주고, 엔지니어는 이 데이터를 가지고 실시간으로 의사 결정을 내린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송 담당에 따르면, 데이터가 너무 많을 경우 기존 도구로는 분석할 수 없다. 쉽게 말해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서는 데이터를 돌릴 수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새로운 인포메이션 아키텍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새로운 인포메이션 아키텍처는 반드시 데이터 레이크나 클라우드여야 한다. 이 위에 학습모드와 설치모드라는 2가지가 더 올라간다. 

송 담당은 “지금까지 AI라고 하면 대부분 학습모드만 생각하는데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데이터가 학습해서 알고리즘을 내주면 엔지니어가 알고리즘을 가지고 알아서 하겠지’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 엔지니어는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학습시켜야 하는 또 다른 업무가 생긴다. AI가 도와줄 줄 알았는데 AI가 들어가면서 또 다른 일이 생겨버리는 격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송 담당은 가트너의 말을 인용해 “설치부터 재학습까지 완전 자동화된 AI인 AI옵스(AIOps)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AI옵스로 오기기까지 송 담당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통상적으로 1년에 200여 개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이 가운데 50% 정도는 결과가 좋아도 플랫폼에 넣지 못한다. 그 이유에 관해 송 담당은 “해당 알고리즘 AI를 계속 운영하려면 간접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그래서 전체를 100이라고 하면 50은 못 쓰고 50은 쓴다. 쓰지 못하는 50은 쉽게 말하면 ‘고아 AI’다. 운영과 전혀 상관없이 나 홀로 존재하는 AI라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고아 AI가 늘면, 이러한 AI를 관리할 유지관리비가 크게 증가한다. 도저히 그렇게 해서는 만들 수 없겠다 싶어 고아 AI가 아닌 오토노머스 AI라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라고 송 담당은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오토노머스 AI는 올해 말 오픈할 예정이다. 플랫폼으로 동작하는 AI를 하나씩 하나씩 점차 늘려간다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송 담당은 “앞으로 오토노머스 AI에 가속도가 붙어 내년이면 더 나아지고, 그 다음 해에는 훨씬 더 나아질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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