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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3 Laurie Clarke  |  Techworld

‘대마불사’. 이 말은 지난 2007~2008년 금융 위기에 대형 금융기업들에 관해 썼던 표현이다. 그러나 지금은 자사의 상품을 우리의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많은 부분으로 통합하고 있는 기술 분야의 ‘거인’들에게 사용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아마존은 오랜 기간 일반 소비재 기술 분야의 ‘거인’들이었다. 그러나 돈이 되는 정부 계약을 추구하면서 단순한 소비재 기술 분야의 대기업 이상으로 변모하는 추세다. 민간 기술기업과 정부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더 우려되는 말을 하면, 이들 기업은 미래에 세상을 지배하려 원하는 것일까?

1990년대 이후 태어난 독자들에게는 낯설게 들릴 수 있지만, 과거 기술 혁신을 선도했던 주체는 민간기업이 아닌 정부였었다. 예를 들어, 초기 인터넷 발전상은 정부의 기술 투자를 통해 이룩한 여러 업적 중 하나에 불과하다. 우주여행도 이런 사례에 해당된다.

그러나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다. 현재 우주여행 및 탐사,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 등을 견인하는 주체는 정부가 아닌 글로벌 기술기업들이기 때문이다.

기술기업이 공공 서비스에도 진출하고 있다. 교통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뉴욕을 예로 들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대중교통 대신 우버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던 대중교통 서비스의 수익이 빠져나가고 있고, 경제 사정 때문에 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효율성이 더 하락하고 있다.

최근 기술 분야의 억만장자들이 미디어 회사들을 인수하고 있는 것도 대형 기술기업들이 서서히 ‘대중의 삶’에 침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 제이 월터 톰슨(J. Walter Thompson)의 미래 전략 담당 루시 그린은 <실리콘 정부: 대형 기술기업의 힘과 정치력, 이것이 우리의 미래에 갖는 의미(Silicon States: The Power and Politics of Big Tech and What It Means for Our Future)>라는 신간에서 “전체적으로 ‘능지처참(천 번 잘라 죽이는 형벌’처럼, 효율성을 무기로 느리고 관료적인 정부와 느린 소모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술기업들은 여러 이유에서 더 효과적인 서비스를 고안해 제공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 우선 이들에겐 엄청난 자본력이 있다. 국가 정부와 대등하게 경쟁할 엄청난 자본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아마존과 애플은 모두 시가총액 미화 1조 달러의 회사다. 90년대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애플의 2017년 현금 보유액은 2016년 연준(Federal Reserve) 보유액의 약 2배에 달했다.

대중과 직접 접촉하고, 소비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술기업들은 최근 과거 어느 때보다 큰 ‘반발’에 직면해 있기는 하지만, 대중 여론을 형성할 막대한 마케팅 능력, 로비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미 ‘민주주의 체제의 결과’를 바꿀 힘을 갖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아직 이를 더 나은 모습으로 개선할 방법을 숙고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희망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은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사람들로부터 수집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된 질문도 제기된다. 우리는 기술 분야 거인들이 만든 제품을 사용하면서, 우리의 감정과 심리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 포인트를 넘겨주고 있으며, 기술기업은 이를 통해 우리 일상에 더욱더 없어서는 안될 제품들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NHS 같은 공공기관을 들여다보면, 기술기업이 제공하는 경험과 환경이 정부 서비스에 비교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기업들은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같은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지만, NHS는 여전히 종이에 크게 의존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 서비스가 전화로 약속을 정하거나 예약을 해야 한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면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 든다. 아마존이 의료 및 의료보험 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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