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2

칼럼 | 나의 스마트폰 이야기

정철환 | CIO KR
얼마 전, 언론에서 삼성이 야심 차게 출시를 준비해 왔던 폴더블 스마트폰의 미국 출시 일정을 연기한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삼성 "갤럭시 폴드 美출시 연기... 문제 원인 철저히 조사" -연합뉴스 2019년 4월 23일자> 수년 전부터 삼성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접는 스마트폰 기술의 개발 추진을 공식화했고 여러 번에 걸쳐 언론에 제품 가상 이미지와 시제품 출시 행사 등이 실리며 차세대 스마트폰 기술의 선두주자임을 보여주고자 했고 미국에서 성대한 제품 발표회도 마무리한 상황이다. 그런데 일부 미국 내 베타 테스터의 사용 중 디스플레이 결함 보고가 올라오면서 결국 좀 더 제품에 대해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이미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이 시장에 여러 모델이 선보인 상황이다. 삼성을 제외하면 모두가 중국의 회사들이다. 디스플레이를 접고 펼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은 아마도 디스플레이 업계에 아주 오랜 염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술이 현실화 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과 사용자들이 일반 생활에서 불편함 없이 오랫동안 사용하는 기술이 되는 것 사이에는 괴리가 있으니 이 격차를 메우는 것이 숙제가 된 상황이다.

필자가 삼성의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한 것은 1999년 무렵이다. 1999년에는 사실 스마트폰이라는 용어조차 태어나기 전이다. 대신 당시에는 휴대용 소형 디지털 정보 기기를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라고 불렀다. 와이파이에 연결할 수 있는 손바닥 크기의 터치 스크린을 장착한 휴대용 기기로 일정관리, 메모, 게임 및 단순한 프로그램 몇 가지가 수행되는 기기였다. 이런 장치에 전화기를 결합하여 하나의 제품으로 출시한 것이 삼성의 SCH-M100 모델이다. (사진 출처: https://librewiki.net/wiki/삼성_SCH-M100)

옆의 사진에 있는 모델로 당시의 휴대전화로서는 혁신적으로 풀 터치스크린에 필기체인식, 그리고 전자우편과 인터넷 브라우징 기능이 있었다. 다만 흑백 화면에 낮은 해상도, 그리고 당시 기술의 한계로 인한 극히 제한적인 인터넷 브라우징으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후 삼성에서는 PDA 업계의 선두주자였던 팜파일럿의 운영체제인 팜OS를 탑재한 후속 기종을 선보였으나 큰 인기를 끌지 못한다. 이후 스마트폰(당시 용어로 PDA폰)의 운영체제를 팜OS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 차게 출시한 모바일 기기용 운영체제인 윈도모바일로 교체한 뒤 여러 모델을 출시했다.

그중에서 필자가 두 번째로 사용하게 된 스마트폰이 2007년 7월에 출시된 SCH-M620, 일명 ‘블랙잭’ 이었다. (사진 출처: https://librewiki.net/wiki/삼성_블랙잭) 보면 알겠지만 당시 잘 나가던 미국의 블랙베리와 아주 유사하게 생긴 모습이다. 그래서 한때 블랙베리와 논쟁이 오고 갔던 것이 기억난다.

당시 이외에도 여러 가지 윈도 모바일 탑재 스마트폰이 출시되었으나 휴대전화 시장의 주류가 되지 못했다. 이 무렵 즈음에 IT 업계에서는 PDA 폰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던 중에 2007년 6월 29일에 휴대전화의 역사를 바꿀 제품이 등장한다. 바로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된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통신사가 들여오지 않아 (또는 애플이 한국에 대한 판매에 별로 관심이 없어)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이후 애플은 최초 제품의 여러 문제점을 개선한 ‘아이폰 3G’를 2008년 6월에 출시했다. 3G 역시 국내에서는 구경할 수 없었다. 

필자는 이 무렵 새로운 삼성의 스마트폰을 구입한다. 2008년 말에 출시된 SCH-M490, 일명 ‘T*옴니아’ 였다. (사진 출처: https://librewiki.net/wiki/삼성_T*옴니아) 소위 ‘전지전능 옴니아’라는 별명이 붙은 스마트폰이었다. 꽤 고해상도 화면에 확장 가능한 메모리, GPS 및 와이파이 지원,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 지원 등 처음 보면서 아주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거의 단말기 가격을 다 지불하고 구입했다. 아마 이 무렵에 PDA폰이라는 이름이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불리기 시작한 무렵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이 옴니아가 출시된 후 국내에 KT에서 아이폰 3Gs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2009년 11월 28일에 국내에 정식 출시를 한다. 이에 삼성은 성능을 개선한 SCH-M710, 일명 옴니아 II를 2009년 10월에 출시한다.

여기까지가 필자의 삼성 스마트폰 사용 이력이다. 옴니아 II는 당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공식 모바일폰으로 선정하여 모바일 그룹웨어 개발 완료와 맞추어 전 직원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필자는 옴니아를 약정기간도 다 채우지 않고 구석에 처박았다. 주위 동료의 아이폰3Gs를 만져본 후 경악을 금치 못했고 후에 ‘아이폰4’의 출시 발표를 듣고 구매 예약을 통해 구매했다. 그 이후 계속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

그 후 삼성은 옴니아의 경험과 아이폰 벤치마킹을 통해 전면적으로 새롭게 도약한다. 특히 모바일 운영체제를 윈도모바일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바꾼 후 갤럭시 시리즈를 출시,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하면서 오늘날의 갤럭시 라인업으로 발전시켰다.
 
최근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연기 소식을 접하고 삼성이 쫓기듯 서두르며 불완전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실수는 다시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좋은 결정이라는 생각이다. 만약 삼성이 아이폰 국내 출시에 쫓겨 옴니아 시리즈는 내놓지 않고 충분히 다듬어 출시했다면, 또는 필자가 옴니아가 아닌 갤럭시를 사용했다면 필자는 아직도 삼성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폴더블 스마트폰도 중국의 업체들이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들의 제품 역시 현재 완벽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폴더플 디스플레이 기술이 일반인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편하게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때 좋은 제품을 출시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애플이 스마트폰에 대한 개념도 잡고 있지 않을 때부터 삼성은 스마트폰 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했으며 선구자적인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닌 최고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길 기대해본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2019.05.02

칼럼 | 나의 스마트폰 이야기

정철환 | CIO KR
얼마 전, 언론에서 삼성이 야심 차게 출시를 준비해 왔던 폴더블 스마트폰의 미국 출시 일정을 연기한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삼성 "갤럭시 폴드 美출시 연기... 문제 원인 철저히 조사" -연합뉴스 2019년 4월 23일자> 수년 전부터 삼성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접는 스마트폰 기술의 개발 추진을 공식화했고 여러 번에 걸쳐 언론에 제품 가상 이미지와 시제품 출시 행사 등이 실리며 차세대 스마트폰 기술의 선두주자임을 보여주고자 했고 미국에서 성대한 제품 발표회도 마무리한 상황이다. 그런데 일부 미국 내 베타 테스터의 사용 중 디스플레이 결함 보고가 올라오면서 결국 좀 더 제품에 대해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이미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이 시장에 여러 모델이 선보인 상황이다. 삼성을 제외하면 모두가 중국의 회사들이다. 디스플레이를 접고 펼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은 아마도 디스플레이 업계에 아주 오랜 염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술이 현실화 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과 사용자들이 일반 생활에서 불편함 없이 오랫동안 사용하는 기술이 되는 것 사이에는 괴리가 있으니 이 격차를 메우는 것이 숙제가 된 상황이다.

필자가 삼성의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한 것은 1999년 무렵이다. 1999년에는 사실 스마트폰이라는 용어조차 태어나기 전이다. 대신 당시에는 휴대용 소형 디지털 정보 기기를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라고 불렀다. 와이파이에 연결할 수 있는 손바닥 크기의 터치 스크린을 장착한 휴대용 기기로 일정관리, 메모, 게임 및 단순한 프로그램 몇 가지가 수행되는 기기였다. 이런 장치에 전화기를 결합하여 하나의 제품으로 출시한 것이 삼성의 SCH-M100 모델이다. (사진 출처: https://librewiki.net/wiki/삼성_SCH-M100)

옆의 사진에 있는 모델로 당시의 휴대전화로서는 혁신적으로 풀 터치스크린에 필기체인식, 그리고 전자우편과 인터넷 브라우징 기능이 있었다. 다만 흑백 화면에 낮은 해상도, 그리고 당시 기술의 한계로 인한 극히 제한적인 인터넷 브라우징으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후 삼성에서는 PDA 업계의 선두주자였던 팜파일럿의 운영체제인 팜OS를 탑재한 후속 기종을 선보였으나 큰 인기를 끌지 못한다. 이후 스마트폰(당시 용어로 PDA폰)의 운영체제를 팜OS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 차게 출시한 모바일 기기용 운영체제인 윈도모바일로 교체한 뒤 여러 모델을 출시했다.

그중에서 필자가 두 번째로 사용하게 된 스마트폰이 2007년 7월에 출시된 SCH-M620, 일명 ‘블랙잭’ 이었다. (사진 출처: https://librewiki.net/wiki/삼성_블랙잭) 보면 알겠지만 당시 잘 나가던 미국의 블랙베리와 아주 유사하게 생긴 모습이다. 그래서 한때 블랙베리와 논쟁이 오고 갔던 것이 기억난다.

당시 이외에도 여러 가지 윈도 모바일 탑재 스마트폰이 출시되었으나 휴대전화 시장의 주류가 되지 못했다. 이 무렵 즈음에 IT 업계에서는 PDA 폰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던 중에 2007년 6월 29일에 휴대전화의 역사를 바꿀 제품이 등장한다. 바로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된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통신사가 들여오지 않아 (또는 애플이 한국에 대한 판매에 별로 관심이 없어)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이후 애플은 최초 제품의 여러 문제점을 개선한 ‘아이폰 3G’를 2008년 6월에 출시했다. 3G 역시 국내에서는 구경할 수 없었다. 

필자는 이 무렵 새로운 삼성의 스마트폰을 구입한다. 2008년 말에 출시된 SCH-M490, 일명 ‘T*옴니아’ 였다. (사진 출처: https://librewiki.net/wiki/삼성_T*옴니아) 소위 ‘전지전능 옴니아’라는 별명이 붙은 스마트폰이었다. 꽤 고해상도 화면에 확장 가능한 메모리, GPS 및 와이파이 지원,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 지원 등 처음 보면서 아주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거의 단말기 가격을 다 지불하고 구입했다. 아마 이 무렵에 PDA폰이라는 이름이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불리기 시작한 무렵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이 옴니아가 출시된 후 국내에 KT에서 아이폰 3Gs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2009년 11월 28일에 국내에 정식 출시를 한다. 이에 삼성은 성능을 개선한 SCH-M710, 일명 옴니아 II를 2009년 10월에 출시한다.

여기까지가 필자의 삼성 스마트폰 사용 이력이다. 옴니아 II는 당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공식 모바일폰으로 선정하여 모바일 그룹웨어 개발 완료와 맞추어 전 직원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필자는 옴니아를 약정기간도 다 채우지 않고 구석에 처박았다. 주위 동료의 아이폰3Gs를 만져본 후 경악을 금치 못했고 후에 ‘아이폰4’의 출시 발표를 듣고 구매 예약을 통해 구매했다. 그 이후 계속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

그 후 삼성은 옴니아의 경험과 아이폰 벤치마킹을 통해 전면적으로 새롭게 도약한다. 특히 모바일 운영체제를 윈도모바일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바꾼 후 갤럭시 시리즈를 출시,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하면서 오늘날의 갤럭시 라인업으로 발전시켰다.
 
최근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연기 소식을 접하고 삼성이 쫓기듯 서두르며 불완전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실수는 다시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좋은 결정이라는 생각이다. 만약 삼성이 아이폰 국내 출시에 쫓겨 옴니아 시리즈는 내놓지 않고 충분히 다듬어 출시했다면, 또는 필자가 옴니아가 아닌 갤럭시를 사용했다면 필자는 아직도 삼성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폴더블 스마트폰도 중국의 업체들이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들의 제품 역시 현재 완벽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폴더플 디스플레이 기술이 일반인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편하게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때 좋은 제품을 출시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애플이 스마트폰에 대한 개념도 잡고 있지 않을 때부터 삼성은 스마트폰 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했으며 선구자적인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닌 최고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길 기대해본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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