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는 기성 금융권을 어떻게 뒤흔들까?

Computerworld UK

혁신적인 핀테크 솔루션이 부상함에 따라 금융권의 기존 사업 모델에 갈수록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이제 진부하게까지 들린다. 그렇다면 이런 주장이 어디까지 사실일까? 앞으로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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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분야는 변화를 수용하지 않고 저항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분명한 사실이다. 바클레이(Barclay), HSBC, 로이드(Lloyds), 스코틀랜드 로열 뱅크(Royal Bank of Scotland), 산탄데르(Santander) UK라는 ‘5대 은행’이 소매 금융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특히 그렇다. 간단히 말해, 기존 금융 산업의 질서를 깨뜨리도록 유도하는 진정한 ‘도전자 은행(Challenger bank)’이라고 할만한 존재는 아직 없었다.

그러나 ‘오픈 뱅킹(Open Banking)’이 출현하면서 영국 금융권은 타사에 소중한 고객 정보 및 데이터를 공개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그 결과 핀테크가 진짜 위협으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이미 영국 중앙 은행(BoE)은 기성 금융권이 핀테크의 위협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던 바 있다. 지난해 11월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BoE는 주요 은행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권으로부터 고객을 ‘탈취’하고 이익을 ‘잠식’할 수 있다. 그런데 영국의 은행들은 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스스로를 과대 평가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텔레그래프(Telegraph)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중앙 은행의 마크 카니(Mark Carney) 총재는 “핀테크가 기존 은행들의 재정 안정성을 파괴할 수 있다. 이 경우, 중앙 은행이 여기에 영향을 받는 은행들을 대상으로 건전성 기준과 해소 체계가 이런 위험을 지탱하기 충분한지 확인할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핀테크는 넓게 봐서 기술을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정의할 수 있다. 더 빠른 결제 인프라, 한 장소에서 모든 계좌와 계정을 확인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앱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외환으로 예금을 할 수 있는 결제 인프라(예: TransferWise), 소비자에게 ‘자랑할 수 있는 무엇’을 제공하는 상품(예: 지금은 서비스가 중지된 Monzo의 Golden Ticket) 등 다양한 솔루션이 핀테크로 분류된다.

이런 핀테크 기업들이 ‘카나리 워프(런던 금융 중심지)’의 거대 금융 기관에 초래할 수 있는 실제적인 위협은 무엇일까?

위협 상황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와중이지만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권에 가져올 일부 위협들은 이미 실체를 드러냈다. 고객들에게 외환이나 투자 자문(로보 자문) 등 유용한 대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신용 하락이나 오버드래프트(초과 인출)와 관련된 금전적 손해를 피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핀테크 분야의 도전자들이 소매 금융 부문의 전형적인 ‘캐시 카우’에만 위협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금융권의 가장 소중한 고객들인 자산 관리 고객들도 공략하고 있다.

로보(투자) 자문 회사인 넛메그(Nutme), 머니팜(Moneyfarm), 웰쓰심플(Wealthsimple) 등의 기업은 값 비싼 투자 자문가들을 기술로 대체하고 있다. 그러면서 소액 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진입 장벽을 낮추거나 무너뜨린다.

기존 은행들도 여기에 반격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나트웨스트(Natwest)는 나트웨스트 인베스트(Natwest Invest)라는 온라인 자문 서비스를 런칭했다.

핀테크가 금융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 자체를 바꾸고 있는 측면도 있다. 디지털 상품, 고객 서비스, 투명성에 있어 기대 수준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의 로보 자문 회사인 웰쓰심플(Wealthsimple)의 유럽 지역 CEO인 토비 트리벨은 기존 대형 금융 기관 기관과 비교했을 때 핀테크의 가장 큰 차별화 요소는 고객 중심적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컴퓨터월드 UK에 “은행들은 신뢰를 강요한다. 크고 오래됐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객들을 배려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핀테크의 가장 큰 차별점은 고객 배려에 있어 정말 높은 기준을 제공하고, 상품 디자인 및 전달에 있어 고객을 우선시해 접근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위협이 아닌 기회
기존 일부 은행들은 파트너십과 혁신 정책을 강조하면서, 이런 위협을 기회로 삼으려 시도했다. HSBC 아시아 태평양 지역 부회장 겸 최고 경영자(Chief Executive)인 피터 웡이 웹사이트의 한 문서(pdf)를 통해 언급한 다음의 내용이 이를 입증한다.

“핀테크는 금융 기관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한다. 개인 경험에 비춰봤을 때, 금융 산업에서는 항상 기술이 중요했다. 지금 핀테크 혁신은 기존 금융 산업에 대한 혁명이 아닌 진화이다. 기존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거나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보완하고 다각화하는 역할을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재 핀테크는 금융 서비스 가운데 일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로 소매 금융 서비스이다. 대출과 파이낸싱, 결제 관련 상품 및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된다. 모바일과 전자상거래가 소비자 수요를 견인했던 분야다.”

“대형 금융 기관과 핀테크 신생 창업회사들은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대형 금융 기관은 고객 기반이 크다. 또 안정적인 인프라, 자산, 규제 관련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신생 창업회사들은 ‘틀에서 벗어난 사고방식’, 기술 전문성,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민첩성을 제공한다. 서로 경쟁하지 않고 협력을 할 때, 금융 서비스와 고객 경험 향상 등 더 큰 성과를 일궈낼 수 있다.”


버라이즌(Verizon)의 디지털 비즈니스 부문 이그제큐티브 디렉터인 가브리엘 실드는 영국의 여러 대형 금융 서비스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컴퓨터월드 UK와 가진 인터뷰에서 금융권이 핀테크의 위협에 대응하는 방식은 3가지라고 언급했다. 일시적인 유행으로 생각해 무시하는 것, 제휴하는 것, 도매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는 “3가지 형태로 대응을 한다. 먼저 곧 사라질 일시적인 유행으로 판단한다. 분명히 현명한 대응은 아니다. 다음은 핀테크 기업과 제휴하는 것이다. 이 새로운 기술을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 핀테크 기업들과 협력하는 고객사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고객사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플랫폼 경제가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대형 금융 기관들도 혁신적인 핀테크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데이터와 신뢰(신용)이다. 신뢰는 ‘모르는 악마보다 알고 있는 악마가 낫다’는 격언이 적용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베인 앤 컴퍼니(Bain and Company)와 세일즈포스는 한 조사 보고서에서 “고객들에게 더 나은 상품을 제공받기 위해 공급자와 더 많은 데이터를 공유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주 거래 은행과 그렇게 할 의사가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73%, 다른 은행들과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63%였다. 그러나 금융 기관이 아닌 회사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한 비율은 43%에 불과했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형 금융 기관들이 핀테크 기업과 경쟁하고 싶다면, 데이터를 이용해 개별 고객의 니즈(필요 사항)를 완전히 파악하고, 제품과 에피소드 수준에서 고객들이 자신의 니즈를 충족하는 방식을 이해하라고 제언하고 있다.

또 자신의 강점을 사용해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생각을 해야 한다는 조언도 담겼다. 풍부한 리소스를 활용, 여러 채널에서 사용하기 쉽고, 디지털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직관적인(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는) 환경과 경험을 설계하라는 설명이다.

기성 금융 기업과 핀테크 기업 5곳의 진단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전자 은행인 몬조(Monzo)의 트리스탄 토마스 마케팅 및 커뮤니티 책임자는 금융 서비스의 언번들링(분리)가 기존 금융권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토마스는 컴퓨터월드 UK와 가진 인터뷰에서 “몬조는 주택 담보 대출이나 대출이 아닌 당좌 예금에만 집중하고 있다. 한 상품에만 집중해 최고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것이 크로스-셀링으로 수익을 내고, 로스리더(Loss leader)로 당좌 예금 상품을 운영해 온 기존 금융 기관에 큰 위협을 초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핀테크 신생 창업회사의 가장 중요한 차별화된 장점은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기존 은행들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상품 및 수익 창출 방식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오버드래프트 등에서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 그런데 고객에게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 물으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핀테크는 새로운 관점으로 여기에 접근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HSBC UK의 디지털 금융 서비스 책임자인 라만 바티아는 새로운 도전자 은행들이 초래하는 위협을 인정하면서도, 모두가 공존할 수 있을 만큼 큰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탈링과 몬조 같은 몇몇 디지털 기반 도전자 은행에 모멘텀이 형성되어 있다. 특히 영국이 그렇다. 그러면서 디지털 대체 상품이 기존 금융 상품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형 은행들이 핀테크와 도전자 은행으로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는 주장은 과장된 주장이다.”

“많은 경쟁 기업과 모델이 공존할 것이다. 또 기존 금융 모델을 보완,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상품을 강화할 것이다. 현명하게 협력을 해야 계속 성공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오픈 뱅킹 이니셔티브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자들이 한 장소에서 모든 금융 계좌를 확인할 수 있는 커넥티드 머니(Connected Money)라는 앱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가장 먼저 핀테크를 도입한 대형 은행이 됐다."

중소기업(SME)을 대상으로 투명한 자금 조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는 핀테크 회사인 핀포인트(Finpoint)의 가이 브릿지 매니징 디렉터는 “소비자의 기대가 바뀌었다. 그런데 기존 은행들은 높아진 기대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리다. 이것이 기존 은행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핀테크가 기존 대형 은행에 초래할 3가지 위협으로 ‘실행 속도’, ‘더 많은 자동화 활용’, ‘가격 압력’을 꼽았다. 브릿지 디렉터는 “실행 속도와 자동화는 사용자 친화성 측면은 물론 비즈니스나 소비자의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금융 시장을 파괴할 원동력들이다. 핀테크 기업들이 포렉스(Forex), 송금, 투자, 당좌 예금 등 지금까지 기존 은행들이 지배했던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네이션와이드(Nationwide)의 모바일 및 디지털 디렉터인 제임스 스미스는 핀테크가 디지털 금융 상품의 기준을 높였다고 인정했다. 그는 “새로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이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준을 수립했다. 또 금융 기관과의 디지털 경험에 대한 기준을 높인 상태이다. 규모가 더 작고 민첩한 신규 진입 기업들은 대형 금융 기관들이 부러워할 속도와 민첩성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들은 최신 기술 아키텍처를 자랑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빨리 새로운 기능을 시장화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네이션와이드 역시 모바일 상품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또 새로운 기능과 제품과 함께 시장화 속도를 향상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쉽게 당좌 예금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의 핀테크 회사인 모네세(Monese)의 노리스 코펠 CEO는 “도전자 은행들이 기술에 크게 힘입어, 시간이 지날수록 기존 금융 기관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도전자 은행들은 기술을 도입하고 응용해 적용하면서 사용 편의성과 편리함 측면에서 기존 은행과 스스로를 차별화하고 있다. 아주 간단한 서비스부터 계좌 개설, 송금 등 모든 분야가 여기에 해당된다”라고 말했다.

충격은 이제 시작일 뿐
핀테크가 기성 금융권에 초래하는 위협이 가까운 시일 내에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또 소비자에게는 이득이 된다. 대형 금융 기관들도 사용자의 높아진 기대 사항을 충족하고, 새롭게 기준이 된 ‘오픈 뱅킹'의 변화를 수용하려 애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단 아직은 대형 금융 기관의 ‘생존'을 위협하는 그런 위협은 아니다. 하지만 소수의 핀테크 혁신 기업들이 오버드래프트와 외환 같은 캐시카우 시장에 포화를 퍼붓고 있으며 공략 영역을 점점 더 넓혀가고 있다. 기성 금융 기관들이 이런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지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