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RPA 최신 도입 사례' 영국 앤썸의 디지털 혁신기

CIO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가 보험업계의 필수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입력과 종이문서 전달 작업을 자동화하려는 기업이 특히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RPA를 도입한 한 보험업체의 사례가 있다. 컴퓨팅 인프라스트럭처 관리까지 자동화해 엔지니어가 더 전략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바로 앤썸(Anthem)이다. 이 기업은 데이터센터 인프라스트럭처 관리에 130개 이상의 RPA 봇을 도입했다. 현재 앤썸은 IT팀이 고객과 헬스케어 제공자, 직원 등 외부 이해관계자를 더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이다. 앤썸의 CIO 팀 스킨에 따르면 이 작업의 핵심이 바로 RPA 봇이다. 스킨은 4개월 전 전임 CIO 톰 밀러의 뒤를 이어 CIO에 임명됐다.

RPA 봇은 사람의 수작업을 흉내 내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기록을 검토하고 온라인 폼을 만들고 결제와 다른 트랜잭션 업무를 지원한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에이전트를 초보적인 인공지능(AI)으로 분류하지만, RPA 봇은 비즈니스 로직과 일상 업무를 처리한다. RPA 봇은 AI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이고 특정 업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오류 비율을 크게 줄여준다.

딜로이트 컨설팅의 파트너 제프 슐츠는 "많은 기업이 RPA를 IT 서비스 센터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 헬프데스크 콜을 줄이고 셀프서비스 활용을 늘리는 것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글로벌 비즈니스 트래블, 미국 연방 준비 은행 보스턴 지점, 랜드 오 레이크(Land O'Lakes) 등 여러 기업이 RPA를 이용해 금융 서비스용 데이터 입력 작업 같은 단순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트너는 RPA 소프트웨어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41%씩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 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때가 되면 대기업의 40%가 RPA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게 된다. 현재는 채 10%가 안 된다.

서버 작업에도 RPA 적용
앤썸은 RPA를 컴퓨팅 워크로드를 처리하는 데도 활용하고 있다. 봇이 네트워크에서 데이터가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스캔하고 있다가 서버가 성능의 한계에 도달하면 이를 감지해 아직 여유가 있는 서버로 워크로드를 전환한다. 이를 통해 시스템의 업타임을 보장한다. 앤썸은 매달 반복되는 대규모 작업의 70%에 이러한 에이전트 자동화를 적용했다. 봇 개발은 앤썸의 메인프레임과 서버, 스토리지 시스템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IBM이 맡았다. 이를 위해 앤썸은 지난 2015년 총 5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계약을 IBM과 체결했다.

RPA는 앤썸이 추진 중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부일 뿐이다. 앤썸의 이노베이션 랩을 이끌었고 지금은 CIO인 스킨과 그의 팀원은 자체 기술 시스템과 비즈니스 프로세서를 현대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4000만 명에 달하는 고객에게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다른 보험업체와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프로세스 트랜스포메이션에는 챗봇을 통해 대화 메시지를 검토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온라인 포탈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앤썸은 하둡 기반 애널리틱스도 활용하고 있다. 기존 예측 모델과 통합해 고객 관리의 빈틈을 메우고 고객이 필요로 할 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 고객이 어떤 채널을 통해 문의하든 상관없이 고객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스킨은 설명했다. 이른바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trusted advisor)'가 되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노력의 핵심은 디자인 씽킹이다. IT 솔루션을 만드는 데 있어 기본적으로 '아웃사이드-인(outside-in)' 접근법으로 진행한다. 어떤 디지털 기능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할지 확인하기 위해 A/B 테스트를 수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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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레벨 협업이 성공의 핵심요인
한편 스킨은 이런 작업을 위해 앤썸의 첫 CDO(chief digital officer)인 자리브 로넨키와 협업하고 있다. 로넨키는 딜로이트에서 개인화된 고객 관리, 지능적 자동화, 예측 분석 등 AI와 데이터 주도 기술을 담당했으며, 지난 6월 앤썸에 합류했다.

두 사람 간 협업의 대표 사례가 이달 초 독.AI(doc.ai)와의 계약이다. 사람들이 알레르기를 경험하게 될 때를 예측하는 데 AI를 사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앞으로 독.AI의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솔루션을 이용해 독.AI와 하버드 의대의 전문가가 함께 알레르기 예측 모델을 검증하는 머신러닝 프레임워크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 예측 모델은 이번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앤썸 직원과 일반인 등으로부터 수집한 키와 몸무게 같은 개인의 특징은 물론 날씨와 오염 정도, 신체 활동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CDO 채용은 조직 역학상 CIO에게 위협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스킨은 오히려 로넨키와의 협업이 앤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더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여러 C 레벨과 현업 임원 간의 협업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으로 이끈 사례가 많다. 딜로이트 컨설팅은 백 오피스와 프런트 오피스 전략을 총괄하면서 이러한 협업 관계를 만들고 강화할 수 있는 IT 리더를 '선구적인 CIO'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러한 CIO를 찾기는 쉽지 않다. 딜로이트 조사에서, 조사 대상 1437개 기업 중 단 10%만이 IT에 의해 주도되는 능숙한 디지털 전략을 가진 디지털 선구자로 평가됐다. 딜로이트의 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크리스티 라머는 "IT 리더가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대화를 주도하지 못하면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