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4

칼럼 | EU의 안드로이드 판결, 3가지 핵심 내용과 논리적 모순

JR Raphael | Computerworld
구글이 안드로이드 문지기로서 가진 힘을 남용하고 있는가? 유럽의 독점 금지 규제 기관은 그렇게 보는 듯하다. 그러나 EU의 판결문을 읽어보면 구글 모바일 플랫폼에 관한 이들의 평가는 현실과 충격적일 만큼 괴리가 있다.

지난 주 소식을 듣지 못한 사람을 위해 정리하자면 유럽 연합은 반독점 조사에 따른 조치의 일부로 구글에 5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EU 측은 구글이 폰 제조업체가 만드는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에 구글 서비스의 일부로 크롬과 구글 검색을 사전 설치하도록 강제하고 파트너가 비공식 안드로이드 “포크(fork)”를 기반으로 하는 디바이스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경쟁을 억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미 항소할 뜻을 밝혔다.



필자는 변호사가 아니고 법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지극히 논리적인 관점에서만 봐도 이번 판결에는 몇 가지 불편한 문제가 눈에 띈다.

과연 어떤 문제인지 잠깐 살펴보자.

1.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제조업체는 디바이스에 자체 브라우저를 설치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EU가 부당하다고 본 부분은 제조업체가 플레이 스토어와 구글 서비스에 대한 액세스를 디바이스에 포함하려면 구글의 요구에 따라 크롬을 설치해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대부분의 제조업체가 그렇게 하고 있음).

판결문 내용 : 사전 설치는 현상유지편향을 형성할 수 있다. 디바이스에 브라우저와 앱이 사전 설치되어 있는 경우 사용자는 그러한 앱을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EU는 전체적인 서비스 패키지에 크롬을 묶어 넣는 구글의 행위가 “제조업체에서 경쟁 앱을 사전 설치할 동기”와 “사용자가 대안 브라우저를 다운로드할 동기”를 억제한다고 주장한다.

좋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여부를 떠나 세계 최대의 폰 제조업체인 삼성이 디바이스에 자체 브라우저인 삼성 인터넷(Samsung Internet)을 사전 설치해 제공하는 것은 어떻게 된 것일까?
물론 삼성 폰에는 크롬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삼성 인터넷이 더 눈에 잘 띄는 옵션이다. 보통 크롬과 달리 홈 화면의 독 영역에 위치하며, 적어도 일부 구성에서는 서드파티 앱에서 링크를 열 때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된다. 갤럭시 S9의 사용자 설명서는 이 브라우저를 디바이스의 “주 브라우저”로 설명하고, 홈 화면에서 이 아이콘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고 웹을 탐색하고자 할 때 이 아이콘을 탭하도록 안내한다.



사용자가 다른 앱을 다운로드할 동기에 관해 말하자면, 파이어폭스 안드로이드 앱의 다운로드 횟수는 1억 회가 넘고, 오페라와 오페라 미니 역시 각각 1억 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삼성 브라우저의 설치 횟수는 5억 회이며 크로스 플랫폼 UC 브라우저의 안드로이드 설치도 5억 회(미니 버전은 1억 회)다. 플레이 스토어에는 다른 틈새 브라우저도 셀 수 없이 많으며 그 중 상당수가 수천만 번의 다운로드 횟수를 갖고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는 어떤 브라우저든 서드파티 앱의 링크를 열기 위한 시스템 기본값으로 설정하도록 허용한다. 다른 모바일 플랫폼에 비하면 훨씬 더 관대하다.

2. ‘구글 검색’ 앱이라는 것은 없고, 제조업체는 자체 비서 서비스를 설치할 수 있으며 실제로 하고 있다.
EU 판결에서 두 번째 중요한 사항은 구글이 디바이스 제조업체에 “구글 검색 앱을 사전 설치하도록” 요구하며, 일부 경우 구글이 다른 검색 서비스 설치를 차단하기 위해 특정 제조업체 또는 통신사와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직접 보지 못한 계약의 세부 내용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필자가 관찰하기로는 이렇다. 우선, 현재 “구글 검색” 앱이라는 것은 없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구글 피드(앱 내와 폰의 홈 화면에 표시되는 뉴스 스트림)를 위한 허브 역할을 하는 “구글” 앱은 있다. 구글 앱은 일반적으로 디바이스의 초기 홈 화면 구성에 있는 검색 상자에 연결되어 사용자에게 인터넷이나 자신의 디바이스, 또는 구글 계정에 연결된 데이터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이 검색 상자를 일반적인 기능과 똑같이 취급한다. 즉,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제거가 가능하다.)

브라우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제조업체는 대체 비서 서비스를 사전 설치해서 눈에 잘 띄게 제안할 수 있다. 여기서도 삼성이 좋은 본보기다. 삼성 최신 폰에서는 빅스비(Bixby) 서비스가 단연 가장 주도적인 검색 및 가상 비서 인터페이스다(짜증이 날 정도로). 전용 하드웨어 버튼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아닌 빅스비용이다. 주 홈 화면 왼쪽의 전용 창도 구글 어시스턴트가 아닌 빅스비용이다. 음성 명령을 통해 언제든 액세스할 수 있도록 설정되는 것도 구글 어시스턴트가 아닌 빅스비다.

물론 아이러니하게도 구글 서비스보다 빅스비를 더 강조하는 부분은 삼성 모바일 부문에서 가장 큰 단점으로 혹평을 받고 있지만 그 이야기는 이 사안과는 별개다.

3. EU가 제안한 해결책은 구글에게도, 사용자에게도 별 효용성이 없다.
약간 물러서서 큰 그림을 보자. 아마존이 파이어(Fire)를 만들 때 그랬던 것처럼
어느 기업이든 구글에 사용료를 지불할 필요도, 계약 조건에 합의할 필요도 없이 오픈 소스 안드로이드 코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모든 논란의 핵심은 결국 ‘구글 모바일 서비스’로 지칭되는 구글의 계약서에 있다. 구글 모바일 서비스는 구글 플레이와 지메일, 맵, 유튜브 및 기타 주요 구글 제품을 포함하는 “독점 앱 모음”이다. 구글 모바일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자체와는 기술적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드로이드 경험”으로 생각하는 부분에 긴밀히 연결된, 별도의 계층이라고 보면 된다.

이 계층이 바로 구글이 안드로이드에서 수익을 얻는 부분으로, 사용자를 구글 생태계에 연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궁극적으로는 검색 광고(지금까지도 검색 광고는 구글 비즈니스의 시작이자 끝이다)를 가능하게 해준다. 계층에는 전면에 나서는 구글 서비스뿐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유틸리티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Google Play Protect) 시스템의 기반이자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를 안전하게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구글 플레이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된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 때 안드로이드 자체뿐만 아니라 이 부가적인 가치 계층(진정한 안드로이드 경험의 기반)까지 유지 관리하는 구글이 그 대가로 안드로이드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이득을 얻지 않으면서 서드파티 디바이스 제조업체에 이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EU가 구글에게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꿩도 먹고 알도 먹도록 허용하라는 것이다.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과거 안드로이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황무지나 다름없는 상태를 거쳤다. 구글이 제조업체와 통신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별로 통제하지 않았던 초기 삼성의 첫 갤럭시 S 폰은 버라이즌에 의해 완전히 망가진 사례다. 버라이즌은 이 폰의 이름을 “삼성 패서네이트(Fascinate)”로 바꾸고 “VZ 네비게이터(VZ Navigator)”와 같은 비용만 잡아먹는 저질 서비스를 사전 설치해 기본 서비스로 제공하면서 대신 사용 가능한 구글 서비스는 뺐으며, 빙(Bing)을 기본 검색 제공업체로 고정해서 쉽게 바꿀 수 없도록 했다. 사용자 경험은 좋게 말해 끔찍했으며 누구에게도 권할 수 없는 제품이었다.

현재 구글 표준은 안드로이드를 개방적이고 유연한 상태로 두면서 생태계 전반적으로 일정한 수준의 일관성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다양한 기능과 통합이 포함된 어시스턴트는 안드로이드의 핵심이자 여러 디바이스를 훨씬 더 폭넓은 생태계로 엮는 통합의 끈이 되고 있다. 폰에서 어시스턴트를 뺄 경우 비일관성과 혼란, 수준 이하의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또한 어시스턴트는 훨씬 더 큰 그림의 한 조각일 뿐이다. 어느 누가 “삼성 패서네이트”와 같은 낭패를 또 경험하고 싶겠는가(일부 통신사를 제외하면)?

필자는 지금의 상황을 흑백논리로 나누려는 것이 아니다. 구글은 파트너가 구글 승인 안드로이드 제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대안 안드로이드 구현 버전을 설치한 디바이스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이에 대한 EU의 불만은 잠재적 시장 지위 남용에 대한 타당한 우려로 보인다. 또한 이를 테면 디바이스 초기 설정 중에 브라우저 또는 검색 서비스를 선택하는 옵션을 더 명확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중립적인 관점에도 타당성은 있다(예를 들어 “기본 웹 브라우저로 구글 크롬 앱, 삼성 인터넷 앱을 선택하거나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른 추가 옵션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와 같은 문구).

그러나 구글이 제조업체의 경쟁 서비스 제공 역량을 전적으로 제한하거나 사용자 관점에서 그러한 옵션을 찾을 동기를 없앤다는 주장은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다. 또한 플랫폼 전반의 일관성과 통제가 줄어드는 것이 궁극적으로 사용자에게 이익이라는 관점도 안드로이드의 과거를 모르는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가 아니어도 그 논리는 충분히 볼 수 있다. editor@itworld.co.kr



2018.07.24

칼럼 | EU의 안드로이드 판결, 3가지 핵심 내용과 논리적 모순

JR Raphael | Computerworld
구글이 안드로이드 문지기로서 가진 힘을 남용하고 있는가? 유럽의 독점 금지 규제 기관은 그렇게 보는 듯하다. 그러나 EU의 판결문을 읽어보면 구글 모바일 플랫폼에 관한 이들의 평가는 현실과 충격적일 만큼 괴리가 있다.

지난 주 소식을 듣지 못한 사람을 위해 정리하자면 유럽 연합은 반독점 조사에 따른 조치의 일부로 구글에 5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EU 측은 구글이 폰 제조업체가 만드는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에 구글 서비스의 일부로 크롬과 구글 검색을 사전 설치하도록 강제하고 파트너가 비공식 안드로이드 “포크(fork)”를 기반으로 하는 디바이스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경쟁을 억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미 항소할 뜻을 밝혔다.



필자는 변호사가 아니고 법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지극히 논리적인 관점에서만 봐도 이번 판결에는 몇 가지 불편한 문제가 눈에 띈다.

과연 어떤 문제인지 잠깐 살펴보자.

1.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제조업체는 디바이스에 자체 브라우저를 설치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EU가 부당하다고 본 부분은 제조업체가 플레이 스토어와 구글 서비스에 대한 액세스를 디바이스에 포함하려면 구글의 요구에 따라 크롬을 설치해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대부분의 제조업체가 그렇게 하고 있음).

판결문 내용 : 사전 설치는 현상유지편향을 형성할 수 있다. 디바이스에 브라우저와 앱이 사전 설치되어 있는 경우 사용자는 그러한 앱을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EU는 전체적인 서비스 패키지에 크롬을 묶어 넣는 구글의 행위가 “제조업체에서 경쟁 앱을 사전 설치할 동기”와 “사용자가 대안 브라우저를 다운로드할 동기”를 억제한다고 주장한다.

좋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여부를 떠나 세계 최대의 폰 제조업체인 삼성이 디바이스에 자체 브라우저인 삼성 인터넷(Samsung Internet)을 사전 설치해 제공하는 것은 어떻게 된 것일까?
물론 삼성 폰에는 크롬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삼성 인터넷이 더 눈에 잘 띄는 옵션이다. 보통 크롬과 달리 홈 화면의 독 영역에 위치하며, 적어도 일부 구성에서는 서드파티 앱에서 링크를 열 때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된다. 갤럭시 S9의 사용자 설명서는 이 브라우저를 디바이스의 “주 브라우저”로 설명하고, 홈 화면에서 이 아이콘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고 웹을 탐색하고자 할 때 이 아이콘을 탭하도록 안내한다.



사용자가 다른 앱을 다운로드할 동기에 관해 말하자면, 파이어폭스 안드로이드 앱의 다운로드 횟수는 1억 회가 넘고, 오페라와 오페라 미니 역시 각각 1억 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삼성 브라우저의 설치 횟수는 5억 회이며 크로스 플랫폼 UC 브라우저의 안드로이드 설치도 5억 회(미니 버전은 1억 회)다. 플레이 스토어에는 다른 틈새 브라우저도 셀 수 없이 많으며 그 중 상당수가 수천만 번의 다운로드 횟수를 갖고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는 어떤 브라우저든 서드파티 앱의 링크를 열기 위한 시스템 기본값으로 설정하도록 허용한다. 다른 모바일 플랫폼에 비하면 훨씬 더 관대하다.

2. ‘구글 검색’ 앱이라는 것은 없고, 제조업체는 자체 비서 서비스를 설치할 수 있으며 실제로 하고 있다.
EU 판결에서 두 번째 중요한 사항은 구글이 디바이스 제조업체에 “구글 검색 앱을 사전 설치하도록” 요구하며, 일부 경우 구글이 다른 검색 서비스 설치를 차단하기 위해 특정 제조업체 또는 통신사와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직접 보지 못한 계약의 세부 내용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필자가 관찰하기로는 이렇다. 우선, 현재 “구글 검색” 앱이라는 것은 없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구글 피드(앱 내와 폰의 홈 화면에 표시되는 뉴스 스트림)를 위한 허브 역할을 하는 “구글” 앱은 있다. 구글 앱은 일반적으로 디바이스의 초기 홈 화면 구성에 있는 검색 상자에 연결되어 사용자에게 인터넷이나 자신의 디바이스, 또는 구글 계정에 연결된 데이터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이 검색 상자를 일반적인 기능과 똑같이 취급한다. 즉,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제거가 가능하다.)

브라우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제조업체는 대체 비서 서비스를 사전 설치해서 눈에 잘 띄게 제안할 수 있다. 여기서도 삼성이 좋은 본보기다. 삼성 최신 폰에서는 빅스비(Bixby) 서비스가 단연 가장 주도적인 검색 및 가상 비서 인터페이스다(짜증이 날 정도로). 전용 하드웨어 버튼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아닌 빅스비용이다. 주 홈 화면 왼쪽의 전용 창도 구글 어시스턴트가 아닌 빅스비용이다. 음성 명령을 통해 언제든 액세스할 수 있도록 설정되는 것도 구글 어시스턴트가 아닌 빅스비다.

물론 아이러니하게도 구글 서비스보다 빅스비를 더 강조하는 부분은 삼성 모바일 부문에서 가장 큰 단점으로 혹평을 받고 있지만 그 이야기는 이 사안과는 별개다.

3. EU가 제안한 해결책은 구글에게도, 사용자에게도 별 효용성이 없다.
약간 물러서서 큰 그림을 보자. 아마존이 파이어(Fire)를 만들 때 그랬던 것처럼
어느 기업이든 구글에 사용료를 지불할 필요도, 계약 조건에 합의할 필요도 없이 오픈 소스 안드로이드 코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모든 논란의 핵심은 결국 ‘구글 모바일 서비스’로 지칭되는 구글의 계약서에 있다. 구글 모바일 서비스는 구글 플레이와 지메일, 맵, 유튜브 및 기타 주요 구글 제품을 포함하는 “독점 앱 모음”이다. 구글 모바일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자체와는 기술적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드로이드 경험”으로 생각하는 부분에 긴밀히 연결된, 별도의 계층이라고 보면 된다.

이 계층이 바로 구글이 안드로이드에서 수익을 얻는 부분으로, 사용자를 구글 생태계에 연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궁극적으로는 검색 광고(지금까지도 검색 광고는 구글 비즈니스의 시작이자 끝이다)를 가능하게 해준다. 계층에는 전면에 나서는 구글 서비스뿐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유틸리티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Google Play Protect) 시스템의 기반이자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를 안전하게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구글 플레이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된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 때 안드로이드 자체뿐만 아니라 이 부가적인 가치 계층(진정한 안드로이드 경험의 기반)까지 유지 관리하는 구글이 그 대가로 안드로이드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이득을 얻지 않으면서 서드파티 디바이스 제조업체에 이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EU가 구글에게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꿩도 먹고 알도 먹도록 허용하라는 것이다.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과거 안드로이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황무지나 다름없는 상태를 거쳤다. 구글이 제조업체와 통신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별로 통제하지 않았던 초기 삼성의 첫 갤럭시 S 폰은 버라이즌에 의해 완전히 망가진 사례다. 버라이즌은 이 폰의 이름을 “삼성 패서네이트(Fascinate)”로 바꾸고 “VZ 네비게이터(VZ Navigator)”와 같은 비용만 잡아먹는 저질 서비스를 사전 설치해 기본 서비스로 제공하면서 대신 사용 가능한 구글 서비스는 뺐으며, 빙(Bing)을 기본 검색 제공업체로 고정해서 쉽게 바꿀 수 없도록 했다. 사용자 경험은 좋게 말해 끔찍했으며 누구에게도 권할 수 없는 제품이었다.

현재 구글 표준은 안드로이드를 개방적이고 유연한 상태로 두면서 생태계 전반적으로 일정한 수준의 일관성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다양한 기능과 통합이 포함된 어시스턴트는 안드로이드의 핵심이자 여러 디바이스를 훨씬 더 폭넓은 생태계로 엮는 통합의 끈이 되고 있다. 폰에서 어시스턴트를 뺄 경우 비일관성과 혼란, 수준 이하의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또한 어시스턴트는 훨씬 더 큰 그림의 한 조각일 뿐이다. 어느 누가 “삼성 패서네이트”와 같은 낭패를 또 경험하고 싶겠는가(일부 통신사를 제외하면)?

필자는 지금의 상황을 흑백논리로 나누려는 것이 아니다. 구글은 파트너가 구글 승인 안드로이드 제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대안 안드로이드 구현 버전을 설치한 디바이스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이에 대한 EU의 불만은 잠재적 시장 지위 남용에 대한 타당한 우려로 보인다. 또한 이를 테면 디바이스 초기 설정 중에 브라우저 또는 검색 서비스를 선택하는 옵션을 더 명확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중립적인 관점에도 타당성은 있다(예를 들어 “기본 웹 브라우저로 구글 크롬 앱, 삼성 인터넷 앱을 선택하거나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른 추가 옵션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와 같은 문구).

그러나 구글이 제조업체의 경쟁 서비스 제공 역량을 전적으로 제한하거나 사용자 관점에서 그러한 옵션을 찾을 동기를 없앤다는 주장은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다. 또한 플랫폼 전반의 일관성과 통제가 줄어드는 것이 궁극적으로 사용자에게 이익이라는 관점도 안드로이드의 과거를 모르는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가 아니어도 그 논리는 충분히 볼 수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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