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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안드로이드 신버전 적용 빨라진다?··· 지구어로 설명하는 ‘프로젝트 트레블’

2018.09.27 JR Raphael  |  Computerworld
솔직히, 프로젝트 트레블(Project Treble)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오누샤 기술적이고 어려운, 이른바 ‘외계어’를 사용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자, 숨을 깊게 들이 쉬고) 프로젝트 트레블은 안드로이드를 재구축하려는 야심찬 시도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칩셋 벤더가 만든 하위 레벨 코드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프레임워크와 분리돼 모듈형 기반을 이루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디바이스 제조사는 모든 릴리스에 대한 하위 레벨의 코드를 업데이트 하기 위해 칩셋 벤더에 의존하지 않고도 OS 코드를 업데이트 할 수 있다.

왜 ‘외계어’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는가?

하지만 실제로 프로젝트 트레블은 그렇게 복잡한 개념이 아니다. 트레블의 실제를 하나 하나 쪼개서, ‘지구어’로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과연 프로젝트 트레블이 (외계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일반 안드로이드 유저들에게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 보자.

가장 기초적인, 프로젝트 트레블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보자.

‘지구어’로 풀어 쓴 프로젝트 트레블
방금 저 위의 설명을 외계어 번역기에 넣고 돌려 봤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물이 나왔다.

“프로젝트 트레블은 쉽게 말해 폰 제조사들이 더 쉽고, 빠르고, 싼 가격으로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처리하고 출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짧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약간의 맥락을 더해 보면 이렇다. 옛날에는 새로운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올 때마다 폰 제조사들은 프로세서를 비롯한 다른 부품을 제공하는 퀀텀 같은 칩셋 벤더들이 내부 하드웨어와 관계된 코드 영역을 업데이트 해주기를 기다려야 했다.

칩셋 벤더들이 코드를 업데이트 해줘야만 폰 제조사들도 새로운 안드로이드 버전을 자사 기기 인터페이스 커스터마이징 및 기능에 적용하고, 이를 테스트 한 후 출시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 트레블은 (폰의 프로세서와 관계된 코드 영역들, 모뎀 등) 하위 레벨 영역을 나머지 운영 체제로부터 분리시킨다. 그렇게 함으로써 안드로이드가 업데이트 되어도 하위 레벨 요소를 매번 같이 업데이트 할 필요가 없어진다. 하위 레벨 요소들은 다른 모든 것의 기반으로써 일정하게 존재하며, 따라서 폰 제조사들은 더 이상 코드 업데이트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다.


프로젝트 트레블은 하드웨어 특정 코드(파이의 크러스트 부분)를 메인 안드로이드 OS 코드(파이 필링)와 분리해준다. 안드로이드 앱은 파이의 토핑 같은 역할을 한다.

비유하자면 이 모든 것을 한 판의 파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지금까지는 안드로이드의 모든 요소가 한 반죽 속에 섞여 있었다. 다시 말해 OS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모든 재료를 각각 업그레이드 하고, 다시 섞어 새 반죽을 만들어야 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트레블 덕분에 이제는 하드웨어와 관계된 요소들은 파이의 크러스트, 즉 항구적인 요소로 남아있을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새 안드로이드 업데이트가 이루어져도 폰 제조사들은 크러스트가 새로 만들어 지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자신들이 맡은 부분(파이 안쪽에 채우는 필링)에만 집중하면 된다.

구글은 2017년 안드로이드 8.0 오레오를 출시하면서 이 프로세스를 시작했다. 운영체제와 하위 레벨 코드 간의 초기 경계를 생성한 것이다. 하위 레벨 요소와 나머지 요소들간의 분리가 완성된 것은 안드로이드 9 ‘파이’ 소프트웨어에서 였다. 안드로이드 9를 지원할 준비가 된 칩셋 벤더들과, 상당수의 트레블로 무장한 기기들이 안드로이드 9 파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프로젝트 트레블은 왜 필요한가?
지난 몇 년 동안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가 있을 때마다 엄청난 혼란이 야기되었다. 사실 ‘혼란’이라는 표현은 좋게 표현한 것에 가깝다. 구글의 픽셀 폰을 제외하면 그 어떤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도 지속적으로, 시기에 맞춰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내놓지 못했다.

그 대가는 고스란히 사용자들이 치뤄야 했다. 여러 가지 인터페이스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각종 사생활 보호 및 보안 기능들, 기타 OS 업데이트에 수반되는 여러 가지 기능 개선 등을 누리지 못한 것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에서 OS 업데이트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여 나가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해 왔다. 운영체제에서 대부분의 시스템 레벨 앱과 서비스를 분리하여 플레이 스토어를 통한 정기적이고 보편적인 업데이트를 가능케 했을 뿐 아니라, 시기적절한 업데이트 보장과 함께 제공되는 다양한 장치 옵션을 제공했다.

그러나 핵심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는 남겨 두어야 했다. 또한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OS 업데이트를 아예 받아보지 못하거나, 아주 늦게 받아 볼 수 밖에 없었다.

프로젝트 트레블은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탄생했다. OS 업데이트를 처리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서 제조사들이 보다 신속하게 업데이트에 대처하고, 유저들도 보다 빠르게 최신 소프트웨어를 받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프로젝트 트레블,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백만 불짜리 질문이다. 사실 아직까지는 확답하기는 너무 이르다. 현재 확실한 것은 프로젝트 트레블로 인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하위 레벨 요소 업데이트 과정이 제거되면서 전체 과정이 약 3개월 정도 더 짧아질 것이라고 구글 측에서 밝혔다는 사실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보겠다. 안드로이드 8.0이 출시 된 이후로 삼성이 이 소프트웨어를 당시 최신 플래그십 폰에 적용하기까지 7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면 이론적으로, 프로젝트 트레블이 시행된 이후에는 이 기간이 4개월까지 단축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즉,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한다면, 12월을 전후하여 삼성의 현재 미국 플래그십 폰에 안드로이드 파이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필자의 업그레이드 평가 척도에서는 평균인 "C" 수준의 성과이지만, 삼성의 이전 성과에 비하면 두드러진 발전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론과 실제는 다르며, 실제로는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한’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폰 제조사들의 출시 날짜가 계획과 달라진 사례가 얼마나 많은지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그 외에도, 업데이트를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의 수준은 폰 제조사마다 다르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LG같은 기업의 경우 자체적인 커스텀 인터페이스와 일련의 애드-온 기능 등을 더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업데이트에 여러 가지 변형을 많이 가하는 편이다.

반면 모토로라 같은 제조사들은 구글의 기본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에 충실하며, 소프트웨어에서 핵심이 되는 최소한의 변화들만을 반영하는 편이다. 따라서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모토로라 같은 기업이 새로운 업데이트를 처리하고 반영하는 데 훨씬 적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물론, 삼성 같은 대기업은 모토로라 같은 기업보다는 훨씬 많은 자원을 보유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삼성이 이런 사후 소프트웨어 지원에 많은 리소스를 투자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굳이 안드로이드 업데이트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아도 어차피 물건은 잘 팔리는데, 굳이 그런 노력을 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프로젝트 트레블로 인한 기간 절감 효과를 수치적으로 따지기에는 너무나 변수가 많고, 일관된 공식도 없다.

이와 관련해서, 사후 소프트웨어 지원에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는 점 역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 트레블이 있건 없건 말이다. 게다가 이런 지원을 해 준다고 해서 사실상 서드파티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에게 돌아가는 가시적인 이익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니다.

오히려 즉각적이고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것은 제조사의 이득에 반하는 행동인지도 모른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능이 개선 될수록 소비자들이 새 기기를 구매하려는 동인은 줄어 들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트레블은 안타깝지만 이런 부분은 해결하지 못한다. 제조사 측에서 딱히 업그레이드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면, 아무리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쉬워져도 별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

지금으로써 우리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프로젝트 트레블이 OS 업데이트를 처리하고 적용하는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상당 부분 줄여줄 수 있다는 것 정도다. 그리고 제조사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추가적인 투자 없이도 더 빨리 업그레이드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프로젝트 트레블의 장점이 어느 정도 발휘 될 수 있을 것인지는 결국 제조사의 손에 달렸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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