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프로젝트가 '어떻게' 실패하는가··· 현실 인정에서 종결 방안까지

CIO

프로젝트가 실패했음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때로는 미련을 버리고 프로젝트를 폐기하는 게 최선일 수 있다. 프로젝트 실패를 확인하는 방법과 대처 방안을 정리했다.



프로젝트 진행 상황이 예정된 스케줄보다 늦어진다. 프로젝트 담당자가 약속했던 바를 어기는 일이 잦아진다. 몇몇 핵심 팀 멤버들이 하나 둘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다. 설상 가상으로 주요 벤더들은 프로젝트 핵심 요소에 대한 공급을 중단시킨다.

이 정도가 되면 이제는 결정의 순간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대로 프로젝트를 종결시킬 것인가, 아니면 극적으로 새로운 방향으로의 선회를 시도해 볼 것인가? 아주 간단한 질문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답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은 “쉬운 해답을 내놓는 것보다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버지니아 주 알링턴에 위치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컨설팅 업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에센셜(Project Management Essentials)의 창립자 앨런 저커는 이처럼 하향세에 접어든 프로젝트를 살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원들 간의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하락세를 탄 프로젝트 팀 멤버들 간에 그 정도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정도의 협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겠지만 말이다.

프로젝트 실패는 어떤 경로를 통해 발생하는가
저커에 따르면 프로젝트의 방향을 전환할 때라는 수많은 경고 신호가 있었음에도 내부적 문제, 갈등으로 인해 결국 최악의 결과로 치닫게 되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는 “프로젝트 리더나 경영자가 실패일로를 달리고 있는 프로젝트를 객관적으로 분석, 리뷰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마케팅 및 제품 개발 담당자는 프로젝트 자체는 훌륭한데 엔지니어링 및 IT가 이행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망쳤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편 엔지니어 및 IT 직원들은 벤더나 프로젝트에 가해진 여러 제한들로 인해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믿을 것이다. 저커는 “이렇듯 실패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할 수 있다. 대체로 생산적이지 못한 논쟁으로 흐르곤 한다”라고 말했다.

완강한 편견이나 착각 역시 전도유망했던 프로젝트를 파국의 길로 몰고 갈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실도피 편향이란 분명히 존재하는 부정적 사인들을 애써 못 본 체 하는 것이고, 확증 편향은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점이나 의견에 힘을 실어줄 증거들만 선택적으로 채택하는 편향이다. 그런가 하면 과신뢰 편향도 있는데, 이는 자기 자신의 역량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을 뜻한다”고 저커는 말했다.

매몰비용 역시 기업이 실패한 프로젝트를 쉽사리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이미 상당한 액수의 비용이 투자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최소한 ‘본전’이라도 건져 보고 싶다는 마음에 쉽사리 손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테크놀로지 컨설팅 업체 SPR 컨설팅(SPR Consulting)의 수석 아키텍트인 에릭 페서는 “그러나 지금까지의 프로젝트 경로를 바꾸지 않은 채 현상 유지만 하다가는 결국 더 큰 비용과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계속 여부를 결정할 때 ‘자존심’도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 실패가 뚜렷한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추진한 팀의 이름에 오점이 남는 것이 두려워 프로젝트를 종료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테크놀로지 개발 컨설팅 펌 크리에이티브 카오스(Creative Chaos)의 최고 혁신 및 기술 책임자 우메어 아지즈는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을 위해 상당한 정치력을 발휘하고 설득과 경쟁을 통해 필요한 예산과 집행 권한을 얻어냈을 것이다. 뒤늦게 실패를 인정하기가 실로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그 초기 계획 단계에서부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었거나 간과한 사항들이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드 윌리엄스(는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 실패 컨설턴트이자 ‘문제의 프로젝트 구하기: 프로젝트 실패 관리, 예방 및 회복에 대한 모든 것(Rescue the Problem Project, A Complete Guide to Managing, Preventing, and Recovering from Project Failure)’의 저자다.

그는 프로젝트 기획자들이 중요 이슈들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잦다며 “특히 비슷한 프로젝트를 과거에 해 본 사람의 경우 그는 자신이 프로젝트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사실은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할 팀원들과 과거 프로젝트의 팀원들 구성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스크 높은 프로젝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기업들은 실패하기 쉬운 프로젝트와 실패에 덜 취약한 프로젝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성공 확률 또는 실패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프로젝트 종류에 대해 조사한 실험적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고 저커는 전했다. 그에 따르면 프로젝트 기획자들이 알아야 할 프로젝트의 3가지 기본 분류가 존재한다.

-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소규모 프로젝트가 성공 확률이 ‘훨씬’ 더 높다.

- 경영진 및 이해 관계자들의 적극적 참여가 보장된 프로젝트일수록 그렇지 못한 프로젝트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

- 전통적인 워터폴 프로젝트보다는 애자일한 프로젝트가 더 성공 확률이 높다.

윌리엄은 “프로젝트 규모가 클수록 실패 확률도 올라간다. 1,000만 달러짜리 프로젝트가 10만 달러 규모 프로젝트보다 더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갑작스럽게 다면적인 프로젝트를 떠맡는 것 보다는 점진적인 디플로이먼트가 훨씬 더 안전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뉴욕 ‘시티 오브 화이트 플레인(City of White Plains)’의 CIO이자 페이스 대학의 컴퓨터 과학과 교수인 마이클 코클리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프로젝트가 가장 위험성 높은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그는 “CRM 시스템의 퀄리티는 사실상 시스템에 주입되는 데이터 퀄리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비교 우위를 잃지 않고 싶어하는 판매직원이나 세일즈 매니저들이 관련 정보를 기꺼이 내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클리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이니셔티브를 또 다른 함정 프로젝트로 꼽았다. 대부분의 경우 얼마나 오래된 시스템이건 상관 없이 장시간의 전환 기간을 필요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라고 그는 말했다.

IT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
프로젝트의 전반적 진행 경로와 그 성공 확률은 대체로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바로 그 시점에 결정된다. “목표가 분명하고, 경영진 및 이해 관계자들의 적극적 참여가 보장되는 프로젝트일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 반대로 도착점이 모호하고, 목표가 중구난방인 프로젝트는 그 과정도 지난할 뿐 아니라 실패하기 쉽다”고 저커는 말했다.


그는 2017 PMI Pulse of the Profession 글로벌 매니지먼트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경영진의 참여도가 높은 프로젝트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성공 확률이 43%나 더 높았다. 저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지지가 뒷받침되는 프로젝트는 전체의 60%밖에 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리는 경고 신호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고 사인들을 무시하거나 과소평가 한다는 게 문제이다. “마치 감기의 초기 증상을 그냥 넘기는 것과 유사하다”라고 저커는 비유했다.

프로젝트가 번번히 스케줄을 맞추지 못하고, 예정된 계획에서 빗나가기 시작했다면 틀림 없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봐도 좋다. “이런 경우 깊이 파 보면 요구 사항이 분명하게 규정되지 못하고 있거나 테크놀로지의 결함률이 높은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전통적인 워터폴 프로젝트의 경우 스케줄을 맞추지 못하면 쉽사리 방향을 잃게 된다. “애자일 모델이 이토록 인기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루 단위로 프로젝트 팀에게 문제가 보고되어 신속하게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워터폴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이런 문제들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고 본다”고 코클리는 말했다.

많은 경우 스케줄이 빗나가기 시작하면 해당 프로젝트는 회복이 어려운 실패 일로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페서는 “예정된 스케줄을 맞추지 못하는 프로젝트가 다시금 회복해 성장세로 전환하는 경우를 나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초기에 계획했던 프로젝트 범위를 축소하거나 방향을 전환함으로써 부분적 성공이나마 거두는 것은 가능하다. 이 두 선택지 모두 애자일 방법론에서만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회생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한 5가지 질문들
1. 프로젝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 외부적 변화가 있었는가?
근래의 비즈니스, 시장 및 테크놀로지 개발 추세가 프로젝트의 프레임워크 및 목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프로젝트 계획을 수정해 이러한 변화들을 수용해야 한다.

2. 목표를 좀 더 현실적으로 잡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초기의, 조금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낙관적인 예측들을 조정해 좀더 현실을 반영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3. 현재 프로젝트 팀원들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협력하고 있는가?
팀 내 불화로 인해 프로젝트 진척이 저조해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혹은 문제의 팀원들 중 누군가를 내보내거나 새로운 팀원을 받아들이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적기다.

4. 스케줄을 맞추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인가?
잠시 프로젝트 전체를 되돌아보고 계획을 수정하는 단계를 거치면서 질질 끌던 프로젝트를 다시 제 페이스대로 돌려 놓을 수 있다.

5. 외부로부터 도움 받을 방법은 없는가?
외부인의 시각으로 보면 팀 멤버들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실패한 프로젝트, 언제 어떻게 종결시켜야 하는가
때때로 프로젝트의 성, 패에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외부인의 관점을 통해 프로젝트 구원의 방법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실패한 프로젝트 중에는 그로 인해 부서간 감정이 무척 상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상대적으로 치우치지 않은 누군가라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팀 멤버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문제나 논점들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코클리는 말했다.

그렇지만 결국 어느 시점이 지나면 아무리 기업 차원에서 모든 노력과 자원을 투입해도 더 이상 프로젝트를 살릴 수 없는 때가 온다. 이 때야 비로소 매니지먼트 팀과 프로젝트 팀은 프로젝트를 종결 시키는 것만이 가장 합리적인 결론임을 깨닫고 동의하게 된다.

윌리엄스는 “프로젝트 종결 결정의 주체는 중역 후원자들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개중에는 이 책임을 운영 위원회나 회계 담당자, 심지어 CIO에게 일임하는 경우도 있지만, 윌리엄스는 이들이 그토록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권한이나 책임이 부족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갖춘 사람은 중역급 결정자들 뿐이다”라고 말했다.

저커에 따르면 프로젝트 종결은 말하자면 반창고를 떼내는 것과 비슷하다.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천천히 조금씩 떼어내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고통 받는 시간을 늘릴 뿐이다. 되지도 않는 프로젝트에 매달려 직원들이 시들어 가는 것을 볼 게 아니라 새로운 업무를 주는 게 낫다”라고 그는 말했다.

IT 프로젝트 실패로부터 배우다
고난과 실패가 주는 교훈은 결코 즐겁거나 달콤하다고 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프로젝트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움으로써 미래에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은 한줄기 희망이 될 지도 모른다. 페서는 “실패는 잘못된 방법을 알게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게 해 준다. 따라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클리 또한 “중요한 것은 실패의 경험에서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왜 그 부분에 문제가 생겼는지 분석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방법을 찾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저커는 “소규모로, 단기간에 겪게 되는 실패는 그럭저럭 받아들일 만하다. 반면 그 영향력이 크고 지속적인 실패가 발생한다면 이면의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프로젝트의 현실을 인식하고 공유되는 상황을 방해하는 조직적, 문화적 장애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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