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8

인터뷰 | "목표는 고객경험과 신규 사업, 도구는 클라우드" KB손해보험 최낙천 디지털전략본부장

박해정 | CIO KR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 안팎에서 일어나는 변화다. 이로 인해 기업 내부에서는 업무 수행 및 보고 방식이 바뀌고, 외부로는 새로운 고객경험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2019년 말 KB손해보험의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영입된 최낙천 상무는 새로운 고객경험 제공과 신규 사업 발굴이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목표 달성에 필요한 요소로 클라우드를 꼽았다. 

경제학 박사인 최 상무는 ‘공유 인프라로 고정비를 절감하고 이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클라우드의 기본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클라우드를 단순한 인프라 임대로만 바라보면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하지만 애널리틱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같은 기술을 클라우드와 묶어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시야를 넓히면 이 플랫폼에 참여한 서비스 업체는 새로운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도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KB손해보험의 CDO(Chief Digital Officer) 역할을 맡고 있는 최 상무를 만나 이 회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진행 단계, 향후 목표 등에 관해 들어봤다.

KB손해보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정
ⓒKB Insurance
최 상무(사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정을 크게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3단계로 구분한다. 디지타이제이션은 기존의 업무를 전산화하는 것이고, 디지털라이제이션이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효율화하는 것이다. 최 상무가 생각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새로운 고객경험 제공’과 ‘새로운 사업’이라는 2가지를 주요 골자로 한다. 

KB손해보험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복합적인 측면을 띠고 있다. 최 상무는 “기업 내 각종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화하는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과 각종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과제들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가 PI 영역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다”라고 밝혔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해서는 “업계가 대동소이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가운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제 시작이다. 지난 수년간의 다이렉트 채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다양한 혁신적인 모바일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다”라고 설명을 이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하여 금융사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으로 최 상무가 첫번째로 꼽는 것은 마이데이터(Mydata)’ 사업이다.

마이데이터는 고객이 어떤 은행의 계좌를 가지고 있든 모든 계좌를 한 공간에서 열람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 계좌, 카드 지출 내역, 보험 가입 내역 등 금융과 관련한 고객의 모든 신용정보를 고객이 하나의 공간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편리하게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금융업계 진화의 중심에는 고객경험이 있다. 앞으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 생존하리라 생각한다. 고객경험 관점에서 보면 ATM은 최초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었다. 그 다음 계좌를 열고, 송금하고, 저축 상품에 가입하는 등 금융의 본질적인 기능이 모바일이나 PC 환경으로 옮겨왔다”라고 최 상무는 덧붙였다.

한편, 최 상무는 고객경험을 주도하는 KB손해보험의 조직인 디지털전략본부에 대해서는 소개했다.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며 현업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지원하는 이 본부는 크게 디지털전략파트, 데이터 분석파트, 신사업 추진파트로 나뉜다. 특히 디지털전략파트에 소속된 기획자와 개발자들은 KB손해보험이 코로나 정국에서 금융사 중 최초로 제공한 공공 마스크 알림 앱(KB공공마스크알리미)을 개발한 주역이기도 하다. 최 상무는 KB공공 마스크 알림 앱에 대해 아이디어 발굴 후 기획 및 개발까지 단 하루만 소요될 정도로 KB손해보험 디지털 및 IT조직의 애자일한 문화에 대해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규 비즈니스’
새로운 고객경험과 더불어 KB손해보험에서 또 다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한 축은 ‘신규 사업’이다. 

최 상무는 최근 보험업계에서 주목하는 신규 비즈니스인 헬스케어에 관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그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리스크 기반(Risk-Base)의 수익 구조인 기존 보험을 활용하여 리스크 프리(Risk-Free) 신규 사업을 찾는 것이다. 기존의 보험 사업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헬스케어와 연관 지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KB손해보험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수수료’ 기반의 헬스케어 플랫폼을 만들어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각 참여 업체가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정당하게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이러한 플랫폼 사업을 실행하기 위해 최 상무는 외부 협력사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KB손해보험의 신규 비즈니스 접근 방법은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과거의 기술 중심적 접근 방법과 차별화된다. 최 상무는 과거 CRM부터 최근 빅데이터까지를 언급하며 “수많은 기업이 신규 비즈니스를 추진하면서 고객을 이해하지 않은 채 관리자 자신이 조직에서 생존하기 위한 도구로 기술을 활용한 사례가 있었다. 이들은 새로운 가치 창출보다는 CRM을 도입해 매출을 얼마나 올렸고, 고객 수를 얼마나 늘렸냐는 ‘효율’과 ‘성과’에만 초점을 맞췄다”라고 지적했다. 

KB손해보험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파트너들과 생태계를 구성하고자 한다. 최 상무는 ‘고객과 생태계 참여자들의 신뢰를 얻으면 성공할 수 있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철학은 KB금융 그룹이 다양한 생활 밀착형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KB금융 그룹은 은행의 부동산 관련 플랫폼, 캐피털의 자동차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은 단순히 금융자산의 축적을 넘어 고객의 생애에 걸쳐 부동산, 차량 등 실물자산과 더불어 개인의 건강자산을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는 것이다. 

고정비 낮추고 인프라 공유∙∙∙ ‘클라우드 철학’에 동의
기존 보험 고객에게 리워드를 제공해 플랫폼에서 트래픽을 일으키도록 하려면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를 플랫폼으로 참여케 하는 숙제부터 풀어야 한다. 이 어려운 숙제에 관해 최 상무가 내놓은 답변은 다음과 같다. 

“서비스 제공업체의 고정비를 줄여 줘야 한다. KB손보는 파트너들이 고객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기능 개발과 고객 만족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플랫폼 공급을 통해 파트너들의 고정비가 들지 않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러한 환경 조성은 플랫폼 구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양방향 플랫폼에 관한 철학이기도 하다. ‘단순히 돈이 있기 때문에, 고객이 있기 때문에’가 아니라 이 플랫폼이 개별 사업자, 특히 영세한 스타트업들에게 어떤 인프라와 기능을 줄지 고민해야 한다.”

최 상무는 우리나라에 이러한 고민을 담은 헬스케어 플랫폼이 아직 없다고 단정지었다. 최 상무는 건강한 고객이 더 건강해지기 위해, 만성질환 고객이 더 아프지 않기 위해 플랫폼에서 정보를 주고받으며 건강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등 새로운 고객 행동이 이 플랫폼에서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클라우드의 역할은 중요하다. 헬스케어 업계에는 병원, 제약회사, 약국, 건강기능 식품회사, 안마의자 제조사 등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생태계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 최 상무는 “이 생태계 참여자들과 일할 때 데이터와 서비스를 호환해야 하는 측면에서 보면 클라우드라는 공간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확장성 측면에서도 클라우드가 필요하다”라며 “여럿이 참여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신규 사업에서는 클라우드의 호환성과 확장성이 핵심이다”라고 덧붙였다. 

KB손해보험은 이미 클라우드의 위력을 경험했다. 자동차 마일리지를 카메라로 찍어 OCR(Optical Character Reader)로 판독하는 과정에서 OCR을 클라우드에 통합해 정확도를 90%대까지 높인 사례가 있다. 최 상무는 “이 기술을 내부에서 개발하려고 했다면 매우 오랜 기간이 소요되었을 텐데 클라우드 기반의 AI-OCR 기술을 통해 훨씬 쉽게 그리고 빠르게 가져다 쓸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직원경험 변화에서 시작되는 조직 문화
최 상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으로 고객경험과 신규 사업 이외에 직원경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KB손해보험은 자사가 직접 개발한 업무공유 시스템인 ‘마이워크(Mi Work)’ 덕분에 협업과 업무공유 및 상급자 보고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에는 간단 보고와 댓글 기능이 있는데, 상급자가 지시할 때도 댓글로 기록에 남길 수 있다. 실무자는 업무 결과물을 KB손해보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저장해 관리도 한층 쉬워졌다. 

주간 업무 보고도 마이워크로 대체했다. 마이워크에 앞으로 할 일(to do), 현재 하는 일(doing), 마친 일(done)을 날짜별로 나타나 있고 누가 했는지도 기록에 있으며 그 안에 각각 어떤 산출물이 있고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했는지까지도 남아있다. 비대면으로 최고 경영진본부장 단까지 보고가 올라가고 경영진은 어디서든 클릭해서 보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상반기 내에 마이워크 모바일 버전도 개발할 계획이다. 

최 상무는 “앞으로 KB손해보험 직원은 어디에 있든 노트북만 있으면 업무를 할 수 있고, 결과물을 다른 직원과 공유하며 소통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IT개발회사가 쓰는 PMS(Project Management System)의 일반 사무직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마이워크는 ‘비대면으로 지시해도 업무가 제대로 운영된다’를 임직원이 경험하게 했다. 최 상무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고 시장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진짜 동력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라며 “우수 인력들 뽑으려면 임원 보고까지 비대면으로 이뤄질 정도로 소통하는 조직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미래 직원경험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멀리 않은 미래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거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서도 마이워크 시스템을 켜서 출퇴근 중에 일을 한다고 상상해 보자. 출퇴근 중 1시간을 일할 수 있다면 사무실에 와서 6시간만 일하면 된다. 이러한 근로 문화의 변화를 디지털로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직원이 원하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ciokr@idg.co.kr
 



2020.05.28

인터뷰 | "목표는 고객경험과 신규 사업, 도구는 클라우드" KB손해보험 최낙천 디지털전략본부장

박해정 | CIO KR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 안팎에서 일어나는 변화다. 이로 인해 기업 내부에서는 업무 수행 및 보고 방식이 바뀌고, 외부로는 새로운 고객경험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2019년 말 KB손해보험의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영입된 최낙천 상무는 새로운 고객경험 제공과 신규 사업 발굴이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목표 달성에 필요한 요소로 클라우드를 꼽았다. 

경제학 박사인 최 상무는 ‘공유 인프라로 고정비를 절감하고 이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클라우드의 기본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클라우드를 단순한 인프라 임대로만 바라보면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하지만 애널리틱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같은 기술을 클라우드와 묶어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시야를 넓히면 이 플랫폼에 참여한 서비스 업체는 새로운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도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KB손해보험의 CDO(Chief Digital Officer) 역할을 맡고 있는 최 상무를 만나 이 회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진행 단계, 향후 목표 등에 관해 들어봤다.

KB손해보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정
ⓒKB Insurance
최 상무(사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정을 크게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3단계로 구분한다. 디지타이제이션은 기존의 업무를 전산화하는 것이고, 디지털라이제이션이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효율화하는 것이다. 최 상무가 생각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새로운 고객경험 제공’과 ‘새로운 사업’이라는 2가지를 주요 골자로 한다. 

KB손해보험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복합적인 측면을 띠고 있다. 최 상무는 “기업 내 각종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화하는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과 각종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과제들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가 PI 영역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다”라고 밝혔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해서는 “업계가 대동소이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가운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제 시작이다. 지난 수년간의 다이렉트 채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다양한 혁신적인 모바일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다”라고 설명을 이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하여 금융사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으로 최 상무가 첫번째로 꼽는 것은 마이데이터(Mydata)’ 사업이다.

마이데이터는 고객이 어떤 은행의 계좌를 가지고 있든 모든 계좌를 한 공간에서 열람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 계좌, 카드 지출 내역, 보험 가입 내역 등 금융과 관련한 고객의 모든 신용정보를 고객이 하나의 공간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편리하게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금융업계 진화의 중심에는 고객경험이 있다. 앞으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 생존하리라 생각한다. 고객경험 관점에서 보면 ATM은 최초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었다. 그 다음 계좌를 열고, 송금하고, 저축 상품에 가입하는 등 금융의 본질적인 기능이 모바일이나 PC 환경으로 옮겨왔다”라고 최 상무는 덧붙였다.

한편, 최 상무는 고객경험을 주도하는 KB손해보험의 조직인 디지털전략본부에 대해서는 소개했다.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며 현업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지원하는 이 본부는 크게 디지털전략파트, 데이터 분석파트, 신사업 추진파트로 나뉜다. 특히 디지털전략파트에 소속된 기획자와 개발자들은 KB손해보험이 코로나 정국에서 금융사 중 최초로 제공한 공공 마스크 알림 앱(KB공공마스크알리미)을 개발한 주역이기도 하다. 최 상무는 KB공공 마스크 알림 앱에 대해 아이디어 발굴 후 기획 및 개발까지 단 하루만 소요될 정도로 KB손해보험 디지털 및 IT조직의 애자일한 문화에 대해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규 비즈니스’
새로운 고객경험과 더불어 KB손해보험에서 또 다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한 축은 ‘신규 사업’이다. 

최 상무는 최근 보험업계에서 주목하는 신규 비즈니스인 헬스케어에 관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그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리스크 기반(Risk-Base)의 수익 구조인 기존 보험을 활용하여 리스크 프리(Risk-Free) 신규 사업을 찾는 것이다. 기존의 보험 사업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헬스케어와 연관 지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KB손해보험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수수료’ 기반의 헬스케어 플랫폼을 만들어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각 참여 업체가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정당하게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이러한 플랫폼 사업을 실행하기 위해 최 상무는 외부 협력사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KB손해보험의 신규 비즈니스 접근 방법은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과거의 기술 중심적 접근 방법과 차별화된다. 최 상무는 과거 CRM부터 최근 빅데이터까지를 언급하며 “수많은 기업이 신규 비즈니스를 추진하면서 고객을 이해하지 않은 채 관리자 자신이 조직에서 생존하기 위한 도구로 기술을 활용한 사례가 있었다. 이들은 새로운 가치 창출보다는 CRM을 도입해 매출을 얼마나 올렸고, 고객 수를 얼마나 늘렸냐는 ‘효율’과 ‘성과’에만 초점을 맞췄다”라고 지적했다. 

KB손해보험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파트너들과 생태계를 구성하고자 한다. 최 상무는 ‘고객과 생태계 참여자들의 신뢰를 얻으면 성공할 수 있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철학은 KB금융 그룹이 다양한 생활 밀착형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KB금융 그룹은 은행의 부동산 관련 플랫폼, 캐피털의 자동차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은 단순히 금융자산의 축적을 넘어 고객의 생애에 걸쳐 부동산, 차량 등 실물자산과 더불어 개인의 건강자산을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는 것이다. 

고정비 낮추고 인프라 공유∙∙∙ ‘클라우드 철학’에 동의
기존 보험 고객에게 리워드를 제공해 플랫폼에서 트래픽을 일으키도록 하려면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를 플랫폼으로 참여케 하는 숙제부터 풀어야 한다. 이 어려운 숙제에 관해 최 상무가 내놓은 답변은 다음과 같다. 

“서비스 제공업체의 고정비를 줄여 줘야 한다. KB손보는 파트너들이 고객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기능 개발과 고객 만족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플랫폼 공급을 통해 파트너들의 고정비가 들지 않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러한 환경 조성은 플랫폼 구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양방향 플랫폼에 관한 철학이기도 하다. ‘단순히 돈이 있기 때문에, 고객이 있기 때문에’가 아니라 이 플랫폼이 개별 사업자, 특히 영세한 스타트업들에게 어떤 인프라와 기능을 줄지 고민해야 한다.”

최 상무는 우리나라에 이러한 고민을 담은 헬스케어 플랫폼이 아직 없다고 단정지었다. 최 상무는 건강한 고객이 더 건강해지기 위해, 만성질환 고객이 더 아프지 않기 위해 플랫폼에서 정보를 주고받으며 건강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등 새로운 고객 행동이 이 플랫폼에서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클라우드의 역할은 중요하다. 헬스케어 업계에는 병원, 제약회사, 약국, 건강기능 식품회사, 안마의자 제조사 등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생태계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 최 상무는 “이 생태계 참여자들과 일할 때 데이터와 서비스를 호환해야 하는 측면에서 보면 클라우드라는 공간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확장성 측면에서도 클라우드가 필요하다”라며 “여럿이 참여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신규 사업에서는 클라우드의 호환성과 확장성이 핵심이다”라고 덧붙였다. 

KB손해보험은 이미 클라우드의 위력을 경험했다. 자동차 마일리지를 카메라로 찍어 OCR(Optical Character Reader)로 판독하는 과정에서 OCR을 클라우드에 통합해 정확도를 90%대까지 높인 사례가 있다. 최 상무는 “이 기술을 내부에서 개발하려고 했다면 매우 오랜 기간이 소요되었을 텐데 클라우드 기반의 AI-OCR 기술을 통해 훨씬 쉽게 그리고 빠르게 가져다 쓸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직원경험 변화에서 시작되는 조직 문화
최 상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으로 고객경험과 신규 사업 이외에 직원경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KB손해보험은 자사가 직접 개발한 업무공유 시스템인 ‘마이워크(Mi Work)’ 덕분에 협업과 업무공유 및 상급자 보고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에는 간단 보고와 댓글 기능이 있는데, 상급자가 지시할 때도 댓글로 기록에 남길 수 있다. 실무자는 업무 결과물을 KB손해보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저장해 관리도 한층 쉬워졌다. 

주간 업무 보고도 마이워크로 대체했다. 마이워크에 앞으로 할 일(to do), 현재 하는 일(doing), 마친 일(done)을 날짜별로 나타나 있고 누가 했는지도 기록에 있으며 그 안에 각각 어떤 산출물이 있고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했는지까지도 남아있다. 비대면으로 최고 경영진본부장 단까지 보고가 올라가고 경영진은 어디서든 클릭해서 보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상반기 내에 마이워크 모바일 버전도 개발할 계획이다. 

최 상무는 “앞으로 KB손해보험 직원은 어디에 있든 노트북만 있으면 업무를 할 수 있고, 결과물을 다른 직원과 공유하며 소통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IT개발회사가 쓰는 PMS(Project Management System)의 일반 사무직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마이워크는 ‘비대면으로 지시해도 업무가 제대로 운영된다’를 임직원이 경험하게 했다. 최 상무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고 시장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진짜 동력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라며 “우수 인력들 뽑으려면 임원 보고까지 비대면으로 이뤄질 정도로 소통하는 조직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미래 직원경험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멀리 않은 미래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거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서도 마이워크 시스템을 켜서 출퇴근 중에 일을 한다고 상상해 보자. 출퇴근 중 1시간을 일할 수 있다면 사무실에 와서 6시간만 일하면 된다. 이러한 근로 문화의 변화를 디지털로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직원이 원하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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