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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의 How-to-Big Data | 빅데이터 조직과 시스템 (11)

2019.08.26 김진철  |  CIO KR


홀라크라시에서는 각 구성원과 서클들의 정보 교환과 소통을 위해 정기적으로 전술 회의와 거버넌스 회의가 열리게 되며, 위의 그림 2에서 설명한 역할, 서클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관련 서클들의 대표 링크, 리드 링크와 함께 ‘진행자’와 ‘서기’의 역할을 맡은 구성원이 참석하여 회의를 진행하게 된다.

홀라크라시에서는 특히 ‘진행자(facilitator)’와 ‘서기(secretary)’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전문적이다. 특히 ‘진행자’는 홀라크라시의 정신과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는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회의와는 많이 다르다. ‘진행자’는 홀라크라시 헌장의 정신에 맞게 전술 회의와 거버넌스 회의를 진행하며, 전술 회의와 거버넌스 회의의 취지에 맞지 않는 발언이 회의를 방해하지 않도록 중재하고, 거버넌스 회의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회의 참여자들 간의 입장이 적절하게 조율될 수 있도록 돕는다.

‘서기’는 직접적으로 회의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전술 회의 및 거버넌스 회의 내용을 기록하여 홀라크라시의 실행 내용을 조직 구성원 전체가 수시로 열람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런 기록을 보존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정착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기가 전술 회의 및 거버넌스 회의의 내용을 기록하여 공유하지 않으면, 홀라크라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구성원 간의 정보 공유와 이를 통한 유기적인 역할의 조직과 조율이 어렵게 된다.

전술 회의는 보통 한주에 한번 열리게 되며, 통상적인 주간 업무 회의와 유사하지만, 홀라크라시 특유의 체계성을 반영하고 역할 중심의 업무 추진 체계를 위해 진행 방법이 어느 정도 구조화되어 있다. 전술회의에서는 각 서클 구성원이 한주 동안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고 업무 진척을 가로막는 이슈들을 선별해서 처리하는 회의이다. 구성원이 맡은 각 역할 간 업무 조율과 협업에 관련한 이슈도 전술회의에서 논의해서 처리 방법을 의논하고 결정하게 된다.

거버넌스 회의는 조직의 운영과 조직 체계의 변경, 역할의 신설과 폐지, 각 역할의 권한 범위의 변경과 같은, 일을 추진하는 체계와 구조에 관련된 이슈를 논의하는 회의이다. 거버넌스 회의에서 서클의 방침(policy) 및 역할, 역할의 활동, 역할 간의 관계, 각 역할이 가지는 권한 범위와 한계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여 결정하게 된다. 거버넌스 회의를 통해서 서클의 구성원은 업무 추진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과 긴장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업무 추진 체계의 개선과 서클의 구조를 개선할 방법을 공식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된다. 

홀라크라시는 위계 조직에서 흔히 나타나는 소수의 의사결정자들에 의한 조직 개편이나 변경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버넌스 회의를 통해 서클 구성원의 필요와 요구가 반영되어 서클 조직 체계의 개선과 변경이 논의된다. 실제 수행되는 업무의 필요에 맞게 자기조직적으로 조직 체계가 개선되어 조직이 업무의 필요에 맞게 지속해서 진화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거버넌스 회의가 만들어 준다.

통상적으로 거버넌스 회의는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열리게 되는데, 홀라크라시를 처음 도입하는 조직, 또는 새롭게 조직된 서클과 같이 거버넌스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열리기도 한다. 

홀라크라시는 이와 같이 업무 추진을 위한 전술 회의와 업무 추진 체계와 구조를 다루기 위한 거버넌스 회의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업무 추진을 위한 전술 회의에서 업무에 관련된 이슈를 빠르게 공유하고 처리함으로써 업무 추진을 기민하게 할 수 있다. 구성원 업무의 필요에 따른 역할과 조직 체계의 반복적이고 점진적인 개선을 통해 업무를 적절하게 지원하고 서클 업무 전체가 효과적으로 조직되어 서클의 목표를 달성하는 유기적인 조직으로서 서클을 중심으로 한 조직을 홀라크라시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위계 중심 조직을 역할 중심 조직으로 체계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담은 새로운 조직 운영 시스템인 홀라크라시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최근 이런 홀라크라시를 도입하여 실험한 기업들의 성공 사례와 홀라크라시 도입의 장점, 그리고 홀라크라시로 인해 새롭게 등장하게 된 조직 운영의 문제점들을 돌아보면서 빅데이터와 데이터 과학을 기반으로 한 조직 운영 변화의 어려움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같이 생각해 보자.

정말 조직에서 위계가 필요 없는가? – 홀라크라시의 문제점과 이슈
필자가 데이터 과학자는 일종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다수의 기업이 채택, 유지하고 있는 위계 중심 조직 모델로는 그 역량을 온전하게 발휘할 수 없어 그 역할을 다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난 스물다섯번째 글부터 지금까지 자주 강조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위계 중심 조직이 적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정밀한 조직력과 빠른 실행력으로 시장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팔아야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는 제조업의 경우 위계 중심 조직을 기초로 한 소수 엘리트 구성원의 리더십과 전문성, 구성원의 신속한 실행을 바탕으로 한 빠른 비즈니스 속도를 바탕으로 패스트 팔로워 전략과 경쟁 우위 전략을 적절하게 발휘하여 비즈니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위계 중심 조직에서 상위 직급으로의 승진이 구성원의 근무 의욕을 고취하는 것도 사실이다. 위계 중심 조직에서 상위 직급으로의 승진은 기본적으로 하위 직급 구성원보다 더 뛰어나고 향상된 역량과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음으로 승진한 구성원은 자신에 대해 더 자부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면서 조직에의 충성도도 높아져 좋은 인재를 오래 붙들어 둘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홀라크라시 실험을 한 기업들에서 홀라크라시로 인해 업무의 속도와 효율이 향상되고, 조직간 의사소통이 투명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났지만, 홀라크라시 도입으로 인한 새로운 문제들도 나타났다.

홀라크라시를 도입한 기업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문제 중 하나는, 기존의 위계 중심 조직에 익숙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구성원이 홀라크라시가 시행되면서 조직을 많이 떠났다는 것이다. 홀라크라시가 싫어서 떠난 구성원을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조직 모델에 맞는 리더십과 역량이 부족하여 조직을 떠났다고 매도할 문제만은 아니다. 이렇게 해서 떠난 구성원 중에는 위계 중심 조직 모델 체계에서 회사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었던 구성원도 있을 수 있기에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홀라크라시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인 자포스의 경우에는 홀라크라시를 시행한 이후 약 20%에 달하는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고 한다. 기존 위계 중심 조직에 익숙한 구성원과 새로운 홀라크라시를 옹호하는 직원 간 갈등도 홀라크라시를 시행하는 기업에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6-10].

해리슨 모나크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또 다른 글에서는 사람들이 지위를 추구하는 것은 본능적인 것이고, 이렇게 성과를 내어 승진하고 높은 지위를 얻는 과정이 사라지면 구성원의 동기 부여가 어려워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더해, 홀라크라시 자체가 완전한 수평적인 조직 구조는 아니다. 기존의 위계 중심 조직보다 수평적인 조직 운영 요소가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홀라크라시도 분명히 역할이 계층을 이루어 조직되고 운영된다. 업무의 복잡성과 다루는 수준에 따른 위계 구조를 근본적으로 없애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10].

해리슨 모나크의 이런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필자는 자포스에서 나타난 대량 퇴사와 같은 사태, 그리고 홀라크라시 도입에 실패한 기업들의 사례는 홀라크라시 자체가 인간의 지위와 영향력에 대한 본능을 무시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기보다는, 아직 조직 구성원이 홀라크라시에 익숙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홀라크라시가 수평적이고 역할 중심의 조직으로 조직을 탈바꿈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체계이기는 해도, 홀라크라시에서 역할 수행의 역량과 전문성에 따른 위계는 생길 수 있다. 홀라크라시가 사람들이 모여 만든 조직 내에서 생기는 위계를 근본적으로 없애지는 못한다는 해리슨 모나크의 지적에 필자는 동의한다.

문제는 어떤 종류의 위계가 더 조직에 바람직할 것이냐는 것이다. 연공서열과 조직 내 위치 선점을 위한 치열한 권력다툼으로 만들어진 위계가 더 조직에 바람직한지, 개인 역량과 전문성의 직무에 대한 적합성, 구성원의 업무 전문성 수준에 따른 위계가 더 조직에 바람직한지 조직의 미션과 철학, 목적에 비추어 생각해보아야 한다. 적어도 데이터 과학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경영을 추구하는 조직이라면 전문가 그룹을 중심으로 한 조직 운영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며, 이런 조직의 경우 구성원의 업무 전문성과 역량에 따른 역할 중심의 위계가 더 조직에 바람직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두번째로 홀라크라시가 많이 받는 비판은, 홀라크라시가 사내정치와 조직 구성원 간 역학 관계를 다른 방식으로 돌릴 뿐이지 근본적으로 없애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구성원 개개인의 차이는 단순히 역량과 전문성의 차이뿐만 아니라,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냐, 소극적이고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냐와 같은 성격적 차이와 함께, 지위와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이냐, 한 분야의 전문성을 추구하는 사람이냐,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사람이냐, 아니면 자신의 의견을 양보하더라도 사람들 간의 원만한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이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9-10].

이런 다양한 관점에서의 구성원 간 차이점이 결국은 조직 내 직급 및 위치에 따른 위계가 아닌 다른 방식의 위계와 영향력을 만들어낼 것이고 이에 따른 사내정치와 조직 역학이 나타나리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 기업 조직에서 재무 부서와 마케팅 부서의 목소리가 연구개발 부서의 목소리보다 큰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가능한 경우로, 홀라크라시에서 리드 링크나 대표 링크의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적극적인 태도와 전문성으로 인해 실질적인 보스나 리더의 역할을 하는 구성원이 생겨날 수 있다. 이런 경우 이런 리더의 역할을 하는 구성원을 중심으로 하는 또 다른 사내정치나 조직 역학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9-10]. 

세번째로, 조직 내 모든 사람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역할에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또한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 차이가 다양한 관점과 스펙트럼으로 나타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7, 9]. 

홀라크라시는 구성원 모두가 전문가로서 자신의 업무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조직의 의사 결정권과 권한을 분배, 위임받아 일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홀라크라시를 도입한 기업들의 많은 구성원이 경우에 따라서는 과거 위계 중심 조직으로 운영될 때보다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이 본인에게 주어지는 것에 대해서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생겼다[7-9].

아직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맡을 정도로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구성원이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팀장과 같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는 것도 분명히 부담스러울 것이다. 홀라크라시를 도입한 조직에서 자신의 역량과 능력을 넘어서는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는 것을 구성원이 분명히 부담스러워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7, 9].

위와 같은 문제점에도 홀라크라시의 장점이라면 좀더 많은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자신의 업무를 주도적으로 하길 원하는 구성원이 거버넌스 회의를 통해 자신의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정형화되고 일방적인 위계 중심 조직의 조직 운영 방식보다는 확실히 구성원에게 더 많은 리더십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이 홀라크라시의 장점이다.

네번째로 회의가 많아지고 의사 결정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이다. 홀라크라시 도입으로 과거 위계 조직에서 많이 일어나는 보고서 작성과 보고 절차가 사라져 이로 인한 의사 결정 시간은 많이 줄어든 반면, 각 구성원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고 여러 구성원의 합의가 필요한 의사 결정 사항에 대해서는 전술 회의나 거버넌스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7, 9].

모든 업무에 대한 의사 결정의 책임이 업무에 관련된 구성원에게 지워지다 보니 많은 구성원이 의사 결정하는 과정에서 더욱더 신중해지게 된 것과, 결정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다 보니 합의와 결정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된 것이다. 분명히 위계 중심 조직에서 리더가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고 내리는 결정이 역량이 뛰어난 리더들에 대해서는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이끌어 의사 결정과 실행의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우리나라 많은 대기업 조직에는 리더의 책임은 피하면서 리더의 혜택을 누리고, 자신의 책임 소재를 만들지 않으면서 승진의 기회를 늘이기 위해 의사 결정을 아래 사람이나 자신의 상사에게 미루는 리더들도 많다. 이런 현실을 생각해보면 의사 결정에 따른 책임의 범위와 부담을 관련된 여러 구성원에게 분산시키고, 오히려 각자 업무 영역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과 문제에 대해 좀더 신중하게 함께 검토하면서 내리는 의사 결정이 책임의 부담도 크게 줄이면서 의사 결정의 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 이런 것은 오히려 홀라크라시의 장점으로 볼 수 있다.

홀라크라시 실험이 주는 교훈 – 위계에 따른 권력과 정보의 불균형을 역할 중심 조직으로 보완하기
위와 같이 홀라크라시 도입으로 인해 기존 위계 중심 조직의 폐단이 개선되고 조직의 소통과 의사 결정이 투명해지면서 비즈니스의 속도가 높아지는 장점도 발견되었다. 이에 반해, 위계 조직상에서의 위치에 따른 권력을 중심으로 한 사내정치와 권력다툼 대신 홀라크라시의 역할과 성격적 성향, 역량과 전문성의 차이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권력이 나타나고 다른 양상의 사내정치가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와, 역할에 따라오는 책임을 직접 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구성원, 여러 부서와 구성원에 걸친 규모와 범위가 큰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시간이 걸리게 된 점등은 분명히 단점으로 부각되었다.

홀라크라시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자포스의 사례에 대해서도 부작용이 나타난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많은 사람이 인정하는 분위기이지만, 아직 홀라크라시에 따른 조직의 변화 자체가 실패라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6-9]. 인간이 만든 제도나 시스템이 모든 측면에서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홀라크라시 나름의 문제가 드러난 것뿐이지, 홀라크라시가 기업 조직 경영 현실에 맞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6-9].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홀라크라시를 통해 역할 중심 조직으로 변화한 조직에서 과거 위계 중심 조직의 폐단이 많이 사라진 것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위계 중심 조직의 폐단이 사라지고 홀라크라시가 잘 운영되는 조직에서 민첩함이 강조되는 비즈니스 환경에 더 바람직한 유연성, 권한과 책임의 분산을 통한 의사 결정의 신뢰성과 정보 공유, 업무 결과물의 전문성과 품질이 향상된 것과 같은 더 바람직한 변화가 많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홀라크라시가 조직에 주는 혜택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와 데이터 과학을 활용하여 비즈니스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데이터 과학자와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조직으로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홀라크라시는 훌륭한 도구로 활용이 될 수 있다. 홀라크라시로 인해 빅데이터와 데이터 과학을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조직의 특성들이 나타난다는 것이 홀라크라시를 도입한 조직의 사례를 통해 점차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홀라크라시를 도입한 기업들에게 나타나는 문제들은 필자가 보기에 홀라크라시의 문제라기보다는 새로운 조직 경영 시스템에 구성원이 적응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서 생기는 과도기적인 문제로 보인다. 이런 점들은 홀라크라시를 실행하면서 점차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과도한 책임에 부담을 느끼는 구성원, 새로운 형태의 위계가 나타나고 암묵적 서열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는 점은 인간이 만든 조직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로 홀라크라시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다. 과거 위계 조직에서는 위계에서 위쪽에 위치한 구성원 때문에 조직 생활이 어려워지는, 소위 눈치 볼 ‘상사’들이 있었다면, 홀라크라시에서는 위계 조직상의 위치가 아닌 특정한 역할을 맡은 눈치 볼 ‘동료’들이 생겨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게 눈치를 봐야 하는 ‘동료’들로 인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조직 내에서의 갈등과 문제가 비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문제들은 홀라크라시 외의 다른 방법을 통해 보완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 기업에서 홀라크라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외국의 사례에서 홀라크라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성공하는 기업은 자포스처럼 CEO와 같은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홀라크라시 도입에 의지를 가지고 있거나, IT 및 소프트웨어 스타트업과 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홀라크라시를 창시한 브라이언 J. 로버트슨이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 운영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조직 운영 체계이기 때문에 본인의 경험이 홀라크라시를 구체화하는데 영향을 많이 주었을 것이다.

홀라크라시를 도입해서 성공한 회사들이 홀라크라시를 통해 조직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었는지 살펴보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조직 문화를 어떻게 바꾸어 가야 할지 교훈을 얻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홀라크라시를 통한 적극적인 역할 중심 조직으로의 전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기업이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성경의 문구처럼, 빅데이터와 데이터 과학을 이용한 기업 경영의 합리화와 패러다임 전환은 역할 중심 조직에서 지향하는 역할에 따른 전문성, 투명한 의사소통과 정보 공유, 이를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보상 체계와 성장 경로, 권한과 책임의 분산과 위임을 조직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얻을 수 있다.

 홀라크라시의 사례를 역할 중심 조직의 장점과 혜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기회로 만들도록 하자. 역할 중심 조직의 장점을 조직에 이식하는 것은 빅데이터와 데이터 과학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므로 이런 노력과 성찰은 기업의 IT 리더들이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으로 대표되는 기업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김진철, ‘LHC에서 배우는 빅데이터와 machine learning 활용 방안’, 2016년 9월 28일, A CIO Conversation for Technology Leadership – Breakfast Roundtable 발표 자료
[2] 브라이언 J. 로버트슨, ‘홀라크라시 – 4차 산업혁명 시대, 스스로 진화하는 자율경영 시스템’, 흐름출판, 2015.
[3] 프레데릭 라루, ‘조직의 재창조,’ 생각사랑, 2016.
[4] 유호현,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스마트북스, 2019.
[5] 김혜진, 박정리, 송창걸, 유호현, 이종호,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스마트북스, 2018.
[6] 송범근, ‘미래의 조직 모델, 홀라크라시(Holacracy)’, Brunch, 2017년 4월 22일. (https://brunch.co.kr/@bumgeunsong/33)
[7] 마이클 리, 니코 캐너, 존 번치, 이선 선스타인, ‘홀라크라시 논란을 넘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코리아, 2016년 7~8월 합본호. 
(https://www.hbrkorea.com/magazine/article/view/1_1/article_no/810#)
[8] 이수경, ‘구조로 풀어내는 혁신, 홀라크라시(Holacracy) : 자포스의 대담한 실험’, Impact Business Review, 2014년 4월 17일. (http://ibr.kr/3002)
[9] 패스트 캠퍼스 미디어, ‘수평적인 조직은 무조건 좋은 걸까?’ 패스트 캠퍼스 미디어. (http://media.fastcampus.co.kr/insight/horizontal-organization-zappos-holacracy/)
[10] Harrison Monarth, ‘A Company Without Job Titles Will Still Have Hierarchies,’ Harvard Business Review, January 28, 2014. (https://hbr.org/2014/01/a-company-without-job-titles-will-still-have-hierarchies
[11] Samantha Lee and Richard Feloni, ‘Here's how Zappos' wacky self-management system works,’ Business Insider, Jan. 28, 2016. (https://www.businessinsider.com/how-zappos-wacky-self-management-system-works-2016-1)
[12] Brian Robertson, ‘Holacracy - The New Management System for a Rapidly Changing World,’ Henry Holt and Company, 2015.

*김진철 박사는 1997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물리학 학사, 1999년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인공신경망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2005년 레이저-플라즈마 가속기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부터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의 LHC 데이터 그리드 구축, 개발에 참여, LHC 빅데이터 인프라를 위한 미들웨어 및 데이터 분석 기술을 연구하였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포항공과대학교, 삼성SDS를 거쳐 2013년부터 SK텔레콤에서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기업 활용 방안에 대해 최근 다수의 초청 강연 및 컨설팅을 수행하였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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