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검색|인터넷 / 디지털 디바이스 / 소비자IT / 애플리케이션

칼럼 | MS는 엣지 확산을 원한다, 사용자를 속여서라도

2018.04.03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마이크로소프트가 은밀한 작전을 시작했다. 사용자가 실패한 브라우저 '엣지(Edge)'를 쓰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올 가을 나올 대규모 윈도우 10 업그레이드에 엣지를 통합하는 방식인데, 과거 독점 논란 끝에 받았던 제재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연방 당국은 마이크로소프트를 규제하는 대신 방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엣지가 얼마나 처참하게 실패했는지, 또한 다른 브라우저가 엣지를 얼마나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더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조치가 얼마나 이득이 될지도 미지수다. 점유율이 조금 오르긴 하겠지만 사용자로부터 돌아올 불만을 상쇄할 정도는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엣지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2015년 3월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후속 버전으로 출시된 이후 형편없이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택카운터(Statcounter) 자료를 보면, 엣지의 시장점유율은 2018년 2월 기준 1.8%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1위 브라우저인 크롬의 점유율 57.5%와 비교가 안된다. 엣지가 기본 브라우저인 윈도우 10 사용자만 대상으로 해도 11.7%에 그쳤다. 넷 애플리케이션(Net Applications) 자료에 따르면, 1달 전보다 2%p 가까이 빠졌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엣지 시장점유율 재고를 위해 하는 일은 무엇일까? 브라우저를 완전히 새로 뜯어고치고 크롬이나 다른 브라우저에 맞서는 데 필요한 필수 기능을 추가하고 있나? 대답은 '아니오'다. 필자가 베타 버전부터 곧 나올 윈도우 10 스프링 크리에이터 업데이트(Windows 10 Spring Creators Update)까지 최신 버전을 유심히 살펴본 결론이다. 이젠 엣지 관련 뉴스도 자취를 감췄다. 엣지 브라우저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엣지의 가장 심각한 문제, 즉 경쟁 브라우저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확장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고 있기는 하나?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아니오'다. 엣지용 확장기능은 달랑 99개다. 수천개에 달하는 크롬, 파이어폭스와 비교조차할 수 없다.

그래서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엣지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윈도우 10 폴 업데이트(fall update)에 들어있다. 윈도우 내장 이메일 앱의 모든 링크를 사용자가 설정한 기본 브라우저가 아니라 엣지로 열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윈도우 메일 앱을 사용하는 한 크롬으로 열고 싶어도 원하든 원치 않든 엣지로만 열린다. 엣지의 시장점유율을 고려하면 사용자 대부분은 달갑지 않을 기능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능을 올 가을 공개될 윈도우 10 업데이트 퍼블릭 프리뷰 최신 버전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결국 이 기능이 빠질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계속 유지된다는 쪽에 걸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떻게든 더 많은 사용자가 엣지를 사용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사용자 마음 속 깊은 곳에 엣지를 사용하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능의 장점을 회사 블로그를 통해 설명했다. 업체 홍보 실무자들은 "이 기능을 이용해 모든 사용자 기기에 걸쳐 가장 훌륭하고 가장 안전하며 일관된 윈도우 10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읽고, 필기하는 내장 기능과 코타나 통합, 간편한 쉐어포인트와 원드라이브 서비스 접속 등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는 사용자가 더 생산성있고 조직적이며 창의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물론 배터리 사용시간이나 보안을 희생할 필요도 없다"라고 썼다. 맞다. 필자가 그랬든 많은 독자가 웃음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가 상상하기 힘든 악수를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엣지를 강제로 사용하도록 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고 터무니없다. 더구나 이는 결코 기대했던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윈도우 내장 메일 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필자 주변에는 메일 앱을 쓰는 사람이 단 1명도 없다. 많은 사람이 이 앱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물론 이 조사는 과학적으로 진행한 설문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러분도 한번 주변에 물어보라. 아마도 필자의 조사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결론을 뒷받침할 정황 증거도 있다. 리트머스 소프트웨어(Litmus Software)가 이메일 150억 개를 분석해 데스크톱과 노트북, 모바일 기기용 이메일 클라이언트의 시장점유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윈도우 메일은 상위 10위에 들지 못했다(업체는 상세한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제는 사라진 윈도우 라이브 메일 조차 10위, 시장점유율 1%를 기록한 것을 보면, 메일 앱의 점유율은 이보다 더 낮은 것이다. 결국 분명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조치는 많은 사람이 엣지를 갈아타도록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지난 1990년대로 돌아가 보자. 연방 정부는 반독점 위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강력한 제재를 내렸다. 운영체제 시장의 지배력을 이용해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와 경쟁하는 기업의 이해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법원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불리한 판결을 내렸고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람들이 다른 브라우저로 손쉽게 변경할 수 있도록 윈도우를 수정해야 했다. 그 결과 브라우저 경쟁사들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시장점유율은 곤두박질쳤고 엣지는 더 처참하게 실패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과거 경험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강압적 방식이 아니라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야 말로 브라우저 전쟁에서 이기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사실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현명하다면 사람들이 엣지를 쓰도록 강요하는 이런 '경솔한' 시도를 중단하고 더 좋은 브라우저를 만드는 데 매진해야 한다. 그래야 마치 전염병처럼 엣지를 피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ciokr@idg.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