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MS의 '딥러닝 올인'을 우려한다

Computerworld
마이크로소프트 미래 전략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특히 AI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가장 '핫'한 딥러닝(deep learning)에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에 이미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지난 6월 딥러닝 스타트업인 본사이(Bonsai)를 사들였고, 5월에는 시맨틱 머신(Semantic Machines)을 인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AI를 가리켜 '우리 시대를 정의하는 기술'이라고 규정했다. 올봄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에서는 "AI는 엣지가 일부가 될 것이다. 동시에 클라우드, SaaS 애플리케이션의 일부도 되고, 심지어 인프라스트럭처의 일부로 편입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필자는 딥러닝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통큰 배팅'이 오히려 패착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AI의 다른 구성요소 즉, AI를 더 유용하게 만들 수 있는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할 경우에는 더 그렇다. 딥러닝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딥러닝은 당연히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딥러닝 기술 자체가 과대포장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미 그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있다.

딥러닝을 연구하는 컴퓨터 과학자와 연구자의 수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수치의 진의를 이해하려면 딥러닝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딥러닝의 내부에는 막대한 데이터가 들어가 있다. 딥러닝 기술을 이용하려면 엄청난 데이터를 시스템에 쏟아 부어야 하고 이후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는 특정 프로그램을 작성할 필요가 없다.

딥러닝의 가장 간단한 활용 사례는 고양이와 개를 구별하는 것이다. 이런 기능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고양이' 혹은 '개'와 같은 이름표가 달린 사진 수십만 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딥러닝의 역할은 이들을 정확하게 구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뿐이다. 그러나 이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른바 '블랙박스(black box)'인 것이다.

현재 딥러닝은 자율주행 자동차와 암을 포함한 새로운 질병 연구, 백오피스 자동화 등 다양한 업무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부 연구자들은 딥러닝 기술이 실제로 그 이름만큼 '딥'한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기사는 AI 전문가 숫자가 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딥러닝에 대한 이상과열이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고 기업의 과투자를 유발하는 반증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결국 이 모든 열풍이 '일장춘몽'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계속해서 기사를 보면, 연구자들은 딥러닝이 매우 제한적인 기술이며 특정 문제에서만 유용하다고 지적한다. 딥러닝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방대하고 동시에 여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딥러닝 작업도 매우 명확하고 잘 정의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지에 라벨을 붙이거나 음성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것 같은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버클리대의 교수 마이클 조던은 "(이런 작업에) 진정한 인텔리전스는 없다. (딥러닝 같은) 비지성적인 알고리즘을 맹신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뉴욕대의 교수 게리 마커스도 "딥러닝이 인식해 낸 패턴들은 처음 이 기술이 등장했을 때 보여준 것보다 더 피상적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인공지능 인기기사
->칼럼 | 성큼 도래한 유비쿼터스 AI 세상··· 마음의 준비를 'Her'하라
->기고 | 인공지능에의 안전한 접근법, '집단 AI'에 쏠리는 관심
->인공지능의 무한질주···협상·테스팅에도 접목
->스티븐 호킹의 경고 "인공지능, 인류 멸망 초래할 수 있다"
->'공상에서 현실로' 변곡점 들어선 AI
->"인간 넘어선 초지능, 100년 내 출현 가능성 높다" AI 전문가 닉 보스트롬 전망
->로봇계의 아이폰 될 수도··· 소프트뱅크 '페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현실로 다가온 영화 터미네이터 속 기술들
---------------------------------------------------------------

이러한 피상성 혹은 구체성의 결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Office)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기능을 오피스에 추가했다고 말한다. 여기까지는 꽤 멋진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 AI가 실제로 하는 작업은 어떨까?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워드의 프루핑 툴(proofing tools)에 AI가 적용했다. 그러나 필자는 AI가 적용되기 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그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 아웃룩도 마찬가지다. AI가 약속 시각을 고려해 언제 출발해야 하는지 알려준다고 하는데, 전혀 새롭지 않은 따분한 기능이다. 파워포인트의 경우 AI가 적당한 슬라이드 디자인을 추천한다고 하지만, 이 역시 템플릿 이상의 기능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엑셀이다. 복잡한 데이터 세트에서 인사이트를 뽑아내려는 고급 엑셀 사용자라면 AI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AI가 조만간 더 향상되고 더 유용한 툴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필자도 동의한다. 그러나 AI를 둘러싼 과대광고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기업이 자신의 리소스를 필요 이상으로 딥러닝에 쏟아 붓고 있지 않은지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더 유용할 수 있는 다른 AI 분야가 투자에서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손해인 것은 물론, 우리 모두가 AI라는 신기술을 통해 혜택을 누리는 시기를 더 늦출 수 있다.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딥러닝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재검토하기를 바란다. 오히려 AI에 진정한 '인텔리전스'를 구현하는데 더 집중하기를 기대한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