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로 변화하는 스포츠 비즈니스

경기 분석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 결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스포츠 분야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육상 선수들이 스퍼트 시점을 결정하고 축구 팀이 전술을 구사하는 각종 결정은 이제 단순히 직감에만 의존해선 안 되는 영역이 됐다. 이제는 코치와 스카우터, 선수 모두가 자신들의 기량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은 경기 전후에만 이뤄지지 않는다. NFL의 팀들은 경기가 치러지는 중간에도 지속적으로 필드 구역 별 공수 성공률을 분석해 선수의 위치를 조정하는 등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선수들의 모든 움직임은 그들이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간대 별로 전부 기록되고 코치들은 메타데이터로 전송되는 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 공유한다.

웨어러블 기술과 생체 측정 경기의 분석은 카메라에 잡힌 선수들의 움직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한 층 진보한 센서 기술 역시 막대한 데이터를 창출해내는 근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NFL의 선수들은 신체에 센서를 부착함으로써 자신들의 활동을 데이터화하고 경기장에서의 경험을 증강하는 데에도 도움을 받는다. 이러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트레이너들은 각 선수의 기량을 보다 정확히 분석하고, 그에 기초해 한 층 개별화된 훈련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스포츠 테크놀로지 전문가들은 현재의 웨어러블 센서 및 생체 측정 모니터가 완벽한 수준에 도달한 상태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은 진행 중인 게임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얻어내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활용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식축구 헬멧에 보다 정교해진 센서를 부착할 경우 경기 도중 선수가 정상 범위 이상의 충격을 받았을 때 이를 즉각적으로 확인해 대처하는 등, 선수 보호와 같은 영역에서도 빅 데이터가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모션 캡처 모션 캡처는 사실 그리 새로운 분야는 아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스포츠 분야에 도입되어 경기 중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데 활용된다면 어떨까? 그 정보를 기반으로 아바타를 생성해 게임 종료 후 ‘가상의 경기 분석' 과정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프로 스포츠 구단들을 위한 데이터 스토리지 및 빅 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넷앱(NetApp)의 미디어 부문 대표 제이슨 다니엘슨은 “데이터 활용 기술이 발전한다면 선수 개개인의 움직임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한 게임 영상을 수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데이터는 단순한 영상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이제는 일종의 비디오 게임으로서 가상의 축구를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방송 스포츠 방송 분야는 데이터와 애널리틱스를 비교적 오래 전부터 활용해온 영역이다. 리플레이, 게임 데이터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받아 해설자들이 내놓는 분석과 논평은 관중들의 경기 경험을 배가하는 요소로 인정받아왔다. 다니엘슨은 “하키 퍽에는 센서가 달려있다. 그 크기가 작고 속도도 빨라 중계 영상이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정보를 분석하면 퍽의 움직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향후 센서가 다양화되고 데이터의 활용 범위도 넓어진다면 방송 중계는 실제보다 더 생생한 경험으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방송과 디지털 배포 방송 제작뿐 아니라 제작물을 TV와 디지털 매체로 배포하는 과정에도 빅 데이터는 많은 진보를 가져왔다. 콘텐츠 전송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소셜 미디어나 소비자 생산 콘텐츠의 데이터의 활용이 활발해지며 이제 제작사들은 어떤 콘텐츠가 ‘시청자의 눈을 끄는지'를 이해하고 그에 기반해 광고 전략 등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분석이 세계적인 규모, 예를 들어 192개국 32억 시청자에게 전달된(2014년 기준) 월드컵과 같은 행사에 적용된다면? 창출되는 부가 가치는 막대할 것이다.

광고 경매 라이브 스트리밍과 소셜 미디어, 소비자 생산 콘텐츠는 방송사들이 시청자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통로다. 다니엘슨은 “광고 수익을 논하지 않고 방송 배급을 이야기하기란 불가능하다. 이제는 전통적인 TV 광고 뿐 아니라 소셜 미디어 배너 등 역시 유용한 광고 통로로 자리잡고 있다. 오늘날 광고 산업의 최대 이슈는 타깃 광고다. 사이트를 방문해 콘텐츠를 열람하는 시청자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면, 방송 배급자들은 그의 인구 정보에 최적화된 광고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역량은 더 높은 광고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데이터 분석이 수익 극대화의 열쇠가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팬들의 참여 모바일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스포츠 중계의 시청 범위를 큰 폭으로 넓혀줬을 뿐 아니라 팬들의 데이터 공유 과정 역시 촉진하고 있다. 오늘날의 스포츠 팬들은 실시간으로 경기 경험을 공유하고, 일부는 자신만의 라이브 영상을 제작하는 적극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일례로 2014 월드컵 결승전의 경우에는 총 12.4 TB의 데이터가 관객들에 의해 공유됐고 1분 길이의 한 HD 영상은 결승 경기에 참석한 팬들 사이에서 73,531회나 공유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앱이나 소셜 허브를 제공해 이러한 팬들의 참여를 수익으로 연결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부 현명한 기업들은 라이브 스트리밍 설정과 관련해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리는데 실시간 소셜 애널리틱스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휴대폰 속 투르 드 프랑스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는 2,000여 마일의 도로를 누비며 3주간 이어지는 환상적인 자전거 레이싱이다. 경기 자체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멋진 외곽 풍경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충분한 상품성을 갖춘 행사지만, 이 넓은 구간 전체에 카메라를 배치하는 비용의 문제로 방송사들에겐 계륵 같은 존재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제는 팬들이 모바일 기기로 포착한 사진과 영상을 활용하는 신기술을 통해 보다 다양한 경기 양상을 소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다니엘슨은 “경기 구간 전체에 카메라를 설치할만한 자본력을 갖춘 중계사는 없었다. 우리는 그 해결책으로 팬들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방송사의 사이트에 업로드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하지만 도전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1,000 대의 새로운 카메라가 확보된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었지만, 팬들이 생산한 사진과 영상을 얼마나 빨리, 방송 가능한 형태로 기지국에 전달할 것인가는 여전히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HD 월드컵 4년 전 월드컵에서 우리는 4K 비디오(혹은 울트라 HD)에 관한 최소한의 실험을 경험했다. 그리고 올해 브라질에서는 4K 장비를 갖춘 제작 트럭과 카메라를 통해 모든 경기를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었다. 4K 비디오 프레임은 HD 프레임과 비교해 4배 수준의 픽셀을 구현한다. 즉 4배 많은 데이터를 저장, 스트리밍, 프로세싱 하는 과정이 요구되는 것이다. 다니엘슨은 “사실 4K는 과거의 개발물이다. 하지만 이것이 텔레비전으로 들어온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 기술은 텔레비전을 통한 4K 화질의 감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수준의 고화질이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할 분야는, 단연 스포츠 이벤트다”라고 설명했다.

포뮬러 원 포뮬러 원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행사이자, 데이터 활용의 최첨단을 달리는 분야다. 1초의 기록 단축을 위해 팀들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그에 기초해 전략을 구상, 수정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우버 F1(Sauber F1) 팀의 경우 100 개의 센서를 통해 타이어, 엔진, 온도, 연료 소모 등 차량을 둘러싼 모든 정보를 측정해 매 랩 당 20~30 MB의 정보를 수집한다. 이러한 정보는 실시간으로 피트 크루(pit crew)에 전달돼 즉각 의사 결정에 반영된다. 다니엘슨은 “레이싱은 사소한 차이가 승패를 좌우하는 스포츠다. 그러기에 제대로 된 시점에 피트 스톱에 들어서는 결정이 매우 강조된다. 이 과정에 실시간 애널리틱스가 도입되며 포뮬러 원은 다른 스포츠들을 능가하는 과학적, 예술적 경기로 거듭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