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변혁, 기업 문화부터 바꿔야' 유틸리티 CIO 이구동성

CIO Australia
유틸리티 기업의 디지털 혁신 시도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는 것이 바로 기업 문화다. 10월 가트너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틸리티 기업 CIO의 절반 이상은 디지털 변혁을 확장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로 기업 문화를 꼽았다.



에너지 산업, 수자원 산업 등은 그 역사가 길며, 이들 산업이 생산해내는 결과물은 짧게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백 년간 지속될 사회간접자본이다. 이런 산업 특성상 빠르게 실패를 딛고 일어나 산업을 개선해 나가는 민첩한 접근 방식이 쉽지 않다.

그러나 유틸리티 기업이라 해도 기업의 여러 부분이 협력함으로써 수십 년 이상의 긴 호흡을 가지는 산업 특성을 극복하고 혁신을 이뤄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IT분야와 OT(operational technology)의 협력은 풍요로운 결실을 볼 수 있다. 호주의 골드 코스트 먼데이(Gold Coast Monday)에서 열린 가트너 심포지엄/IT엑스포에 참석한 4명의 유명 유틸리티 기업 기술 책임자도 이러한 점을 지적했다.

서호주 수자원공사(Water Corporation of Western Australia)의 디지털 혁신 총괄 매니저 딘 맥도널드는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각자가 맡은 역할과 업무를 이해하는 것이 첫 단계다”라고 말했다.

서호주 수자원공사는 호주 전역 2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수자원을 공급하고 오수를 처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 서호주 수자원공사는 기업 내에 디지털 변혁팀을 구성하고 IT그룹과 SCADA 그룹, 그리고 타 부서 간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

맥도널드는 “이러한 노력이 있기 전까지는 이들 부서의 직원들이 서로 말 한마디 제대로 나눠 본 적조차 없었다.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이들 부서 모두가 공유하는 훌륭한 원칙들이 있는가 하면, 각 부서 고유의 독창적 문제 해결 방식이 존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OT의 문제 해결 방식은 IT그룹에서는 생각해내거나 실행하지 못했던 그런 방식이다. 따라서 이러한 각 부서 직원들을 한데 모아 각자의 문제 해결 방식과, 서로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두 부서는 각각 서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주기로 하였는데, 예를 들어 OT그룹은 멀리 있는 지역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는 ‘때에 따라서는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맥도널드는 말했다)에 관련한 노하우를 IT그룹과 공유하였다.

빅토리아 주 정부 소유의 사우스 이스트 수자원공사(South East Water) CIO인 피터 오도너휴는 IT와 OT의 노하우와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기업 문화를 바꾸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생각에는 OT와의 만남이 IT에게 이로운 것 같다. 규율과 원칙 위주로 돌아가는 IT부서와, 카우보이 스타일의 OT의 만남이 생각보다 괜찮은 시너지를 창출하였다. 이러한 결합은 혁신의 문화를 창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OT에서 IT로의 정보 이전은 기업 전체에게 매우 기대되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사우스 이스트 수자원공사의 스마트 미터기 설치, 유지, 보수 예측 시스템 및 문제 알림 시스템과 같은 디지털 혁신에는 지금보다 더 긴밀한 부처 간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오도너휴에 따르면, 사우스 이스트 수자원공사는 IT나 OT같은 특정 부서에 투자하려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결과물 그 자체에 투자하고자 한다.

지난 1월 에너지 퀸즐랜드(Energy Queensland)의 CDO로 임명된 바바라-앤 벤스테드는 게다가 IT와 OT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나누는 것 역시 한물간 방식 취급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벤스테드는 “앞으로 산업을 이끌어 갈 미래 세대는 그러한 엄격한 구분에서 자유로운 세대다. 이들에게는 IT건 OT건 더 큰 비즈니스를 구성하는 일부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AEMO(Australian Energy Market Operator)의 정보 및 아키텍처 그룹 매니저인 루크 바로우는 오늘날 새롭게 채용된 IT 직원들이 OT 부서와 더 많은 교류를 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우리 로테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원생들에게는 사실상 거의 필수적으로 OT 부서 업무를 익히도록 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OT 부서는 언제나 가장 먼저 새로운 것을 접하고, 시도해 보는 곳이다. 그렇지만 IT부서나 IT 관련 학위가 있는 직원들도 OT에 많은 것을 나누고 가르쳐 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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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문을 두드리다
이처럼 부처 간 협업을 장려하는 것은 결국 이들 공사가 더욱 민첩하고 혁신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 대부분 패널이 동의했다. 그러나 부서 간 협업을 시도할 시 이것이 기업의 핵심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트너의 ‘2018 CIO 어젠다: 유틸리티 산업 바로 보기(2018 CIO Agenda: Utility Industry Insights)’에 따르면, 유틸리티 산업의 기술 책임자들에게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책임이 주어졌다. 한편으로는 혁신과 변혁 전략을 이끌어 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핵심 인프라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

벤스테드는 “내 생각에, 공사들은 대체로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 그 때문에 더욱 민첩해지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패를 더 가볍게 받아들이는 기업 문화를 배양하고 우리의 업무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 그리하여 직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퀸즐랜드는 퀸즐랜드 주 정부가 정부 소유의 전력공급 회사인 에르곤 에너지(Ergon Energy)와 에너젝스(Energex)의 합병 결정에 따라 2016년 6월 설립됐다.

이 두 기업의 오랜 역사와 뿌리 깊은 유산에도 불구하고(에너젝스의 경우 그 역사가 192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의 합병 결과 탄생한 에너지 퀸즐랜드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왔다.

벤스테드는 “우리는 최대한 빨리 이러한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두려움이 우리 앞을 가로막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맥도널드는 실패를 가볍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유틸리티 종사자들에게는 노력 없이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수자원 공사의 경우 100년 넘는 긴 시간 동안 자산을 형성한다. 따라서 실패를 가볍게 여기고, 빠르게 회복하는 문화는 우리에게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사용, 지속적인 운영 체제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가정용 PC 사용 등이 이러한 느리고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었다.

맥도널드는 “우리 역시 이러한 반복적이고 민첩한 방식에 예전보다 훨씬 더 적응하고 있다. 이는 거대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업으로 삼는 기업체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 인프라를 관리, 통제하는 운영 체제는 빠르게 변화하며 우리가 이들에 적응해야 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맥도널드는 “100년 앞을 내다보며 생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기본적 사회간접자본을 제공하고, 이들이 최소 향후 50년 동안 지속해서 이용될 수 있도록 이들을 관리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자 소명이다. 우리가 제공하는 사회간접자본은 우리가 사는 공동체 일부다. 따라서 우리 문화의 요소 중에는 이미 변화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는 유전자도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